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긴장하지 말라. 그러나 매일 꾸준 하라. 사람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때, 그리고 자기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지난 2월28일 팔로스버디스 고교에서 제4회 연례 ‘칼리지 나잇’이 열렸다.
참석인원 700여명 중 대부분이 주니어인 1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었지만 호기심 반 어리둥절함 반으로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신입생과 그들의 학부모들도 없지는 않았다. 전교생 1,700여명 중 한인학생이 50여명인 이 학교에서 분주하게 세션룸을 오가는 한인학부모들과 한인학생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오후 7시부터 체육관에서 오프닝 세션이 있은 후 주제별로 또 각 대학별로 룸이 나누어져 필요한 사람들이 각방에 들러 각 대학을 대표해서 나온 사정관이나 입학사정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고, 안내문을 받아 챙기는 것으로 행사는 진행되었다. 이날 다루어진 토픽의 일부를 지면에 옮겨본다.
<팔로스 버디스 고교의 ‘칼리지 나잇’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
대학은‘자기 색’가진 학생 원해
코넬·USC·버클리 입학사정관 강의
진학선택은 학부모 아닌 자녀의 몫
명문대 치중말고 편한 대학 선택케
SAT·ACT시험은 세번 정도면 충분
이날 다루어진 주제는 ▲대학지원에 관한 전반적인 안내 ▲UC와 CSU시스템 안내 ▲선택적 입학 ▲타주대학 진학 ▲인문교육의 혜택 ▲대학진학에 필요한 시험들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 ▲정통예수교 교육 ▲대학지원과 관련한 인터뷰 ▲2년제 사립과 공립 옵션 ▲과학/기술/공과 대학들 ▲대학 선택, 즐기면서 하라 ▲전공 선택과 미정 그리고 인턴십의 중요성 ▲대학이 삶을 바꾸어 놓고 있다 ▲여자 대학 ▲남가주지역 직업센터 정보 ▲군사학교들 ▲바른 선택을 하려면 등이었다.
이중 대학지원에 관한 전반적인 안내는 700여명이 참석한 체육관에서 칼리지와이즈 대표 케빈 맥멀린이 했으며 이후 코넬대학의 입학사정 부국장 발렌시아 해먼이 주도하는 코넬대학 입학강령과 USC의 커리어 플래닝 & 플레이스먼트 센터의 일렌 코한 국장이 이끄는 ‘전공선택과 인턴십의 중요성’, 마지막 제3세션에는 UC버클리의 입학사정관 마이클 쿨터의 ‘UC에서 하는 일과 그들이 원하는 학생’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
■대학지원에 관한 전반적인 안내
1. 대학문이 저절로 열리는 마법의 공식은 없다
어느 대학에 입학하려면 GPA는 얼마 이상이어야 하고 SAT와 ACT 점수는 얼마이어야 하며 과외활동과 스포츠, 자원봉사,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어느 분야에 특출한 재능이 있으면 유리하다는 공식은 없다. 평균 GPA와 평균 시험점수가 매년 발표되고 있지만 최고 득점자와 최하위 득점자의 차이는 심하며 일괄적으로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에게 ‘그 대학에 들어가려면 무슨 활동들을 해야 하며 몇 점 이상을 맞아야 하며 AP 과목은 몇 과목을 들어야하는가’라고 질문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대학은 다양성을 갖추기를 원하며 서로가 가르치고 도움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기를 원한다. 거기에 적합한 학생에 대한 일정한 공식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성실하되 자기 고유의 빛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2. 대학진학 과정의 주체는 부모 아닌 바로 학생
이날도 학생은 집에서 숙제를 하고 부모만 참석한 가족들도 많았다. 이들에게 일침이라도 가하듯이 칼리지 와이즈의 케빈 맥멀린은 “부모가 마닐라 폴더를 들고 설치며 입학사정관에게 질문도 하고, 전화도 하고, e-메일도 넣고, 에세이도 불러주고 그러지들 말라”고 강조했다.
대학진학은 학생의 인생여정에서 중요하고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그 재미와 흥분과 긴장감을 부모가 빼앗지 말라는 것이다. 부모는 안 보이는 구석에 숨어있고 엄마의 치마 뒷자락과 아빠의 바지가랭이 뒤로 숨어있는 자녀를 앞으로 끄집어내어 앞장세우라고 말했다.
3. 어느 대학을 가느냐보다는 대학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대학이 학생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학생은 대학의 브랜드 네임에 상관없이 어디서건 성공할 수 있다. 명성 있는 대학에만 치중하지 말고 편하게 그리고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면서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4년간을 보낼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라.
4. 전공은 꼭 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16~18세 난 젊은이가 인생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없다. 미국 대학생들은 평균 2~3번씩 전공을 바꾼다. 이미 준비된 자도 환영하지만 교양과목을 들으면서 교수와 코드를 맞추어 가면서 전공으로의 방향을 잡아도 늦지 않다.
5. 여유를 가지고 대학진학의 길을 관조하라
미 전국에는 3,600개의 대학이 있다. 이중 1,600개의 대학은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학이다. 입학원서만 내면 받아준다. 2,000개의 대학은 오픈 어드미션 제도이다. 지원자의 90%가 입학허가증을 받고 있다. 나머지 135개 대학은 지원자의 50% 정도만이 입학된다. 그리고 50대 대학은 지원자의 30% 만이, 마지막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탑 25는 지원자의 20% 정도만이 합격된다. 대학은 많고 갈 수 있는 대학도 많다. 들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배워 졸업하느냐가 문제다.
■시험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
이는 코넬대학의 입학사정 부국장 발렌시아 해먼이 한 말이다. 아이비 리그대학의 입학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어 학점과 시험점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SAT나 ACT를 4~5번씩 치르면서 시험에만 온통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두 번 혹은 많아야 세 번이면 학생의 실력은 답안지에 그대로 반영된다.그리고 학교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학생이 선택될 확률이 높다. 그만큼 관심이 많은 학생이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어있다고 학교 측에서는 볼 수 있다. 웹사이트나 학교 홍보용 책자 등을 통해서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에세이 작성에 배어 나오게 되고 인터뷰 때도 유리하다. 아카데믹 프로파일도 물론 중요하다.
성적, 시험점수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에너지 즉 열정이 보여야 한다. 교사 추천서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또 잘 써줄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과외활동도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
■대학탐방 때 커리어 플래닝 센터를 방문하라
신입생부터 그 학교의 커리어 센터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놓은 학생이 인턴십 구하기도 쉽고 졸업 후 취직도 쉽게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주니어나 시니어가 돼야 인턴십을 했지만 요즘은 신입생부터 하고 있다. 커리어 센터와 동문들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USC는 매년 600개의 고용업체가 캠퍼스 내에서 잡 페어를 개최한다. 졸업생의 88%가 졸업하는 해에 직업을 구하고 있다.
■많이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UC시스템은 하루 2시간의 독서를 권장하고 있고 일주일에 2,000페이지를 읽으라고 과제물을 내주고 있다. 읽고, 이해하고, 쓰고, 의견을 밝히는 것이 대학공부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요즘은 혼자 공부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한 과제물을 주면 5명이 나누어서 챕터별로 연구하고 그들의 의견을 묶어 발표하는 식이다. 한 과제물에 의견이 5개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어야 UC시스템에서 공부해낼 수 있다. 쉽지 않고 어렵다.
<코넬대학의 입학사정 부국장 발렌시아 해먼이 입학사정 전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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