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길원 논설위원
지난주 윌멧 도서관에서는 정계 유망주인 마크 커크 10지구 연방 하원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에게‘중국의 급성장과 미중 관계’에 대해서 강연을 했다. 커크 의원은 이 자리에서 명문고교인 뉴트리어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중국인) 여교사 2명을 소개했다. 강연에 참석한 미국인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군비확장, 인권문제 그리고 중국 관광에 관심을 갖고 많은 질문을 했다. 요즈음 우리는 어디에 가든 중국 속에 살고 있다. 식당의 포크, 숟가락에서부터 하드웨어 스토아의 거의 모든 공구가‘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 장난감은 온통 중국제이다. 한국 그로서리에 가도 중국산 일색이다. 중국이 이렇게 세계시장에 판매한 수출액은 약 1조달러(2006년 기준 9690억 8천만달러)로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위를 랭크 했다. 올해는 두 나라를 능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유엔의 경제 전문가는“중국의 경제 성장은 인류의 재앙이다”라고 까지 경고한바 있다. 세계 석유 값 폭등은 93년부터 에너지 수출 국가에서 수입국으로 반전하면서, 미국 다음으로 막대한 양의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이 주범이다. 매년 10% 이상의 고도성장은 중국으로 하여금‘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갖게 했다. 외환 보유고, 강철 생산량, 주가 상승률 등에서 세계 1위를 마크했으며, 그 밖의 세계 1등 생산 품목만도 곡물, 육류, 철강, 석탄, 면화, 직물, 식물유, 시멘트. 컬러TV, 화학비료, 자전거 등등 대충 따져 보아도 이렇게 수두룩하다.
작년 외환 보유고는 1조 663억달러를 기록, 일본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 성장과 막대한 외화 벌이는 국민생활을 급격히 향상시켰다. 중국에서 한해 자동차 판매량은 700만대, 인터넷 사용자는 1억3천만명을 넘어 미국을 능가했다. 중국의 성장은 한국의‘재앙’을 가져 올지도 모를 만큼 위협적이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 자동차 회장의 ‘샌드위치’ 발언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연초“중국이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그 때보다 발언 수위가 훨씬 높은 경고를 했다. “삼성의 주력 업종인 휴대전화 반도체의 수익률 저하가 심각하다. 우리나라 전체가 문제다. 앞으로 5~6년 후 아주 혼란스러워 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효자산업이 경쟁력 약화로 한계에 봉착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한국 제품이 중국과 일본에 밀려, 미국시장 점유율이 4.5%(89년)에서 2.5%(06년)로 떨어졌다는 KOTRA(한국 무역투자 진흥공사) 분석이 증명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일본 업체는 주요시장에서 우리에 대한 견제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고, 중국 등 후발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을 찾지 않으면, 한국 자동차 업계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앞으로 글로벌 메이커로서 역량을 높여 가면서, 차세대 이동통신, 하이브리드 카, 지능형 로봇 등 성장 동력 사업과 첨단 산업에서 더 박차를 가해야 할 때가 왔다. 따라서 한국이 유럽의 네덜란드처럼 동북아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와 FTA(자유무역협정)를 과감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다시 커크의 강연이야기로 돌아가자. 중국의 부상(浮上)에 따른 미국의 위기는 한국보다 더 심각하다. 미국에게 중국은 위기 이며 기회이다. 미중 양국은 냉전 이후, 초강대국으로서 자원과 에너지 전쟁, 군비증강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펴고 있다. 금년 초에 중국이 고난이도의 위성요격 실험에 성공하자, ‘중국 위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은 국방비를 대폭 증가시키고 잠수함을 8척이나 제조했다. 또 최초로 미국과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올해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치 경제의 변화는 어지러울 정도다. 중국은 지난 16일, 전국인민대표대회 10기 5차 회의를 폐막하면서, 권력은 인민이 부여하는 것이다,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의 논쟁은 이제 끝났다며, 사상 처음으로 사유재산을 인정하는‘물권법’을 통과시켰다. 2008년 올림픽 대회, 2009년 산샤댐 완공, 2010년 상하이 박람회를 앞둔 중국은 이제‘샌드위치’와‘포효(咆哮)하는 사자’의 단계를 넘어 세계의‘재앙’을 몰고 올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커크 의원의 결론이다. 미국과 중국은 북핵 사태와 6자회담에서 보여주었듯이 정치 외교 경제 군사 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 민간 교류와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이르기 까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공존공영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