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나이프 바깥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
결혼식이나 회사 연회에 초청 받아 미국 레스토랑에 갔을 때. 혹은 귀빈을 모시고 서양 레스토랑을 찾았을 때. 테이블 위에 어지럽게 놓여 있는 포크와 나이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저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은 당황하지 말자. 단지 테이블 매너가 몸에 자연스럽게 배지 않았기 때문이니까. 테이블 매너는 역사상 형식을 중시하고 도덕성을 까다롭게 논하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때 완성됐다고 한다. 착석에서부터 나이프와 포크의 사용, 전채 요리, 핑거 보울, 냅킨 사용, 수프와 샐러드, 메인 요리, 디저트 등 각 요리에 따라 까다로운 매너가 따른다. 그러나 모든 테이블 매너의 기본 목적은 형식 자체보다는 요리를 맛있게 먹게 하기 위함이다.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 몇 가지를 익히고, 그 다음은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당당하게 요리를 즐기자.
식당 입구에서 웨이터 안내받아 자리 앉고
상석에 주빈 앉히고 호스트는 복도쪽으로
일행 모두 자리에 앉은 다음 냅킨 펼쳐야
▲착석: 식당에 들어갔을 때 리셉션니스트의 안내도 받기 전 개선장군처럼 혼자 들어가 멋대로 자리에 앉으면 곤란하다. 웨이터나 웨이트리스가 자리를 안내할 때까지 기다린다. 안내 받은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같이 간 일행 중에서도 서열에 따라 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 창가 쪽 자리에서는 전망이 좋은 곳, 무대나 플로어가 있는 곳이라면 무대가 잘 보이는 자리가 상석이다. 상석에는 주빈을 앉게 하고, 호스트는 상석의 맞은편이나 복도 쪽에 앉는다.
자리에 앉을 때는 여성이 먼저 앉고 남성이 앉는다. 남성은 여성이 자리에 앉을 때 의자를 꺼내주거나 도와주는 것이 좋다.
▲냅킨 사용: 자리에 앉자마자 냅킨부터 펼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 한 후 무릎 위에 펼친다.
냅킨은 음식이 떨어질 때 옷에 묻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식사 중간 입을 닦거나 손을 닦을 때 사용한다.
여성의 경우 냅킨에 립스틱이 묻지 않도록 주의한다. 식사를 마친 경우 냅킨을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나이프와 포크: 나이프와 포크는 대개 2~3개씩 놓여져 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순서대로 바깥 것부터 사용한다. 보통 메인 요리 용으로 제일 큰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한다. 그 이상의 음식을 시킬 경우 포크나 나이프가 음식에 딸려 나온다.
오른손에 나이프를, 왼손에 포크를 쥐고 음식을 먹는다. 왼손으로 포크질을 하기 힘들 때는 오른손에 쥔 나이프를 잠시 접시 위에 올리고 오른손으로 포크를 사용해도 괜찮다.
식사 중 포크와 나이프는 접시 끝에 걸쳐놓거나 접시 위에 교차해 놓는다. 식사가 끝났을 때는 접시 위에 가지런히 모아 놓는다.
식사 도중 나이프나 포크를 떨어뜨린 경우 본인이 줍지 않고 웨이터에게 새 것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식전 주: 식욕을 촉진시키기 위해 마시는 식전 주는 찬 것이 많다. 손의 체온이 술의 온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글래스 목 부분을 잡는다.
식전 주는 식사 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두 잔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다. 칵테일을 마실 경우 장식용 레몬이나 체리 등은 손으로 집어먹어도 무방하다.
▲수프와 애피타이저: 미국식은 자기 앞쪽에서 바깥쪽으로, 유럽식은 반대로 자기 앞쪽에서 바깥쪽으로 떠먹는다. 수프를 먹을 때 소리를 내지 말고, 한 번 뜬 수프를 여러 번 나눠 먹지 않는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수프 컵의 경우는 손으로 들고 마셔도 된다.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경우는 두 손으로 잡고 먹는다.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샐러리나 카나페 등은 손으로 먹어도 무방하다. 생굴은 껍데기째 접시에 가져간 후 딸려 나온 굴 용 포크를 사용해 먹는다.
<원형 테이블 세팅에서 어느 것이 내 잔이며 빵 접시인지 헷갈릴 경우 ‘좌빵 우물’을 기억하면 편리하다>
<포크와 나이프는 바깥 것에서부터 순서대로 사용한다>
‘좌빵 우물’을 아시나요?
왼쪽 빵 오른쪽 물이 내 것
<귀빈을 모시거나 사업상 식사를 할 때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를 익히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좌빵 우물: 원형 테이블의 경우 어느 것이 내 잔, 내 접시인지 헷갈릴 수 있다. 이 때 ‘좌빵 우물’을 기억하면 편리하다. 빵은 왼쪽에 있는 것이 내 것이며, 물이나 음료는 오른쪽에 있는 것이 내 것이다.
이 때 한 사람이 잘못해 옆 사람 것을 먹거나 마시면, 도미노처럼 모든 사람에게 피해가 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빵은 취향에 맞게 가져다가 빵 접시에 놓고 손으로 먹을 만큼 잘라먹는다. 요리와 함께 먹기 시작해 디저트를 먹기 전에 끝내는 것이 원칙이다. 버터가 있는 경우 버터나이프를 사용해 빵에 발라먹는다.
▲핑거 보울(Finger Bowl): 과일이나 굴, 랍스터 등 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을 때 손을 닦는 핑거 보울이 나온다.
이 때 마시는 물인 줄 알고 쭉 들이켰다가는 그야말로 망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핑거 보울은 손가락 끝만을 닦는데 한 손씩 교대로 씻은 뒤 냅킨에 물기를 닦는다.
▲디저트: 서양요리에서 디저트는 마지막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코스다. 쿠키, 빵 등 마른 과자는 아침이나 오후에 차를 마실 때 곁들여 먹는다. 그래서 저녁식사 디저트로는 적당하지 않다.
수분이 많은 과일은 스푼으로 떠먹어도 무방하다. 사과나 감 등 수분이 적은 것은 나이프나 포크로, 포도 같은 작은 것은 손으로 먹는다. 씨가 있는 경우 입 속에서 발라내어 스푼에 뱉어 접시 위에 놓는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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