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어니즘과 팝문화/Lesibianism & pop culture
지난 주 타임지(3월 5일자)는 요즘 잘 나가는 레즈비언 TV 호스트인
Ellen DeGeneres의 사진과 함께 동성애 여성들이 팝문화의 주류 (pop-culture mainstream)로 등장하고 있다는 다소 자극적인 기사를 실었다. 젊은 남성들이 대중매체에서 밀리는 반면 이들 여성들은 매스 미디어, 케이블, 비디오 게임 그리고 인터넷 매체 등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의 분석은 동성애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동성애 남성들과는 달리 사회적/성적인 거부감(socio-sexual uneasiness)을 불려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멋진 동성애 여성들의 키스 장면은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거부감으로 비추어 진다는 것이다. (Two chicks kissing is a male fantasy, a sweeps stunts. Two dudes kissing is gross-our humor). 또한 유명한 레즈비언 TV호스트 DeGeneres의 경우, 일반 여성들에게는 심리적으로 복잡한 성적인 경쟁심(sexual competition)을 유발시키지 않는 친근감을 주는 친구로 다가오며 남성들에게는 멋진 여자 친구이며 인상적인 희극 배우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차 세대의 팝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동성애적인 요소는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기사의 분석이다.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 또는 스스로 인정하는 레즈비언들 사이에 형성되는 감정적이고 성적인 관계의 상황을 의미하는 레즈비어니즘(lesbianism)은 원래 6세기 여성시인 사포(Sappho)의 고향인 한 그리스 섬의 이름 레즈보스(Lesbo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이 용어는 가부장적인 위계질서를 위협하는 불편하고 위험한 요소로 간주되어왔고 정치적인 메커니즘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레즈비어니즘은 숨막히게 억압적인 헤겔주의적인 남성/여성의 이분법적 이고 이항대립적 구조와 남성들의 특권에 의해 형성된 이성애적인 관계를 해체 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세계관이며 실천이다. 그들은 레즈비언 분리주의를 표방하며 고착된 사회적인 성별(gender)과 성(sexuality)의 관계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이리가레이(Irigaray)는 가부장제 사회체제 내에서 여성을 위한 여성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자기애적이고 동성애적인 담론들을 위해서 그리고 여성들을 경쟁적인 소모품으로 위치시키는 남성들의 제국적 선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다른 여성들에 대한 사랑을 발견하도록 적어도 일시적으로 남자들과 떨어져서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많은 남성들에게는 충격적이지만 일부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즘은 이론이고 레즈비어니즘은 실천(Feminism is the theory; lesbianism is the practice)이라고 주장하며 남성이 배제된 여성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팝문화에서 레즈비언들의 부상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포스트모던 소비문화와 맞물려 간다. 이는 또 다른 색다른 자극을 기대하는 대중들의 기호에 영합하는 좀 더 타협적이고 최소한 남성들에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레즈비어니즘으로 재현 된다. 이제 세계적으로 팝문화와 대중매체는 대중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좀더 강하고 매혹적인 유혹의 수단들을 동원시키고 있다. 얼마 전에 타개한 포스트모던 사회 이론가
보드리야르는 그의 도발적인 저서 ‘유혹(Seduction)’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여성들은 권력이 현실 세계의 지배만을 나타내는 반면에 유혹은 상징적인 세계의 지배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They do not understand that seduction represents mastery over the symbolic universe, while power represents only mastery of the real universe). 쉽게 말해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성이지만 그 남성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의 유혹이 아니던가? 하지만 현대사회의 블랙홀인 소비문화는 비판적인 사회의식 또한 전략적차원에서 게걸스럽게 상품화 시킨다. 현대 소비사회는 이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가상의 상징적/상상적 공간에서 차가운 그러나 매혹적인 유혹을 통해 대중의 의식을 사로잡으며 자본과 문화 상품을 순환시킨다. 이는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를 연결시키는 대중문화 시대의 또 다른 지배구조의 모습이다.
글: 이종덕 객원기자/ jdlco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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