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하루라도 빠지는 날이 없다. 대영제국의 해군함정을 멋대로 나포한다. 핵 문제로 미국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존재가 상당히 커 보인다. 엠파이어로 비칠 정도다. 회교혁명정권의 이란이다.
그 이란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한 방향 같다. 중동 지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시아파 회교제국을 꿈꾸는 패권세력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게 아니다. 실패한 체제다. 전혀 가망이 없는 체제다. 그들의 지하드란 것도 그렇다. 세계화란 경쟁에서 패배한 체제의 절망적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 회교혁명정권 이란을 바라보는 또 다른 앵글이다.
여자들이 팔려나간다.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인력 송출이라도 하듯 여자들이 팔려나간다.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홍등가 여자의 10~15%는 이란 여자들이다. ‘페르시아에서 온 파티마’ 하면 ‘백러시아에서 온 나타샤’와 함께 창녀의 대명사로 들릴 정도다.
‘여자들이… 그것도 대대적으로 팔려나간다-. 바로 이 사실이 회교혁명정권 체제의 이란이 처한 절망적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교전 상대국의 전의를 파괴함으로써 이긴다. 한 나라의 철저한 패망은 여자들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과거, 그러니까 40년대 나치 점령하의 프랑스가, 또 2차 대전 패망 직후 독일과 일본이 그랬다. 소련 제국이 붕괴된 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지의 많은 여자들이 맞은 운명도 다를 바 없다.
유럽의 창녀 하면 한 때 유대인 여자가 연상됐었다. 스페인, 러시아 등지에서 잇달아 유대인 추방령이 내려지면서 그들은 인신매매 조직의 주 타겟으로 전락했던 것. 그러나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탄생하면서 유대인 창녀는 오늘날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이란인들은 벌써부터 철저히 패망한 나라의 국민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거다. 농촌지역은 극빈에 찌들려 있다. 도시라고 나을 것도 없다. 실업자는 400만이 넘는다. 마약중독자는 500만을 헤아리고.
그 정황에서 날뛰는 게 인신매매 조직이다. 그 조직을 통해 이란 여자들은 테헤란, 두바이 등 중동지역은 물론 유럽의 홍등가로 팔려나가고 있다. 왜 여자들은 몸을 팔고 있나. 가난 때문에. 부분적 설명일 뿐이다. 그보다는 깊은 절망감에서라는 것이다.
날로 떨어지고 있는 이란의 출산율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가난하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아니다. 빈곤국가의 출산율이 높은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
전통사회의 붕괴는 곧잘 출산율 감소를 가져온다. 이 면에서 인구감소를 불러오는 문화는 실패한 문화다. 그 사회를 서서히 자살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경우 문화적 절망감에서, 전통에 대한 거부감에서 많은 여자들이 어머니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극단의 병리적 현상이 매춘의 만연으로, 이란 사회는 심령적으로 자살충동에 사로잡혀 있는 사회라는 진단이다.
여기서 하나의 등식이 발견되는 것 같다. 인신매매 조직 창궐은 매춘 만연과 동의어다. 이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병행하면서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쇠망으로 이어진다는 등식 말이다.
여자들이 팔려나간다. 그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조차 안 된다.‘탈북자’란 레테르가 붙어서다. 만주지역을 헤매는 탈북자의 70%가 여성이다. 이 여성 중 70~80%가 인신매매를 당한다.
기근이, 체제가 내포한 폭정이 이들을 몰아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인신매매조직에, 상상을 절하는 엄청난 폭력이다. 북한 여자들은 그 폭력의 희생자가 돼 마치 가축 같이 팔리고 있다. 그 것도 수 만 명이, 중국의 오지로, 또 도시의 홍등가로.
정황은 다르지만 팔려가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한국 여자들이. 얼마나 많이 팔려가나. 진상파악이 어렵다. 그러나 한 통계는 어느 정도의 짐작을 가능케 한다.
미국은 다민족으로 형성된 사회다. 미국의 환락가 여자들도 수 십 개 언어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그 수많은 국적의 여자들 중 일부가 성노예 굴레에서 탈출해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중 최다는 전체의 23% 이상을 차지한 한국 여성이라는 것이다.
뒤집으면 이런 얘기가 될 것 같다. 미국의 홍등가에 팔려온 전 세계 여자들 중 최대 그룹의 하나는 아마도 한국계가 아닐까 하는….
여자들이 팔려가고 있다. 수많은 남과 북의 여자들이. 이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sechok@koreatimes.com
옥 세 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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