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불었던 ‘운동으로 몸짱되기’ 열풍은 한인사회에서도 어김없는 웰빙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운동하는 것은 단순히 ‘몸짱’의 효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달리기, 걷기 등 운동은 근육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뇌세포 생성을 도와 기억력, 집중력을 증진시켜 주며 심지어 암이나 치매,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뉴스위크 최근호(3월26일자)는 ‘운동과 뇌’란 커버스토리를 통해 운동은 체중감소 및 몸을 다져주는 신체적인 효과뿐 아니라 머리를 좋게 해주고 유방암과 치매와 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최신 연구들을 소개했다.
<운동을 하면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사진 뉴스위크 발췌>>
최근 획기적 연구결과 주목
걷기 에어로빅 꾸준히 하면
기억력 사고력 등 향상효과
어린이 두뇌활동에도 영향
“학교 체육 늘려라” 움직임
“운동하면 똑똑해져요”
‘멍청한 운동선수’(dumb jock)란 말이 있을 정도로 운동과 ‘머리가 좋은 것’은 별개의 관계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리노이 대학 찰스 힐먼 교수 연구팀은 269명의 3, 5학년 어린이들의 BMI(체질량지수)을 측정하고 PE(체육) 클래스를 통해 뛰기,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등을 시킨 후 수학과 읽기 능력을 전국 표준 테스트로 측정해 본 결과, 몸짱인 어린이들은 머리도 좋았던 결과가 나왔다. 힐먼 교수는 스포츠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도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90년대 중반까지도 뇌세포는 죽은 후에는 다시 생성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뇌는 죽은 세포를 대신하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을 학계에서는 정설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겨난다는 이전의 학설을 뒤집는 ‘신경세포 창조’(neurogenesis) 학설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운동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다른 인지장애 등도 저지할 수 있다는 희소식이다.
최근 컬럼비아대 메디칼 센터 스캇 스몰 신경학 교수와 솔크 연구소의 신경생물학자 프레드 게이지 박사의 공동연구팀은 3개월간 에어로빅을 한 성인의 뇌에서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는 획기적인 연구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심혈관계 운동은 신경세포를 만들어내고 자라게 한다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뇌의 영양물질이 되는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두뇌-파생 신경 영양물질)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심혈관계 운동인 에어로빅 운동은 심장의 펌프 운동을 활발하게 해 뇌와 신체에까지 피가 잘 돌게 돕는다. 피가 충분히 도는 것은 충분한 산소공급을 의미하고 또한 뇌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운동을 하면 화학물질을 신체에 전달하는데, 이때 IGF-1이라 불리는 단백질도 나와 혈액순환 시 온 몸을 돌게 된다. IGF-1은 우리 몸의 신경전달 물질 공장의 공장장 역할을 하는데, BDNF 등 여러 화학물질을 생성시키라고 명령한다. 이 BDNF는 지적 능력을 높이는 연료가 되는 것. 규칙적인 운동은 BDNF의 레벨을 높이고 뇌 신경세포는 가지치기를 하면서 많이 생긴다. BDNF가 많아질수록 지적 능력도 좋아지고 지식 수용력도 향상된다.
UCLA의 페르난도 고메즈-피니야 신경과학 교수는 “BDNF 레벨이 낮으면 새로운 지식 수용을 멈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메즈-피니야 교수는 쥐 실험 결과 바퀴돌기를 많이 한 쥐는 BDNF 레벨이 증가하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운동이 머리를 좋게 한다는 효과는 치매 예방을 위한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도 운동 후 학습효과, 기억력 등이 더 좋아진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사진 뉴스위크 발췌>>
나이가 들면 사람의 신경세포는 소멸되기 시작한다. 특히 스몰과 게이지 연구팀은 운동으로 인해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히포캠퍼스’(hippocampus)란 곳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히포캠퍼스는 나이가 들면 첫 번째로 잃게 되는 능력 중 하나인 얼굴과 이름을 구분하는 능력을 관장하는 곳으로 이곳 뇌세포가 특히 BDNF의 영향을 받고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젊은 상태로 회복된다는 것.
또한 일리노이대학 심리학자 아서 크레이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뇌 촬영기술을 통해 살펴본 결과, 운동은 전두엽의 크기를 늘리는 원인이 된다. 전두엽은 행동을 지시하는 능력, 기억력, 사고력 등을 관장하는 곳이다. 이전에 발표된 60대와 70대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수십 건의 연구에 따르면 활발하게 걷기와 에어로빅 운동을 하면 대답도 정확하게 빨리 잘하고 심리학 문제도 잘 푸는 등 뇌 실행능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얻어지기도 했다.
스몰 박사는 “새로운 뇌세포가 생기면 새로운 모세혈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한 활동적인 성인은 뇌에 염증도 적다. UCSF의 크리스틴 야피 신경과학 교수는 “인지능력에 장애가 생기는 뇌졸중 발병도 적은 편”이라 설명했다.
하버드의대 정신과 존 라티 박사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 물질이 운동 후 증가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하면 집중력, 진정효과, 추진력 등 효과가 있으며 항우울제인 프로작과 리탈린를 복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이런 운동효과는 거의 즉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먼 교수는 “30분 운동 후 48시간 안에 두뇌가 좀 더 샤프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운동효과는 영구적이지는 않다. 체중 줄이기처럼 기억력 등 뇌의 기능을 높이고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역시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하는 사람 치매 덜 걸려”
우울증 완화하고 유방암 발병위험 줄이기도
#어린이 역시 성인 못지않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젊던, 늙던 간에 운동은 뇌의 활동을 증강시킨다. 이미 ADHD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운동요법을 치료에 사용하거나 약물치료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20세까지는 전두엽이 다 발달하지 않는데, 힐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3, 5학년 어린이들의 경우 뇌 실행기능만 좋게 할뿐 아니라 논리력, 읽기와 다른 뇌의 기능까지도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의 경우는 뇌세포가 자라고 특히 전두엽이 발달에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축구를 한 후 뇌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그 효과가 지속됐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주에서는 체육 클래스를 늘리거나 고정하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 최근 켄터키 주의 케티 스틴 상원의원은 8학년까지 PE 클래스를 30분씩 매일 하도록 만드는 법안을 상정해 지난달 상원을 통과했다.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학교에서는 언어능력이 더딘 아이는 읽기 클래스 전 PE 클래스를 먼저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속설에 대해 힐먼 교수는 “스포츠를 잘하면 스포츠에만 의존해 대학에 가게 되고 운동만 하면서 공부 등 정신적인 활동에는 시간을 적게 보내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 전통 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노인들>
#알츠하이머병에는 효과가 있나
고메즈-피니야 교수는 “미국인의 게으른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높은 것”이라 지적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일주일에 다만 몇 분씩이라도 운동하는 사람은 앉아 있기만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적게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첫번째 타겟은 바로 히포캠퍼스이기 때문. 하지만 학계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사람에게 병증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발병하면 이미 늦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UCI 칼 캇먼 신경과학 교수의 쥐 실험 결과, 사람의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플라그를 쥐에게 주입시켰는데, 쳇바퀴 돌기를 시킨 쥐에게서는 메모리 테스트 결과도 좋았고, 플라그 레벨도 낮게 나타났다.
#운동과 우울증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운동은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스트레스와 노화의 해독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칙적인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하고 불안을 감소시키며 잠도 잘 자게하고, 스트레스도 완화시켜 주며 자신감도 회복시켜 준다.
운동 강도가 높아지고 지속되면 베타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져 고통은 줄고 행복감이 커지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라토너들이 30분 이상 달렸을 때 느낀다는 ‘몸이 붕 뜨는 기분’(runners’ high)도 비슷한 얘기다.
#유방암과 운동
최근 ‘내과학회지’(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장기적인 운동은 에스트로겐-음성 침습성 유방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는 여성에게서 20%나 유방암 위험이 적게 나타나기도 했다. 한 연구에서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운동하면 생존기간을 극적으로 늘리고,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암 발병률도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실생활을 운동처럼 해봐!
▲단 10분이라도 일상의 활동을 운동처럼 만든다. 직장인은 제일 먼 곳에 차를 주차하고 단 10분이라도 빨리 걷는다. 엘리베이터 대신 층계를 이용한다. 우편물 박스까지 2분간이라도 걷는다. TV 광고가 나오는 동안 집안에서 걷거나 층계 오르기를 해도 좋다.
▲피트니스 클럽이나, 달리기 등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고 생활의 습관처럼 유지한다.
▲CDC 등 건강단체는 매일 30분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30분 운동은 약 210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하루 300칼로리를 운동이나 활동량으로 소모한 경우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하고, 피트니스 클럽에 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가드닝이나 청소, 또는 볼룸 댄싱, 하이킹, 자전거 타기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약 165파운드인 경우 30분간 자녀들과 놀아주면 약 187파운드를 소모할 수 있다. 30분 이상 놀아주면 300칼로리 이상을 소모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걷기는 천천히 걸으면 1분당 5칼로리, 활기차게 걸으면 1분당 약 7칼로리, 조깅하면 1분당 9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운동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배큠하기, 창문 닦기, 아이와 놀아주기 등은 칼로리 소모에 도움이 된다 <사진 뉴스위크 발췌>>
<알츠하이머병에는 효과가 있나>
고메즈-피니야 교수는 “미국인의 게으른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높은 것”이라 지적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일주일에 다만 몇 분씩이라도 운동하는 사람은 앉아 있기만 하는 사람들보다 더 적게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첫번째 타겟은 바로 히포캠퍼스이기 때문. 하지만 학계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사람에게 병증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발병하면 이미 늦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UCI 칼 캇먼 신경과학 교수의 쥐 실험 결과, 사람의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플라그를 쥐에게 주입시켰는데, 쳇바퀴 돌기를 시킨 쥐에게서는 메모리 테스트 결과도 좋았고, 플라그 레벨도 낮게 나타났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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