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달러 주더라도 단잠 잘 수 있다면…
밤새 푹 잔 단잠에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주머니는 두둑한데 몸은 피곤한 베이비 붐 세대를 겨냥해 매트리스 회사들이 자동차나 대학 등록금, 땅값보다 더 비싼 초호화판 침대들을 자꾸 만들어 내고 있다. 얼마나 비싼가하면 침대 한개에 5만달러, 정확히 말하면 4만9,500달러짜리까지 나와 있다.
알로에 베라 넣은 매트리스
스프링 뺀 라텍스 침대 등
갖가지 고급 소재 사용 제작
수천달러 지출은 ‘문제안돼’
4월이면 5만9,750달러로 오를 이 침대는 스웨덴의 ‘하스텐스’가 작년에 시판한 ‘비비더스’. 현재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침대중에서는 가장 비싼 것인데 고급 침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라텍스, 플랙스, 메모리 폼, 실크, 캐시미어, 양털, 말털등 갖가지 소재를 사용해 만드는 고급 침대는 이밖에도 많다.
2000년 이후 매트리스 도매업계의 시장 가치는 40% 가까이 상승, 지난 2005년에는 64억달러에 달했다고 업계 단체인 국제수면제품협회는 밝혔는데 그 대부분은 개당 1,000달러가 넘는 고급 침대 덕분이다. 고급침대 매출 향상은 2000년에 14% 였으나 2005년에는 21%로 치솟았다.
가구업계 잡지인 ‘퍼니처/투데이’에 따르면 그 실제 숫자는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 이 잡지가 샤핑객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침구류에 지출한 돈의 56%는 1,000달러가 넘는 물건을 사는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보다 37%가 더 늘어난 것이다.
또 5년전 600달러였던 퀸사이즈 침대의 평균 가격 또한 700달러 정도로 올랐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작년 7월이후 전세계에 팔린 ‘비비더스’ 침대는 12개도 안되지만 그보다 싸지만 최고 2만달러까지 하는 모델을 사겠다는 사람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난 달부터 비비더스 판매를 시작한 ‘하스텐스’의 시카고 매장 주인 매리 팻 월러스는 말한다. 이 회사는 5년전 미국 매장을 처음 열었고 지난 4년간 매년 매출이 66%씩 신장돼왔다.
‘하스텐스’의 라이벌로 왕실 가족에게 납품하는 영국회사 ‘히프노스’는 8,000달러부터 2만달러까지의 침대를 팔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내 매출이 계속 한해에 2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급침대는 기존 유명 매트리스 제조사들에게도 주요 부분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스텐스’나 ‘히프노스’보다는 싸지만 그래도 수천달러나 하는 고급 침대에서 상당한 이익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추세는 1990년대 초, 켄터키주 렉싱턴에 본부가 있는 ‘템퍼-페딕 인터내셔널’이 메모리폼 침대를 시판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이 매트리스 하나에 수천달러를 내는 것을 본 매트리스 제조사들이 저마다 고급 침대를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미국 최대의 도매 매트리스 제조사인 ‘실리’는 올해 초 36가지 새 모델을 내놓았는데 이 회사 기준으로 고급품에 해당하는 750달러가 넘는 것이 거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실리의 고급 라인인 ‘스턴즈 & 포스터’를 포함, 실리사가 만드는 침대는 4,000달러짜리까지 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회사인 ‘서타 인터내셔널’의 경우 작년에 베라 왕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성장률이 두자리수로 올라갔다. 알로에 베라를 첨가해 품질을 향상시킨 이 매트리스는 4,000달러를 호가한다. 이 회사는 또 이 달부터 라텍스로 만들어 스프링을 쓰지 않은 ‘시레니티’ 콜렉션 판매를 시작한다. 이 침대는 최고 3,000달러까지 하는데 이 회사는 앞으로 고급 침대를 더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3~5년전과 달리 요즘 손님들은 가격때문에 구입을 망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장만한 침대는 과연 단잠을 보장해줄 것인가?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시카고의 변호사인 샬롯 와그너(42)는 지난 3년동안 하스텐스에서 자신과 두 자녀의 매트리스를 사느라 1만3,000달러를 썼다. 침대도 좋고 25년 워런티도 마음에 들어 다른 두 자녀에게도 사줄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냥 침대가 아니라 평화로운 밤잠을 구입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메이시즈’ 백화점 체인의 매트리스 바이어인 마이클 킹은 메이시즈에서 판매되는 고급 침대의 가격이 5배나 상승했다는 점은 휴식의 중요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 향상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집에 투자를 많이 하긴 하지만 잠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저 매일 밤 하는 일이 아니라 건강과 연결시켜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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