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오(우드사이드)
제 29대 뉴욕한인회장 이경로씨의 회장 불출마 선언의 메아리가 채 돌아오기도 전에 이를 번복하고 얼굴 두껍게 재출마를 위한 후보 등록을 지난 16일 마쳤다고 한다. 불출마 선언을 한지 40여일도 안돼 불출마 약속을 뒤엎어 버리고 재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분명히 재출마를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했으나 거짓말(食言)이 되어 버렸다. 공인이 공식석상에서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공언한 말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는(食言) 이런 사람을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분명 그는 당선 후에 할 일들을 공약(公約)으로 내걸 것이겠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렇듯 쉽게 식언하는 사람의 공약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그 공약(公約) 역시 공약(空約)으로 끝낼 것임이 뻔할텐데 말이다.
그는 그의 재출마변에서 “재임기간 소임을 다했기 때문에 재선에 나오지 않으려 했으나 재출마를 강력히 권유하는 주위인들의 권유와 그리고 동포들의 열화같은 재출마 권유 전화로 용기를 얻어 재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재출마를 권유하는 주변 사람들이란 누구인가? 그들은 보나마나 이경로 후보를 신주 모시듯 모시는 최측근들일 것이고 그리고 동포들의 전화 권유가 많았다고 하는데 먹고 살기에도 바쁜 동포들이 무슨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많아 전화 권유를 그렇게나 많이 했을까?
차라리 한 번 더 하고 싶어 재출마를 결심했다고 솔직히 털어놓는 것이 더 양심적이고 신사적인 처신이라고 생각한다.그는 또 이렇게도 말했다. “한인회장으로서 2년간 충분히 역할을 했기 때문에 좋은 분들이 나와서 새 시대를 열기를 바랬다. 그러나 확대된 한인회의 역할과 기능을 타 후보들은 원만히 해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과 독선이다.
일인지하 만민지장의 영의정 같은 유아독존적 사고방식의 발로로 여간 위험한 사고가 아니다. 이런 생각이나 사상을 가진 자가 바로 장기 집권을 원하는 독재자의 전형인 것이다.원래 한 사람이 장기 집권을 하다보면 자연히 독재자로 전락하게 돼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 독재자들도 애초부터 장기 집권을 획책하지 않는다. 반드시 주변에 있는 아첨꾼들이 재집권을 권유하고 간청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재집권에 집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나브로 독재자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10명의 아첨꾼의 달콤한 말 보다 한 사람의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을 갖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첨꾼들의 단 소리에만 현혹되어 장기 집권을 하다보면 패가망신은 물론이요, 재기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의 선관위를 해체하고 중립성이 보장될 수 있는 중립적인 선관위를 재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3명의 각 후보들이 추천하는 인사들이 포함된 명실상부한 중립 선관위를 구성하여 공정 공평한 선거 관리로 동포들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현재 2명의 선관위원의 결원을 보충으로 마무리할 일이 아니라 차제에 아예 해체하고 새로운 선관위 구성에 주저하지 말라. 이경로 후보는 또 재임기간의 업적에 대해 평가를 받고자 재출마를 한다고도 했는데 알다시피 한인회는 권력이나 명예가 아닌 교민을 위한 봉사단체가 아닌가! 재임 동안 열심히 봉사했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일이지 무슨 평가를 받겠단 말인가? 주어진 2년간 열심히 봉사했으면 다음 사람에게 봉사의 기회를 넘기는 것도 미덕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연임으로 평가받기 보다는 차라리 중임으로 평가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연임으로 경력을 쌓은 후 본국 정계에라도 진출하고픈 욕심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는 것이 있는지, 여하튼 무엇 때문에 그다지도 한인회장에 연연하며 목을 매는지 모르겠다.결론으로 이번 이경로 후보의 불출마 번복은 동포들을 우습게 봄은 물론 나아가 한인사회를 우롱한 경솔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주변인들의 재출마 권유, 저의(진심)가 무엇인지 냉정히 생각해 보고 올바른 처신을 바라는 의미에서 과감히 후보에서 사퇴하고 재임기간 충실하지 못했을 생업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 그리하여 제 2선에서 원로로서의 역할을 해주기 바라며 다시 한 번 이경로 후보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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