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 축구 캠프에 초청받은 켈리 김양이 방과 후 진행되는 축구 연습중 열심히 기량을 쌓고 있다. 미 전국에서 선수 사냥을 하는 각 대학 코치들은 될 성 싶은 재목들만 캠프에 초청한다. <전효성 목사 제공>
입학경쟁력 1순위 ‘체육 특기생’
한인 학생들에게 명문대 입학의 문이 해가 갈수록 좁아진다. 특히 학부모들이 동경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한인 학생이 입학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푸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대학마다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을 낮춰 다른 소수계 인종에게 더 많은 입학 기회를 주려는 추세가 원인이다. 이런 상황은 모든 분야 교육경쟁력에서 흑인, 라틴계 등 타 소수계보다 월등히 높은 한인 학생들이 입학경쟁력에서만은 이들을 뒤따라가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찾아볼 만한 돌파구는 무엇일까. 교육전문가들은 ‘체육특기생’이 입학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대학마다 학교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백전불패’ 학교 운동팀을 구성하려고 우수한 체육특기생 모집에 혈안이 돼있기 때문이다.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기도 한 체육특기생 제도를 성공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달려라, 저어라, 찔러라, 뺏어라
대학마다 우수선수 모시기 혈안
실력따라 학비전액 면제 해택도
성적도 중시 운동만 잘해선 안돼
졸업후 운동계속 - 취업 진로폭 넓어
■학교 대표팀 중요성
국가대표팀의 승리는 나라가 힘들 때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주지,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단군의 후손들은 승승장구하는 한국 축구팀을 통해 희망을 경험했고 ‘대~한밍구’를 함께 외치는 타인종들을 보면서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다.
대학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학교 대표팀은 학교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한다. 특히 사립대학교 대표팀의 실력은 학교 운영에 큰 몫을 차지하는 동문회 지원금 규모와 비례한다. USC의 스티브 샘플 총장은 일전에 “학교 풋볼팀의 성적이 좋을 때는 동문회에서 돈을 싸들고 오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단 한 푼도 쉽게 내놓으려하지 않는다”며 학교팀이 차지하는 비중을 밝혔다.
스포츠팀 성적이 학교 사기 및 재정과 직결되다보니 대학들은 백전불패의 대표팀 만드는데 열성이다. 늘 승전고를 울리는 대표팀 구성에는 우수한 학생이 필수인 만큼 대학들은 이들 유치를 위해 사용하는 무기는 ‘체육장학금’이다. 장학금 규모는 학생 실력에 달렸다. 4년 학비는 물론 재학 기간의 책값까지 지급하는 전액 보조에서 학비의 50%, 75% 등 차별을 두는 부분 장학금까지 다양하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에 따르면 해마다 23개 종목 체육특기생들에게 지급되는 체육장학금의 규모는 10억달러 선이다.
지난 2006년 현재 1,000여개 대학의 체육특기생 35만여명이 1~3부 리그로 구분된 각종 미국 대학체육대회에서 학교 대표선수로 뛰고 있다.
체육특기생을 모집하는 미국 대학 리스트는(http: //web1.ncaa.org/onlineDir/exec/divisionListing?sortOrder=3&division=All)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체육특기생 현황
‘오전 수업, 오후 연습’ ‘제 이름 석 자도 한자로 못 쓰는 무식’ 등 한국에서 보고 들은 체육특기생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힌 한인 학부모들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미국 대학 체육특기생은 ‘운동선수’이기 전 ‘학생’이 먼저다. 내신 성적 및 SAT 점수가 지원하는 학교 평균치에서 어느 정도 근접해야 입학이 허가된다. 입학 뒤에도 학교 측이 요구하는 성적을 지속 유지해야 장학금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다. 공부, 운동을 함께 하는 학생은 졸업 후 실력에 따라 프로 진출 또는 일반 직장 취업 등 넓은 선택의 폭을 경험한다.
대학선수는 운동선수 이전에 학생이어야 한다는 정서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체육특기생 선발과정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은 비 아이비리그 대학같이 체육특기생을 별도로 모집하지 않는다. 대신 입학 전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식을 사용한다. 공부만 1등 해온 학생과 고교시절 선수로서 활약하면서도 수석은 못했지만 최상위 성적을 유지한 학생이 동시 지원할 때 후자가 입학허가를 받을 확률이 훨씬 높다.
■경기종목
체육특기생 선출 종목은 총 23개다. NCAA가 지정한 이들 종목에는 풋볼, 농구 같은 인기 종목은 물론 볼링, 로잉, 축구 같은 비인기 종목도 포함돼 있다. 양궁, 승마, 배드민턴 등 7개 종목이 ‘신흥 여자종목’으로 인정돼 여학생들의 경우 남자보다 경기 종목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은 실정이다. <표 참조>
인기 종목보다 비인기 종목 선택이 권유된다. 특히 한인 학생의 경우 풋볼, 야구 같은 종목보다 축구, 크로스컨트리 등 비인기 종목이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 때문에 체육특기생으로 선택될 기회가 높기 때문이다.
두 아들 및 조카딸들을 코치해 명문대에 모두 입학시킨 사무엘 전(57) 어바인 ‘NIC 사커클럽’코치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체육특기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크고 덩치도 좋고 순발력과 민첩성까지 뛰어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경우는 체계적인 훈련을 끈기 있게 오래 실시할 때 실력 향상과 체육특기생 선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 코치는 “체육특기생 발굴을 위해 미 전국을 돌아다니는 대학 코치들은 타고난 소질만큼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 성실성과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체육장학생은 만들어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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