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불러본 아버지!”
오프라 쇼 출연 토비 도슨-생부 김재수씨 깜짝 상봉
“아버지~!”
부산의 한 시장에서 헤어진 뒤, 26년만에 눈물의 재상봉을 해 전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던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 29)과 그의 생부 김재수(53)씨가 시카고에서 또 한번의 깜짝 만남을 가져 화제다. 그 장소는 바로 오프라 윈프리 쇼가 녹화되는 시카고 다운타운내 하포 스튜디오.
토비 도슨은 27일 방영됐던 오프라 쇼를 사전 녹화하기 위해 지난 22일 시카고를 찾았다. 그는 친아버지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윈프리와의 대화 도중 김재수씨가 걸어나오자 깜짝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놀라움을 진정시키고 한달만에 다시 본 아버지를 얼싸안는 장면에 도슨의 양부모는 물론 300여명의 방청객들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김재수씨와 토비 도슨의 양부모가 한 자리에서 만난 건 처음. 윈프리가 김씨에게 양부모가 와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그는 “토비를 훌륭하게 길러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세살 때 부산 범일동 중앙시장에서 미아가 된 뒤, 콜로라도 덴버에서 스키 강사를 하던 도슨 부부에게로 입양됐던 토비 도슨. 그는 모굴스키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친부모를 찾고 싶다는 뜻을 한국에 알렸다가 지난달 친부 김재수씨를 만난 바 있다. 친부모를 찾고자 노력했던 올림픽 영웅 도슨의 이야기는 미국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전해줬었다. 한국에서의 김씨 부자 상봉 장면은 미국내 주요 언론에도 생생히 보도된 바 있으며 이번에 도슨에게로 오프라 쇼로부터의 전격적인 출연 제의가 있었던 것이다.
이들 부자의 깜짝 재상봉은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23일 낮에 녹화를 마친 김재수씨와 토비의 양모 데보라 도슨씨 등 관계자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위해 시카고 소재 솔가 식당을 찾은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면서 김씨의 시카고 방문이 드러났다.
오프라 쇼의 PD 중 한명이 조만간 한인 2세와 결혼하는데, 그 어머니인 메리 김씨가 김재수씨와의 연락을, 장종훈 아시아나항공 시카고 지점장이 비밀리에 그를 수송해 오는 임무를 맡게 된 것. 시외버스 운전사로 재직 중인 김재수씨는 시카고에서 연락을 받자마자 급하게 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바로 아시아나항공편으로 21일에 시카고에 도착했다. 오프라 쇼 제작진에서는 김씨와 그 통역에게 방송이 나가기 전에 절대 출연 내용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는 서명까지 받는 등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토비 도슨과 약혼녀 리아 헬미는 녹화가 끝난 뒤 바로 시카고를 떠났고, 데보라 도슨, 김재수씨, 장종훈 지점장, 메리 김씨 등이 솔가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는데 이때 비로소 김씨와 데보라와의 편안한 대화가 있었다.
이 자리에 함께했던 장종훈 아시아나항공 지점장에 따르면, 데보라 도슨은 녹화장에서 김재수씨가 걸어나오자 정말 놀랐고, 그가 토비의 친아버지라는 것을 첫 눈에 알아봤다는 말과 함께 토비가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아 그런 차분한 성격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또한 토비는 자기 인생에서 너무나 자랑스런 아들로서, 항상 착하고 열심히 살아온 토비야 말로 인생의 기쁨이자 큰 선물이라며, 스키 선수를 은퇴하고 골프 선수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열심히 연습 중인 아들이 정신적인 집중이 필요한 골프에서도 잘 할 것 같다는 말로 토비의 최근 근황을 전했다고 한다.
장종훈 지점장은 “부모와 헤어져 낯선 땅으로 입양돼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혼란을 겪고 고민하던 어린 시절을 딛고 훌륭한 스키 스타로 거듭나서 친아버지를 찾게 된 도슨의 일화는 참으로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라며 “부자가 시카고에서 깜짝 놀랄만한 재상봉을 하게 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했고, 녹화장에서 이들이 부둥켜안고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오프라 윈프리 쇼 녹화를 마치고 바로 다음날인 23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헤어 공항 출구를 빠져나가던 김재수씨는 “워낙 급박한 일정으로 왔다가서 여기가 시카고라는 것만 알겠지, 무슨 쇼였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갑자기 나타나는 거라 서로 어리둥절해 했고 녹화 뒤에도 많은 대화는 못했다”며 “아들이 4월에 미국에서 결혼을 한 뒤, 5월에 한국에 와서 한국식으로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해 서로 의논했다”고 전했다.
토비 도슨과 김재수씨가 출연했던 오프라 윈프리 쇼는 27일(화) 오전 9시와 오후 11시에 abc 채널 7에서 방영됐고 주요 장면의 사진과 설명은 오프라 쇼 웹사이트(www2.oprah.com)에 가서 ‘Oprah Show Archive’ 코너에 가면 다시 볼 수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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