중고교 시절에 미국에 유학 온 학생들의 대학 입학은 자동차 경주에서 늦게 출발한 것과 같다.
ESL 조기 탈출에 목숨 걸어라
한국에서 중학교 3학년 또는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다가 명문대 입학의 꿈을 안고 미국행을 선택한 아이들은 초등학생 시절 이민 왔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보다 당연히 대학 입학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들을 “다른 선수들이 출발점에서 뛰어나간 지 5분 후에 1,000미터 장거리 달리기에 나서는 언더독”이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학생들이 대학 입학으로 가는 길에 놓인 장애물을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영어책 많이 읽고 작문연습 자주
미국 교회 다니는 것도 도움
토론·팀웍 중시 미국식 교육 체득
우수학생 학습법 따라하면 효과
◆ESL 탈출에 전력투구
교육전문가들은 8~9학년이 넘어 미국에 도착한 학생들은 ESL 탈출에 ‘목숨’을 걸도록 조언한다. 얼마나 단기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을 위한 ESL 수업에서 빠져나오느냐에 따라 4년제 대학 진학의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정규 영어를 4년 이상 공부한 학생들에게만 지원 자격을 준다. 9학년 때 도미한 학생이 1년 만에 ESL 수업을 탈출하고 10학년 때부터 정규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4년 규정’을 채우는데 필요한 햇수가 모자라게 된다. 특히 10학년이 돼도 ESL 수업에만 머무르다보면 악순환의 반복에 휩싸이게 된다. 정규 수업을 듣지 못하면 좋은 대학 입학에 필수적인 AP반 수강은 꿈도 꾸지 못한다. 나중에는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메우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영어 졸업시험 준비에도 허덕이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ESL 조기탈출 시기는 읽은 영어책 분량과 비례한다. 독서를 통해 모르는 단어와 특히 네이티브 스피커들의 표현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책 읽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반드시 독후감을 영어로 써야 한다. 스스로의 표현력을 기르는 훈련이다. 작문 후에는 ESL 교사에게 보여주며 조언을 요청하고, 교사가 고쳐준 글은 다시 손으로 받아 적는다.
공립학교 카운슬러들은 4년 영어공부 규정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대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은 ‘현명하지 못한 아이들’이라고 표현한다. 대입에 부족한 정규 영어공부 기간은 커뮤니티 칼리지와 여름 방학 서머스쿨 출석을 통해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 공부 방법 적극 습득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한국식 공부습관이 몸에 배인 학생들의 특징은 학교 수업시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학원과 각종 참고서를 이용한 자습을 중시하는 것이다. 수업시간의 토론과 참여, 특히 팀웍에 중점을 두는 미국식 교육방법과는 거리가 먼 공부만 고집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한 대입상담 전문가는 “해마다 연중행사처럼 한국 언론들이 한국 학생들의 하버드, 예일 등 소위 명문대 입학을 보도하다 보니 최근 도미하는 학생들 중에는 미국 학교 공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평준화처럼 보이는 미국 교육은 학생 실력에 따라 철저히 차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일선교사는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학생이 좋은 참고서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해 “미국에는 한국식 참고서가 없고 교과서와 학교 수업, 교사 지도가 공부의 기초라는 조언을 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 학생에게 우수한 미국 학생들과 한인 2세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을 관찰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미국에서 공부 잘 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부실한 교육환경 피하기
이민 초기 학생들은 한인들끼리만 몰려다니는 경향이 짙다. 영어를 더듬거리다 보니 주눅이 들어 괜히 타인종과의 접촉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들을 시골에서 금방 서울에 올라온 ‘촌놈’같이 깔보는 네이티브 스피커들의 자세 또한 한 몫 한다.
한 일선교사는 “한인 2세들도 잘 놀아주려 하지 않는 초기 이민 학생들에게 백인들과 어울리라고 조언하는 것은 무리”라며 “그러나 영어가 미숙한 같은 부류들만 몰려다는 것은 극복돼야 하는 부실한 교육환경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교육전문가들은 학교에서 네이티브 스피커를 사귀기가 힘들면 ‘미국 교회’에 가라고 조언한다. 신앙이란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집단이다 보니 초기 이민자를 업신여기거나 빈정대는 풍토가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피해야 하는 또 다른 부실 환경은 자녀의 고충에는 아랑곳 않고 “누구집 애는 미국 온 지 3년 만에 하버드 갔다더라”는 식으로 가해지는 부모의 높은 기대다.
한 입시상담가는 “한국에서 금방 온 학부모들은 미국에서는 시험성적만으로 합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ESL 수업에서 겨우 벗어난 자녀에게 AP반에서 A를 받지 못한다고 다그치는 경우를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입시상담가는 “영어 실력이 달려 4년제 입학에 실패할 때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2년을 공부한 뒤 편입하는 방법도 있다”며 “학부모나 학생들은 항상 미국은 제2의 기회를 주는 나라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 GRE >
대학원 입학자격시험
개정계획 전격 취소
대학원 입학자격시험(GRE) 개정 시행 계획이 전격 취소됐다.
지난 2일 GRE 출제기관인 미국교육평가원(ETS)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개정 GRE 시험을 치를 때 응시자에게 원활한 시험환경을 보장하기 어려워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TS 컴퓨터 기반의 CBT 방식이나 CBT와 지필시험을 혼합한 현재 시험방식을 계속 시행할 예정이다.
ETS는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날짜 횟수를 크게 줄이고, 출제 경향도 대폭 수정하는 새로운 GRE 시험을 올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가 대학원 지망생들과 교육계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ETS의 GRE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페인은 “현재의 방식이 학생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데 보다 편리하고 융통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 LSAT >
법대 입학자격시험
독해력 섹션 일부 변경
법대 입학자격시험(LSAT)이 오는 6월부터 수정된다.
LSAT 출제, 관장 기관인 법대입학 카운슬(LSAC)은 최근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 내용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독해력, 추리력 등 법대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LSAT는 4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에 수정된 분야는 독해력 섹션이다.
LSAT 학원인 프린스턴 리뷰 관계자는 시험 내용 수정에 대해 “2005년 이전 시험 유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수험생들의 점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SAT는 GRE보다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변호사협회가 인정한 약 180개교에 이르는 미국 로스쿨들이 요구하는 성적은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컬럼비아, 뉴욕대학(NYU) 등 ‘빅 5’의 경우 180점 만점에 172점 이상이다. UC버클리, USC, UCLA 등 20위권은 165점 정도는 받아야 입학할 수 있다,
고교서 수강 대학 준비과목
대학측“기대수준 못미쳐”
대학입학시험 관장 기관인 ACT는 10일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대학 준비 과목들이 대학 측이 바라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ACT는 “대학 교수들은 신입생들이 대학 수준의 학문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훈련을 고등학교에서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학 교수들이 지적한 과목은 영어, 수학 등 가장 기초적인 학과들이다. ACT는 보고서에서 고등학교들은 교사 자질 향상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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