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축제는 올림픽이 아닐까? 올림픽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젊은이들이 4년마다 한 번 씩 모여 ‘더 빨리 더 높게 더 강하게’ 기량을 겨루는 종합 스포츠의 제전이라서 그렇다. 200여 국가에서 선발된 수천 명의 ‘최고 선수’ 끼리 맞붙어 평소 가꾼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과정에서, 세계 ‘신기록’이 수립되고 영웅이 탄생 한다. 더구나 올림픽은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불꽃 튀는 경기라는 점에서 더 흥미진진하다. 아무리 “승리보다 참가에 뜻이 있다”고 하지만, 인간승리의 금메달리스트에 바치는 국가(國歌)는 수없이 들어도 감동을 준다. 꼴찌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아름답다. 피와 땀 눈물의 휴먼 드라마가 너무 값지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또 장관인 것은 개막식과 폐막식이 ‘지상최대의 쇼’이기 때문이다. 열고 닫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개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종합예술의 장이기도하다.
88서울 올림픽의 개폐막식은 북소리, 장고소리, 고 놀이, 황포돗대, 용고, 강강술래, 오작교, 청사초롱, 살풀이춤, 떠나가는 배 등 한국문화의 우수한 창의성을 세계에 선보였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고장답게 흑인노예의 한과 꿈이 서린 ‘남부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회였다.
환경 올림픽을 표방하고 새 밀래니움에 처음으로 열린 시드니 올림픽은 캥거루가 뛰노는 천혜의 광활한 대자연에서 펼쳐진 창의력과 첨단기술의 조화미는 숨 막히는 개폐막식 드라마를 연출했다. 2004년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인간 중심의 향연에 헤라클레스, 트로이 목마, 불의 신인 프로메데우스 등이 초대되어 신화의 나라다운 면모를 선보였던 기억이 새롭다.
2008년 8월8일 하오8시에 열리는 북경 올림픽은 과연 무엇을 선보일지 자못 궁금하다. 미시간 호수와 다운타운의 건축미가 어우러진 호반의 도시 시카고가 2016년 올림픽을 열겠다고 나섰다. 이곳에 사는 주민으로서 신나는 일이다. 경기장 표가 없으면 길에 나가 마라톤 이라도 보겠다는 사람도 있다. 2년 전 데일리 시장이 이 뜻을 밝혔을 때, 만약 이것이 성사가 된다면, 이는 1893년 시카고 콜롬비안 박람회와 1933년 세계박람회 개최 이래 시카고 역사상 최대의 행사가 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 ‘2016년’의 첫 관문인 미국 후보지 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작년 새해가 시작되면서부터, 데일리 시장은 따 놓은 당상인 자신의 6선 시장 선거운동보다 올림픽 유치에 더 발 벗고 나섰다. ‘아테네’와 ‘북경’을 배우기 위해 현지답사를 했으며, ‘시카고 2016년’위원회(회장;팻 라이언)를 구성, 모금운동을 전개했고, 납세자들에게는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올 들어 1월에, 미올림픽위원회(USOC)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시카고시는 주경기장 디자인을 공개하는 등 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경주했다.
미국 내 경쟁도시 중 휴스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탈락했다. 1932년과 1984년 2차례 올림픽 개최 경험이 있는 LA만이 남아, 시카고와 끝까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LA는 경험, 자금, 이미지, 시설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시카고는 공항, 대중교통, 호텔 등 인프라구축, 역사적 문화적 요소, 최고의 자연경관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주경기장을 비롯한 제반 시설의 건설과 자금 동원 문제이다.
지난주 실사를 마친 USOC는 시카고가 올림픽을 유치하려면 민간자금뿐만 아니라 시의 공적자금 확보도 개런티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시카고가 2016년 올림픽을 개최 하려면, 50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 중 30억 달러는 운영비이고, 20억 달러는 건축비인데, 올림픽촌 건설에 11억 달러, 새 스태디움에 3억 6천6백만 달러가 소요 된다. LA의 경우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사안이 아니다.
다음달 14일이면 미국 후보지가 결정된다. 시카고시가 LA를 꺾는다 해도 갈 길은 멀다. 로마, 도쿄, 마드리드, 뉴델리, 리우데자네이루 와 또 경쟁해야 한다.
6선 시장 데일리의 뚝심을 믿고 싶지만, 결국은 국제 경쟁력이 앞서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시카고의 ‘인물’과 ‘기업’이 데일리 시장을 적극 도왔으면 한다. 마이클 조던, 오프라 윈프리, 오바마, 힐러리 그리고 맥더널 식당, 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의 측면지원이 절실하다. 시카고는 세계를 향한 창문을 열기위한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꼭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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