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007 시즌 프리뷰 다저스와 에인절스<3·끝>
막강 마운드“월드시리즈서 만나자”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메이저리그 시즌 프리뷰 특집호에서 올 시즌 월드시리즈 매치업을 ‘LA vs. LA’로 전망했다. LA 에인절스가 LA 다저스를 꺾고 팀 역사상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다는 것. 모든 전망이 그렇듯 SI가 매년 내놓는 전망도 역시 틀릴 때가 훨씬 많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어쨌든 두 팀이 월드시리즈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가주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사상 최초의 ‘프리웨이 월드시리즈’가 성사될지 모른다는 한 가닥 설렘을 안고 시즌을 맞는 것은 결코 기분 나쁜 일이 아니다.
슈미트·데릭 로우 투톱에
울프·탐코 등 두터운 선발
공격선 스피드 더 빨라져
<제이슨 슈미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이적해 와 데릭 로우와 함께 탑2 에이스 팀을 구축함에 따라 다저스는 지난 18년간 이어온 플레이오프 시리즈 무승행진을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다저스는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갔으나 1회전에서 뉴욕 메츠에 3연패 싹쓸이로 물러서 지난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이후 포스트시즌 시리즈 무승행진이 18년째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팀은 그 어느 해보다도 이 징크스를 마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몇 년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파워피처 에이스(제이슨 슈미트)를 보유해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데릭 로우와 함께 믿을만한 투톱을 구축한 것. 이들 둘이 제 몫을 해낸다면 다저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과도 대등한 위치에서 겨뤄볼 수 있게 되고 ‘에이스’없는 팀의 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전통적으로 탄탄한 피칭과 디펜스가 강점으로 하고 공격은 파워히팅보다는 팀 배팅과 스피드에 의존하는 다저스의 스타일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전체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제외하면 가장 적은 홈런을 쳐냈을 만큼 파워면에서 보잘 것 없었지만 타율(1위), 포볼(리그 3위), 도루(2위), 그리고 주자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타율(1위) 등 빼어난 팀 타격에 힘입어 와일드카드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팀의 홈런과 타점 1위였던 J. D. 드루가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반면 준족의 스피드스타 후안 피에어가 합류한 사실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스피드와 팀 배팅, 선구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낳게 한다.
다저스의 강점은 피칭스탭이다. 로우, 제이슨 슈미트, 랜디 울프, 브래드 페니, 브렛 탐코로 짜여지는 로테이션은 투톱 에이스(로우, 슈미트), 베테랑(울프, 탐코), 강속구투수(페니)로 잘 어우러져 있고 떠오르는 영건 채드 빌링슬리와 궈홍치 등 언제라도 투입 가능한 예비자원도 탄탄하다.
물론 울프가 과연 완전히 전성기때 모습을 되찾을 지 여부와 페니가 지난해 전반기의 에이스급 모습(10승2패, 방어율 2.91)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겠지만 그럼에도 불구, 내셔널리그의 강력한 라이벌들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나 뉴욕 메츠에 비해선 선발진이 두텁고 안정된 것이 분명하다. 또 안드레 이티어, 윌스 베테미, 러셀 마틴 등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던 젊은 선수들이 계속 발전하고 제임스 로니, 앤디 라로시, 맷 켐프 등 파워배트를 휘두르는 젊은 선수들도 치고 올라올 경우 훨씬 더 익사이팅한 시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콜론·제로드 위버 부상불구
선발-구원-불펜진 탄탄
불안한 수비 극복이 관건
<에인절스 센터필더 게리 매튜스 주니어가 다이빙 캐치로 볼을 잡아내고 있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허술했던 디펜스가 향상된다면 탄탄한 피칭 덕에 월드시리즈 복귀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
강호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양키스와 레드삭스, 타이거스 등을 제쳐두고 에인절스를 페넌트 우승후보로 꼽는 이유는 메이저리그 최고로 평가되는 피칭스탭 덕분이다. 비록 에이스 바톨로 콜론이 아직 어깨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했고 지난해 루키 센세이션인 제로드 위버 역시 팔 근육부상으로 시즌 초반 못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잔 랙키, 어빈 산타나, 켈빔 에스코바, 조 손더스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누구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콜론과 위버는 5월중에는 마운드에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불펜에는 지난해 47세이브로 AL 구원왕에 오른 클로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건재하고 탑 셋업맨 스캇 실즈를 비롯, 저스틴 스파이어, 대런 올리버로 이어지는 나머지 불펜요원들도 모두 탑 클래스들이다.
에인절스의 문제는 뛰어난 피칭을 디펜스가 받쳐 줄 수 있느냐 하는 것. 지난해 에인절스는 거의 시즌 중반까지 불안정한 수비진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고 2년전에 비해 거의 두배에 가까운 80점의 비자책점을 상대에게 헌납했다. 아무리 빼어난 피칭스탭도 치즈처럼 구멍이 송송 뚫린 디펜스를 뒤에 두고는 힘을 쓰기기 어려운데 그 점에선 지난해보다 얼마나 좋아졌는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애덤 케네디와 대런 어스테드가 빠져나간 타선에선 게리 매튜스 주니어와 셰이 힐렌브랜드가 가세한 것이 전부여서 지난해보다 약간 좋아졌을 뿐이다.
하지만 매튜스 주니어는 스프링 트레이닝 내내 불법약물은 성장호르몬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시달리면서도 명백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팀의 분노를 샀고 결국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아직도 의혹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에인절스 타선에는 간판스타 블라드미어 거레로가 건재하지만 그 외에는 확실한 거포가 없는 것이 약점. 유망주인 2루수 하위 켄드릭과 1루수 케이시 캇치만이 팀 타선의 주축으로 빨리 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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