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신(神)이 우승자를 점지한다는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올해 낙점을 받은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년차 ‘신예’ 잭 존슨(미국)이었다.
존슨은 9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천44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뿜어내 4라운드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정상에 올랐다.
존슨은 이븐파 72타를 친 타이거 우즈(미국)와 나란히 3타를 줄인 레티프 구센, 로리 사바티니(이상 남아공) 등을 2타차로 제쳤다.
2003년 2부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2004년 PGA 투어에 합류한 존슨은 루키 시즌에 벨사우스클래식을 제패하는 등 기대를 모았던 선수.
라이더컵 미국대표로 출전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녔지만 2년째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고 이 대회 직전까지 세계랭킹은 56위에 PGA투어 상금랭킹 69위에 지나지 않아 마스터스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2005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컷오프된데 이어 지난해 공동 32위에 머물렀던 존슨은 통산 네차례나 우승한 ‘골프황제’ 우즈와 두 차례 US오픈 정상에 올랐던 구센 등 쟁쟁한 강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난생 첫 메이저대회 제패의 감격을 누렸다.
289타는 1954년과 1956년 나왔던 대회 최다타 우승 기록과 타이이며 사상 세번째 오버파 우승.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존슨은 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존슨의 퍼팅에 불이 붙었다. 3번홀(파4) 버디에 이어 5번홀(파4) 보기로 주춤하는 듯 하던 존슨은 8번(파5), 13번(파5), 14번(파4), 그리고 16번홀(파3)에서 버디 기회만 오면 놓치지 않았다.
17번홀(파4)에서 2m 파퍼트가 빗나가며 잠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 1타차로 쫓기는가 했던 존슨은 18번홀(파4)에서도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위기를 맞았지만 환상적인 칩샷으로 파를 지켜냈다.
2타차 선두로 경기를 끝낸 존슨은 그린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 킴 존슨과 지난 1월에 얻은 아들과 깊은 포옹을 나눴다.
존슨은 그러나 30여분이 지나서야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존슨이 18번홀을 마쳤을 때 우즈가 2타차 2위로 17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었기 때문.
그래도 존슨의 우승에는 경쟁자들의 자멸이 한몫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우즈는 13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이글을 잡아내며 존슨에 2타차로 다가 섰지만 15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트려 주저 앉고 말았다.
존슨에 2타 뒤진 채 맞은 16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가 아깝게 홀을 외면하면서 우즈는 사실상 역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17번홀(파4)에서 버디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우즈가 18번홀(파4)에서 홀 옆 3m 거리에 두번째 샷을 올리는 순간 존슨의 우승이 확정됐다.
그동안 12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수집했으나 한 번도 역전 우승이 없었던 우즈는 이번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8번홀까지 버디 4개를 쓸어 담으며 한때 선두를 달렸던 구센은 12번홀(파3) 보기 이후 버디없이 파행진만 벌인 끝에 우즈와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사바티니 역시 8번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잡아내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이후 1타를 잃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더블보기 2개에 발목을 잡혀 3오버파 75타를 쳐 공동 7위(5오버파 293타)로 추락했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내심 바랐던 ‘톱 10’ 진입에 실패했다.
버디 1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 등을 묶어 4오버파 76타를 친 최경주는 합계 12오버파 300타로 공동27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공동 30위(13오버파 301타)를 차지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7개의 보기가 나왔지만 버디를 무려 5개나 뽑아낸 양용은은 2오버파 74타라는 준수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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