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라는 딸을 두었다고 했다. 거기서 자손이 이어져 프랑스의 귀족이 됐다고 했고. 그 버전이 그런데 부분적으로 바뀌었다. 유다라는 아들을 두었다는 것이다. 부인의 이름은 여전히 막달라 마리아이고.
영락없는 ‘다빈치 코드’의 속편이다. 예수는 단지 인간일 뿐이다. 그 예수가 결혼을 해 아들을 두었다. 그리고 죽어 그 육신이 묻혔다. 그러므로 십자가 사건이니, 부활이니 하는 것은 종교적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다.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은 그나마 한 발을 슬쩍 뺐었다. 어디까지나 문학적 창작인 픽션이라면서. 이번에는 그게 아니다. 아주 정색을 하고 결혼한 예수, 죽은 예수를 결정적으로 증명하는 예수 일가족의 무덤을 발견했다는 주장이다.
DNA 검사를 한 결과 ‘미시즈 예수’임이 확실한 마리아란 여자의 유골함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사이에서 난 유다란 아들의 유골함도, 또 예수의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에, 또 마태라는 이름의 남자 형제 유골함까지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 움직일 수 없다는 증거들을 기록영화에 담았다. 그리고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방영했다. 세상이 뒤집어질 일이다. 2,000년 역사의 기독교가 근본적으로 부인되는 판이니. 그 대역사의 주인공은 영화 ‘타이태닉’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이스라엘 태생 캐나다 다큐멘터리 제작자 심차 야코보비치다.
한 주가 지났다. 그러나 별 반향이 없다. 월스트릿 저널, 타임 등 일부 언론이 논평을 실었다. 그러니 반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논평이라는 게 그런데 그렇다. 사뭇 조롱조다. 수년 동안 기독교를 공격하고 조롱하던 할리웃이 드디어 손도끼와 카메라를 들고 직접 기독교를 파괴하려 나섰다는 것으로, 결론은 그다지 신경 쓸 일이 못 된다는 식이다.
학계의 반응도 그렇다. 예수 무덤 발견 주장은 먼저 학술지에 발표돼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무작정 언론에 공개했다. 때문에 한 마디로 조작되고 부풀려졌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말하자면 인디애나 존스가 되고픈 허황된 꿈과 상업적 이득을 노린 TV 매체의 합작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이다.
예수 무덤발견 주장은 그러면 초기 기독교 역사에 무지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해 대박을 노린 ‘다빈치 코드’의 아류인가.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혹시…’하는 생각이 스친다. 무신론십자군운동이 요즘 한창이다. 그 흐름과 어딘가 무관치 않아 보여서다.
그들은 몹시 화가 났다. 종교란 혹세무민이나 하는 미신에 불과하다. 그 종교의, 특히 기독교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반 이상이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 창조론을 신봉한다. 이건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는 것 아닌가. 그래서 화가 난다. 그 뿐인가. 53%의 미국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대통령 후보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니, 어쩌면 그렇게 무지할 수가 있을까.
허리케인 카트리나 엄습 후 미국인들이 보인 반응은 더 이상 그들로 하여금 상황을 좌시할 수 없게 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여서다. 카트리나 이재민의 80%가 뭐라 그랬더라,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게 된 게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믿게 됐다고 했던가.
분통이 나 결국 들고 일어섰다. 신의 존재에 대해, 기독교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무신론자 매니페스토’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무신론자, 자유사고가, 불가지론자 단체 등 이른바 ‘세속주의 미국연합’(SCA)의 이름으로.
그 매니페스토는 다름이 아니다. 종교로부터, 특히 기독교로부터의 인간 해방이다. 종교를 노예제에 비교했다. 과거 한 때 당연시되던 게 노예제다. 그러나 오늘날의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용납될 수 없는 제도다. 종교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들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정치, 사회, 문화 다방면에 걸쳐 종교를 근본부터 부정하면서 하나님을 부인하는 메시지를 온갖 매체를 동원해 전파한다. 그 와중에 기독교 우파는 파시스트로 매도된다. 그 공세가 날로 치열해지면서 ‘세속주의 근본주의자’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기독교 냄새만 나도 단호한 공격이다. 마치 순도 100%의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타 종교를 철저히 배격하듯이. 이 운동이 그러면 성공할까. 회의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문화 대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히 전개된다는 것으로, 2007년은 그 대격돌의 원년이 된다는 전망이다.
이 전쟁에서 할리웃은 어느 편을 들까.‘다빈치 코드’의 속편은 앞으로 계속 나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sechok@koreatimes.com
<옥 세 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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