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부터 3일 동안 한국 여의도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세계 한인 교류협력 기구(WKICA / World Korean Interchange Cooperation Association 이하 월드 키카) 세계총회가 열려 새로운 한민족 네트워크 형성과 희망찬 출발을 약속했다.
농수산부 장관과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영진 상임대표는 총회 환영사를 통해 “미주에서 한인들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연방의회가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정하였다”며 “국내의 관심과 배려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나 앞으로 700만 해외 동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월드 키카는 국내에서 ‘해외 한인의 날’ 제정 청원을 비롯해 동포지원 사업 발굴과 교류 협력 사업 전개, 동포 법적 지위 회복운동 전개 및 동포청 설립 추진, 차세대 및 입양인에 대한 문화 예술, 역사, 한글 보급 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총회에는 약 20개국에서 125여명이 참석했는데 상당수 목사와 장로 등 기독교인으로 구성돼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해외 동포 공식기구는 각 지역 한인회뿐인데 이런 대규모 행사에 각 지역 대표인 한인회장들의 공식적인 참석이 없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무리 한국에서 순수한 목적을 담고 자발적으로 출발해도 한인들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국내인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단체는 태생적 한계가 있으며 해외 지부 조직 결성 시 단체의 정통성 시비와 유사 단체간 반목의 불씨를 유발할 수도 있다.
해외 한인들이 한국 정부에 원하는 것은 같은 목적의 여러 단체보다 똑똑한 단체 하나라도 제대로 한인들을 위하여 봉사 해주는 것이다. 한인들을 위한 정부 관련 대표적인 단체로 재외 동포재단, 재외 동포 교육진흥 재단, 재외국민 참정권 연대 등이 이미 활동하고 있으며 이런 단체 외 ‘나 홀로’ 단체도 수 없이 많다. 월드 키카가 이미 활동 중인 동포 관련 단체들과 업무와 행사에 중복성이 있는지 여부도 검토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다.
월드 키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의 하나는 타국 동포들에게 ‘세계 한인의 날’로 1월 13일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세계 한인의 날’을 1월 13일로 정한 데 대해 재미 한인을 제외한 타 지역 동포들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13일은 미국 하와이 이민을 떠난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회와 재미 한인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미 연방 의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 하여 결정한 매우 소중한 날이다. 미국에 있는 많은 소수 민족들 중에서 한인 커뮤니티만이 유일무이하게 하루를 지정해 기념하는 특혜를 받은 날이다. 재미 한인들은 그토록 공들여 의회에서 통과한 ‘미주 한인의 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재미 한인에게는 의미 있는 1월 13일이지만 중국이나 일본 동포들에게는 무의미한 날이다. 재미 한인을 제외한 다른 동포들이 ‘세계 한인의 날’로 1월 13일을 하자는 주장에 반대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면 재외 700만 동포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날은 언제인가. 역사를 다시 찾아보아야 되겠지만 쉽지 않다. 이미 국경일로 정해져 있는 삼일절이나 광복절, 또는 개천절을 들고 나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모든 재외 동포를 만족 시킬 수 있는 특별한 날을 결정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한반도를 제외한 지구촌에서 처음으로 재외 한인의 존재를 공인하고 존중하여 미국 의회가 통과 시킨 1월 13일 ‘미주 한인의 날’을 ‘세계 한인의 날’로 하는 것을 거부할 근거도 충분치 않다.
월드 키카는 창립취지문 중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 700만, 한민족 이민 100년의 고난의 발자취는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세계화의 놀라운 역사였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첫 이민의 닻이 내려진 후 전 세계 175개국에 진출하여 온갖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 온 한민족 해외동포들의 땀과 눈물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어 온 한 주춧돌이 되었다”고 재외 동포의 희생을 상기 시켰다. 이 단체 설립이 국내외 동포가 하나 되는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김동열>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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