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학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UC 합격통지를 받지 못하면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해 편입하는 방법을 찾는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이들의 학부모들이 초조하게 우체통만 쳐다보며 ‘두꺼운 봉투’를 기다리는 대입 합격 통지 시즌이 시작됐다. 통상 대학들의 합격 또는 불합격 통보는 3월부터 시작돼 4월께 절정에 다다르지만 5월에 접어들어서야 결과를 받는 학생 사례도 드물지 않다. ‘또 다른 3월의 광란’이라고도 표현되는 그때 그 시기를 맞아 한인 학부모들과 입시생들이 환희와 좌절의 기로에 설 때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할 사안들을 소개한다.
’랭킹’ 보다 ‘취향’ 맞는 대학 가라
순위만 따라가단 자칫‘지루한 4년’
12학년 졸업때까지성적 관리도 중요
<합격이다! 고교시절에는 대학에만 들어가면 최고인 것 같지만 적절한 대학과 전공을 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합격통지서를 받은 경우
합격통지서를 받은 후에는 ‘어떤 학교를 가야 하지’라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대학입시준비 서비스 업체인 프린스턴 리뷰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10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부쩍 증가했다. 일부는 30개가 넘는 대학에 원서를 넣기도 한다. 따라서 합격통지서를 여러 대학에서 받는 경우가 많지만 입학할 학교는 하나만 선택하는 결정을 내려야하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 분석이 우선
입시 지도 전문가들은 복수 합격통지서를 받은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를 권장한다. “내가 하기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고 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진지하게 만들고 지루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취향을 나열한 뒤 공부를 할 때 어떤 방법이 머리에 쏙 들어오게 하는지 분석해 본다. 수업시간 강의, 다른 학생들과의 토론, 혼자만의 독서, 현장실습을 통한 체험 등 여러 가지 방법들 중 본인이 가장 많은 것을 배우는 방식을 찾아본다.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대형 그룹과 소형 그룹 중 어느 쪽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또 인종, 나이, 출신배경이 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한 동일 인종들과 어울리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솔직하게 대답한다.
대도시와 시골 또는 다운타운과 전원도시, 특히 부모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로컬 학교와 이들로부터 아주 멀어지게 되는 타주 학교 중 본인이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은 무엇인지도 물어본다.
질문들에 솔직하게 대답하다보면 시를 짓고 축구 경기는 즐기지만 역사와 야구 경기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거나, 주변 사람들과 정치를 주제로 대화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토픽이 음악이나 컴퓨터로 변경될 때는 입을 다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축구팬이며 시를 짓기 좋아하는 학생은 영어 등 인문학풍이 강한 학교, 같은 인종들과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아시아계 학생 인구가 많은 학교가 어울린다는 선택의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랭킹은 중요하지 않다
해마다 많은 출판물들이 경쟁하듯 대학 랭킹을 발표한다. 특히‘순위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랭킹이 높은 대학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입시전문가와 학교 카운슬러들은 이런 추세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무리 랭킹이 높은 학교라도 4년 동안 실제 학교를 다닐 해당 학생의 취향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순위 선정은 기준 설정과 기준에 대한 가중치 부여 등에 있어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고, 기껏해야 상위권과 하위권 대학을 구분하는 데만 유효할 뿐이라는 비판이다. 대학 순위에 허실이 있는 만큼 학생 본인의 취향보다 랭킹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입학 학교 선택 기준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종합대학과 단과대학
USA투데이가 수년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일리노이, 테네시, 오하이오 등 6개 주 고등학교 카운슬러와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형 대학과 소형 대학 중 선택은 지원자의 철학, 성격, 목표 및 전공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형 종합대학은 단과대학에는 없는 독특한 전공 공부를 계획하고 토론식 수업보다는 강의식 수업을 선호하는 성격,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고 소속감을 가지며 친구를 쉽게 사귀는 사교적 성격, 특히 형식적 관료주의에 잘 적응하는 학생들이 어울린다.
반면 단과대학은 교수들과의 직접 대화 등 조교를 거치지 않는 일대일 관계를 선호하고, 공동체 생활을 즐기고 개인적 관심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소규모 수업을 선호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 적합하다.
‘대기자’명단 상위권 속했을땐
서류 추가·인터뷰 나서라
불합격이나 원치 않는 학교일 경우엔
커뮤니티 칼리지 간후 ‘편입’고려를
■ 2006년 가을학기 입학생들의 대학 선택 기준
UCLA 산하 연구소인 CIRP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수의 입학 허가를 얻은 학생들이 대학 선택의 가장 큰 기준으로 사용한 것은 학교 명성이었다. 설문응답자의 63.1%가 ‘지원 학교의 학문적 명성’을 가장 큰 선택 기준으로 사용했다.
그 뒤를 이어 지원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주요 선택 기준이 됐다. 52.7%의 응답자가 ‘학교 졸업생들이 좋은 직업을 얻는 실정’ 때문에 해당 학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입학 희망 학교를 직접 방문한 것도 마음을 굳히는 주요 요인이 됐다. 43.1%가 ‘학교 방문’을 3번째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학교 크기(42.9%), 지역 사회 공헌도(35.6%) 또한 학생들이 입학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러 학교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의 32.5%는 ‘장학금 또는 학비지원’을 가장 많이 약속하는 대학을 선택했다.
설문조사는 CIRP가 미 전국 393개 4년제 대학의 2006년 가을학기 1학년 신입생 27만1,441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 남은 학기 월별 점검사항
<3월>
입학 허가 및 대학 결정서가 도착하더라도 입학은 12학년 최종 성적을 감안하는 조건이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마지막 피치를 올려 학업관리를 해야 한다.
<4월>
입학허가를 받은 대학에서 보조할 수 있는 본인의 재정보조 상황을 파악한 후 입학할 학교를 결정해 학교 측이 제시한 마감일까지 입학 의사를 통보해야한다. 그 외의 대학에도 반드시 입학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야한다.
<6월>
재학 중인 고등학교 측이 입학 결정된 대학에 2학기 성적표를 보낸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입학 예정 대학의 수업료와 기숙사비 납부 마감일도 점검한다. 재정보조 신청 이후 부모의 실직, 우환 등 경제적 사정에 변동이 발생했을 때 대학 재정보조사무실에 이 사실을 즉시 알려 추가 보조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한다.
■ 대기 통지서를 받은 경우
입학허가서 대신 대기 통지서를 받은 학생들도 많다. 꿈의 대학에로부터 입학통지 대신 대기 통지서를 받은 학생들은 마냥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대학 입학사정사무실에 전화, 서면 또는 이메일로 입학 가능성 여부를 타진해야한다. 이때도 막연한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대기자 명단 순위, 지난해 사례’ 등 구체적인 것을 물어야한다.
칼리지보드는 대기자 명단 중 상위권에 속해 있는 지원자는 지원서에서 누락시켰던 항목이나 추천서 등의 추가 서류를 보내 인터뷰를 다시 요청하기를 권장한다.
또 남은 학기 성적관리와 과외활동 참여에 최선을 다하고 불합격이 아니라 대기자 명단에 속해 있음을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대처하라고 조언한다.
■ 불합격 통지서를 받은 경우
진학지도 전문가들에 따르면 입시생들은 통상 1~2개의 불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꿈의 대학으로부터 얇은 편지 봉투를 받은 학생들은 2차, 3차 지망 대학이 결정을 통보할 때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지원한 모든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지서를 받거나 재정보조 형편이 여의치 않은 경우, 또는 입학 허가는 받았지만 해당 대학의 강도 높은 학사일정과 학업을 따라갈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도 신중히 고려해볼만하다.
경쟁 없이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녀가 커뮤니티 칼리지에 가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한인 학부모들이 인식을 한번 바꿔볼 만하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저렴한 학비와 단기 완성도 및 폭넓은 전문경험의 기회제공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실제 한인사회에서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명문대로 편입한 뒤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아낸 인사들이 많다.
매년 UC 편입생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샌타모니카 칼리지의 경우는 우수한 학생들을 위해 우등반을 별도로 운영하며 이들의 4년제 대학 편입을 지원하고 있다.
US뉴스&월드 리포트지는 전국 고교졸업생 10명 중 4명이 커뮤니티 칼리지를 거쳐 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커뮤니티 칼리지 편입 현황
2005~06학년도 주내 커뮤니티 칼리지별 UC계열 편입 현황에 따르면 샌타모니카 칼리지는 전년도의 974명보다 약간 줄어든 903명의 편입생을 UC에 보내 다시 1위에 올랐다. 16년 연속 일등이다. 666명을 편입시킨 북가주의 디앤자 칼리지와 581명을 각 UC캠퍼스에 편입시킨 샌타바라바 시티 칼리지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샌타모니카 칼리지 편입생 중 과반수는 UCLA에, 캘리포니아 사립명문인 USC에도 180명이나 들어갔다. 패사디나 칼리지에서 교양과목을 이수한 79명이 USC로 편입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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