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정성-맛 삼위일체 ‘세련된 삼겹살’
한인타운 여러 식당들의 노력으로 코리안 바비큐가 주류 사회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그 덕택에 한식이 맵고 냄새나는 음식이라는 오해를 벗고, 외국인에게도 더욱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stylish samgyeopsal jip-Honey Pig’로 LA타임스에 소개됐던 솥뚜껑 삼겹살 전문점 ‘꿀돼지’. 코리안 바비큐가 유명해도, 삼겹살을 영문 표기로 소개하고 김치와 콩나물을 함께 구워먹으며 밥을 볶아주는 순서까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맛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었다. 우리만의 서민 음식에 그칠 뻔한 삼겹살을 이 식당이 세련된 인테리어와 좋은 재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 같아 기뻤다.
김치·콩나물과 구우면 환상의 궁합
서비스 메뉴인 빈대떡·낙지도 일품
깔끔한 실내·질좋은 재료 주류도 인정
“양심껏 하면 손님들이 먼저 알아줘요”
올 8월이면 개업 3년째를 맞이하는 꿀돼지는 삼겹살 전문점이다.
<삽겹살을 구울 때 고기와 김치, 콩나물을 제 자리에 두어야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삼겹살과 똑 떨어지는 궁합을 이루는 잘 익은 김치, 구워도 아삭함을 잃지 않는 무공해 콩나물 무침, 깔끔한 파무침, 시원한 물김치, 떡보쌈…. 직접 맷돌에 갈아만든 빈대떡과 최상급 낙지가 서브된다. 맛깔 난 볶음밥이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꿀돼지에서는 한식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밑반찬을 구경할 수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소 과감한 선택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삼겹살 전문점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고 고기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김진영 사장의 자존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요일 저녁 한가하리라 생각하고 찾아갔던 꿀돼지는 홀과 패티오까지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일요일 저녁인데도 손님이 많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진영 사장은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께 감사하다”며 웃는다.
경력 10년을 넘긴 이 젊은 요식업 경영인이 사업 성공의 비법이라고 망설임 없이 터놓는다. 눈이 번쩍 뜨이며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나 무언가를 기대했던 마음은 ‘정성, 성실, 양심’이라는 말에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입구에 붙어있는 ‘A’가 눈에 들어온다. 한번도 ‘A’를 못 받은 적이 없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청결과 위생법을 준수하는 ‘all A’의 비법은 주방 인원의 숫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주방에 직원 2명을 두는 곳과 4∼5명을 두는 곳이 어찌 같을 수 있겠냐는 말이다. 당장 눈에 띄지 않을지는 몰라도 식당 심장부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찾아오는 고객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담그는 김치, 매일 하루 4∼5시간을 들여 손질하고 씻어내는 콩나물과 야채, 질 좋은 재료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세심한 관리가 ‘정성’ 항목이다.
매일 구입하는 신선한 재료, 식당 구석구석의 청결, 함께 꿀돼지를 만들어 가는 직원을 가족으로 대하는 주인의 마음은 ‘성실’ 항목이다.
‘양심’ 항목에는 김 사장 본인의 자존심을 걸었다. 가업으로 물려줄 수 있을 정도의 신용을 유지하는 것, 독창적인 메뉴를 개발해 선의의 경쟁만을 하는 것,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식당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였을 때만 되받을 수 있는 고객 만족과 함께 본인이 터득한 요식업의 법칙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최소 투자로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지만, 요식업에서는 이 법칙이 예외라고 한다. 투자는 필수, 그 이후에 이익이 순리대로 쫓아오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것이 요식 경영인의 바른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당장은 무게당 10∼20센트 차이 나는 재료의 품질을 누가 알겠나 싶지만, 소리 소문 없이도 냉철한 고객은 다 알아보게 마련이다.
<꿀돼지의 깔끔한 인테리어>
누구나 다 아는 비법 아닌 성공 비법.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식당은 안 되려야 안 될 수가 없다는 호언장담에 ‘나도 한번?’하는 마음이 들지만, 우리는 잘 안다, 모든 일에 기본과 양심을 지켜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자 이제 열이 오른 커다란 솥뚜껑의 아래쪽으로 김치와 콩나물무침이 둘러지고 윗부분에 두꺼운 흑돼지 삼겹살이 자리를 잡는다. 각자 제자리에서 익혀져야만 최상의 맛이 난다고. 그래야 막 구워진 고기를 김치, 콩나물과 함께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잘 솔질한 솥뚜껑은 고기가 익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여러 명이 동시에 배불리 먹기에 넉넉한 사이즈다. 우리의 애환이 담긴 숨쉬는 무쇠로 만든 솥뚜껑이 주는 편안함과 넉넉함이 한국적 모던한 인테리어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흑돼지와 함께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게 똥돼지 삼겹살이다. 알맞게 숙성된 생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뛰어난 똥돼지는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삼겹살이다.
모든 고기 메뉴에 함께 나오는 빈대떡과 낙지도 그저 서비스 메뉴라고 하기엔 섭섭할 정도로 정성이 담겼다. 빈대떡은 주방에서 직접 맷돌로 갈아 만들었고, 낙지 역시 최상급으로만 준비해 선보인다.
볶은 고추장 양념에 미나리, 상추, 깻잎, 김을 넣어 솥뚜껑 위에서 맛깔 나게 잘 볶아진 볶음밥은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시원하고 깔끔한 꿀돼지 국수 역시 입가심용 식사로 인기가 좋다.
간장, 고추장 양념의 돼지갈비는 외국인 손님들에게도 인기. 질 좋은 생등심, 꽃살, 차돌박이 등의 고기 메뉴와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순두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화장실에는 가글도 준비돼 있어 손님을 배려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부모님을 모셔오고 싶은 곳,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오고 싶은 식당이 되기를 바란다는 김 사장. 독창성과 자존심을 지켜가려 노력하는 꿀돼지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가격 : 흑돼지 삼겹살(16.99달러), 똥돼지 삼겹살(18.99달러), 생등심(24.99달러), 꽃살(22.99달러), 돼지갈비(17.99달러), 돼지 껍데기(11.99달러), 꿀돼지 국수(8.99달러)
▲영업시간 : 주 7일 오전 11시~오전 1시
▲주소와 전화번호 : 3400 W. 8th St., LA(213-380-0256), 7212 Orangethorpe Ave. #1, Buena Park(714-739-4504)
<글·사진-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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