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향기를 전달하는 인터넷, 혈관 청소를 하는 로봇, 안경없이 보는 3차원 영상 등 IT에 기반한 미래생활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기초로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다음은 정통부가 예측한 2012년 이후 IT기반 미래생활 시나리오.
◇향기를 전달하는 인터넷(2015년) = 인터넷TV에 신제품 피자광고가 나오자 피자 냄새가 퍼지면서 식욕을 자극한다. 이제는 홈쇼핑, 드라마, 광고에서 냄새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세대들은 미니홈피에 음악, 아바타 대신 꽃향기로 장식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인터넷으로 향기를 선물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다양한 음식이나 꽃의 향기를 채취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것이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향기를 디지털로 저장하는 디지털사향기(寫香機, electronic nose)가 시판돼 자연의 향기를 보존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향기를 화학분석기로 분석, 후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뽑아내어 디지털화하고 발향 시스템은 프린터의 잉크처럼 향 카트리지가 있어 수신되는 데이터에 따라 향기를 뿜어낸다.
◇혈관을 청소하는 로봇(2018년) =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진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응급실에서 신속히 환자의 홍채를 인식해 신분을 확인한다. 환자 가족에게 자동으로 현재 상황이 통지되고, 전국 병ㆍ의원에 저장된 환자의 진료기록이 실시간으로 확인된다.
진단 결과 심근경색으로 판단되자 국내 최고의 심장전문의와 원격진료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연결되고, 전문의는 심혈관 치료용 마이크로 로봇의 투입을 긴급 지시한다. 마이크로 로봇은 의사의 무선통신지시를 통해 혈관의 막힌 부분을 신속히 치료한다.
기술적으로는 캡슐 또는 혈관주사를 통해 로봇을 체내에 투입해 DNA, 단백질, 항체, 세포 등에서 극미량의 시료를 초고속으로 분석해 생물학적 정보를 서버에 전송하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미세 바늘로 막힌 혈관을 청소하거나 환부를 레이저로 치료한 후 배출된다.
◇안경없이 보는 3차원 영상(2014년) = 아이 아빠가 재롱을 부리는 아기를 보고는 3D 영상 저장용 안경을 쓴다. 나노 기술로 만들어진 수백 개의 마이크로 렌즈가 달린 극소형 카메라가 안경테에 부착돼 있으며 이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동시 캡쳐되는 2차원 영상들은 광대역 무선 통신을 통해 홈서버로 전송되고 3D 구현 시스템에 의해 3D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외출 전에 미리 어울리는 옷, 가방, 헤어스타일을 3차원 영상으로 미리 보고 나갈 수 있고, 3차원 영상으로 제작된 방송물, 영화 등을 3D 실감 방송으로 시청한다.
기술적으로 3D 디스플레이는 우리의 두 눈은 서로 다른 2차원 영상을 보게 되고, 이 화상이 뇌로 전달돼 본래의 입체감을 느끼게 되는 양안시차효과의 원리를 이용한다.
◇내 몸상태를 알아주는 홈네트워크(2012년) = 모처럼의 설연휴에 맞추어 미국에 사는 사촌이 왔다. 사촌은 벌써 한달째 배낭여행 중이다. 한달전에 충전한 세계 어디서나 별도의 조작없이 통신이 가능한 휴대전화는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었다. 도착 첫날, 신체상황 인식시스템이 사촌의 건강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피로가 누적됐음을 알려주었고, 피로회복을 위해 홈네트워크에서 산소농도가 높은 공기를 제공하고, 습도도 약간 높여 쾌적한 수면을 유도한다.
신체상황 인식기술은 몸 몇군데에 부착된 센서와 환경센서를 이용해 심박, 호흡, 혈당, 뇌파 등의 신체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홈서버로 전송하여 신체의 피로도, 건강상태, 감정 등을 추론한다.
신체상황 인식을 위한 기본센서는 개발되고 있으나 건강상태, 감정을 추론하는 기술은 태동기에 있으며, 향후 기술진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전망이다.
◇가상현실로 이뤄지는 과학실험(2012년) = 가상현실시스템에서는 개구리 심장 박동이 실제와 같이 손에 느껴진다. 의대에 다니는 형도 가상 수술 시뮬레이터를 사용하여 해부학 실험을 한다고 하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역사 시간에는 고려시대 몽고 침략시 불타버린 황룡사를 가상공간에 복원해 관람하고, 지금은 유리벽으로 차단된 경주 석굴암 내부를 실제로 입장하여 살펴보듯이 답사한다.
기술적으로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기술과 사용자의 동작인식, 위치추적 등을 통해 자기 의지대로 행위를 가해 변화시키고 그 결과를 체험하는 가상현실 상호작용 기술 등이 뒷받침된다.
◇초인적 능력을 주는 디지털 군복(2015년) = 우리 국군은 소수의 정예부대로 시력, 청력, 근력을 향상시키는 첨단 디지털 군복과 장비로 무장을 갖추고 있으며, 마이크로 비행 로봇에 의하여 감지되는 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디지털 군복에는 방탄ㆍ방수 기능은 물론 주변상황에 따라 색깔이 자동으로 변하고 부상을 입었을 때는 자동으로 지혈하는 기능도 갖추었다.
사람의 근육은 몸속 전기신호에 따라 수축ㆍ이완작용을 통해 힘을 만들게 된다. 일반적인 수축비율은 20% 수준인데 인공근육은 고분자 안에 탄소나노튜브 조각 등의 불순물을 넣어 약간의 전기만 흘려줘도 수축비율을 300% 이상 높임으로써 사람근육의 15배에 해당하는 힘을 낼 수 있다.
미국 MIT, 화학업체, 군납업체 등은 공동으로 180kg 군장을 지고 시속 4~8km 이동 가능한 인공근육 군복,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하고, 온습도 조절이 가능한 군복 등을 개발중이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 기자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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