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David Lee, Managing Director, Venture Source Group Inc.
이스라엘 벤처캐피탈 투자업계와
한국 벤처업계가 배워야 할 교훈
약 7백만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제주도만한 크기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미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에서도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기술투자 선진국이다. 먼저 통계적인 이스라엘의 벤처투자업계를 살펴보자. 이스라엘에는 대략 85여개의 대표적인 벤처투자업체가 존재하고 이들의 벤처업계 투자규모는 1985년이후 지금까지 독자의 상상을 초월할 210억불 이상이며 총 1,740여개 벤처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회수율를 분석해보니 미국의 벤처투자업계 평균을 상회한다. 국민총생산에 비례하여 R &D 투자 역시 세계 3위이고, 전체 규모 순으로 세계 6위의 하이텍 수출국이다. 벤처투자회사 위치를 보면, 텔아비드를 중심으로 헐즐리야, 예루살렘, 라마간, 올예후다, 사비욘 등으로 골고루 분포되어있다.
텔아비드는 한 동네에 하나 이상의 투자업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투자트랜드는 IT분야가 주류이며 2000년에만 17억불 이상의 벤처자금이 풀렸다. 물론 전세계 벤처업계가 2000년을 기점으로 투자규모 면에서는 감소하나 이스라엘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이할만한 사항은 미국의 벤처업계와는 달리, 2006년에 급작스런 투자전략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첫째, 이미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 많은 투자를 했었는데 2006년부터는 회사설립 초기에 있는 Start-up 회사에 집중투자하는 전략으로 변화했고, 둘째, 투자폴트폴리오중 IT가 70% 이상이었는데 2006년을 기점으로 BT-Bio Technology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게 과연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분석해 보자. 우선, 투자대상이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미국등 다국적이다. 예를 들어, 텔아비드에 있는 ‘G’ 벤처의 경우 66개의 투자폴트폴리오 회사중에 30%인 20개는 미국, 독일, 영국등 해외에 있다. 지난 경제칼럼 2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스라엘의 성공적인 미국벤처캐피탈 유치는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스라엘 VC또한 해외기술에 많은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이스라엘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가 직접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급으로 구성된 투자그룹 -한국의 산업자원부 정도-이 국내외 벤처투자 전담을 하고 있고 4억불 정도의 투자규모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투자의 궁극적인 목적은 투자금 회수인데 이스라엘계 벤처투자회사는 이러한 투자금 회수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Tool과 정보가 구축되어있고 투자유치 및 투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는 것을 볼 때 지속적인 투자성공의 핵심적 원인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2006년이스라엘의 과감한 투자전략 수정은 그 자신감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계 그리고 한국의 벤처업계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필자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정보는 기술기업뿐 아니라 투자기업의 핵심이며 가장 중요한 무기인 것이다. 미국 벤처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투자유치업체는 알고있어야 한다. 과연 어떤 정보를 가지고 투자가능성을 판단하는지는 알고있어야 하고 그런 정보들을 분석하여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도 한국 기술기업과 기술, 통계, 인적자원등 핵심정보에 대한 검증된 정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 벤처투자회사의 질적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기준으로 볼 때, 투자방향 및 투자원칙, 전문성, 투자규모, 펀드성격, 투자기간 등에서 국제적인 스탠다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바이오텍 벤처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단기투자금 회수원칙의 고수와 투자규모의 취약성이며, 이는 벤처투자업계의 자금조달의 원천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g. leveraged funds). 진대제 전장관이 대표로 있는 SKYLAKE 라는 한국 벤처투자사가 얼마전 설립되었다.
필자도 역시 침체되어있는 한국 벤처업계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업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단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무엇을 투자원칙으로 할 것이냐 하는 기준을 제시할 Tool과 데이타베이스, 접근가능한 투자에 관한 통계, 시장정보 등의 인프라가 아직은 없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한국계 투자회사가 돈을 벌어야지 미국 등에서도 투자에 대한 적극성을 가지기 때문에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한국투자 고려시 미국계 벤처투자사가 가장 힘들어하는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Due Diligence중 시장등에 대한 정보부족인 것이다. 기술개발회사의 주요고객의 reference만으론 확실한 투자결정을 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셋째,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미국시장 등 해외시장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하는 것인데 이는 그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요구된다. 한국 벤처업계는 그 지역의 기술에 대한 정보, 특허정보 분석, 시장 분석, 투자자 분석등인데 필자의 회사가 지난 수년간 집중적으로 투자한 부분도 역시 이러한 정보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벤처투자정보의 교환이다. 이미 투자에 성공했던 기업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런 기업이 어떻게 투자유치를 했고, 매출증대는 어떤 전략으로 했으며, 기업의 Exit Strategy는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연구가 이루어지고 그런 종합적 정보가 공유될 때 비로소 벤처업계가 발전할 수 있으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벤처투자업계에 관한 심도 있고 정확한 데이타베이스 구축이 현실적으로 업계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법적, 행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고 이런 과정이 있어야만 외국계 투자가들에게 투자의 용이함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스라엘 투자업계에서 배워야하는 교훈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하이텍업계에 제 2의 삼성이 나오지 못하면 미래가 밝지않을 것이라는 어느 컨설팅회사의 분석가의 말이 잊혀지지않는다. 필자도 한국 기술의 취약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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