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우주경쟁이 시작된 1950년대 말부터 40몇 년 동안 우주인으로서 창공에서 유일한 푸른 행성(지구)을 내려 볼 수 있었던 특권을 즐긴 사람들은 500명이 좀 넘을 정도다. 세계 엘리트 중 엘리트인 셈이다. 주로 조종자 출신들이거나 엔지니어들로서 모진 훈련을 통한 극기의 화신들로 자기절제에 능한 사람들이다. 락빌에서 자라나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 사관학교 출신인 리사 노워크 해군 대령도 그 같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두어 주 전 그가 살인미수 및 폭력혐의로 법정에 서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현재 남편과 별거 중인 노워크는 휴스턴 스페이스 센터에 같이 근무하는 동료 하나에게 연정을 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가까이 하는 것에 질투를 느꼈음인지 그를 죽이거나 해코지할 생각으로 노워크는 휴스턴에서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가 있는 플로리다까지 장장 900마일을 달려와 공군 대위인 연적을 공격했다는 사연이니까 신문에 대서특필 되는 것이 당연하다. 900마일을 쉬지 않고 달려오기 위해 어른용 기저귀를 차고 왔었다는 부끄러운 신기록을 세웠다는 보도다. 재판 결과를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우주인으로서의 생명은 끝났다고 단언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 사건 때문에 소위 후크 업(Hook up) 현상과 미국 성도덕의 현 주소를 생각해본다. 그 사건이 보도된 무렵 ABC 뉴스를 보던 중간 보스턴 리갈(Boston Legal)이란 연속극의 선전 장면을 본 것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자 변호사가 서너 명 남자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 “내가 임신을 했는데 누가 애기 아빠인가요?” 라는 게 아닌가.
얼마 전에 39세로 갑자기 죽은 애나 니콜 스미스 여사의 경우는 더 심하다. 나체 댄서였다가 플레이보이 잡지의 모델도 했던 스미스는 26세 때 80이 넘은 억만장자와 결혼함으로써 선정적 기사감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케이블 뉴스 채널과 타블로이드 황색지의 단골 메뉴가 되었던 사람이다. 남편이 죽자 전실 소생들과의 유산 싸움으로 계속 뉴스감이 되었는데 약 5개월 전에 바하마에서 딸 하나를 낳게 된다. 그 직후 20세 된 그의 아들이 약물남용으로 죽게 된다. 그러다가 그 자신도 돌연사를 하게 되었기 때문에 뉴스거리일 수밖에 없다. 기막힌 것은 스미스의 딸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현재까지 셋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세 번째로 그리 주장하는 자는 자자 가보의 여덟 번째 남편이라는 유럽계 알량한 귀족 퇴물인데 그자의 말인즉 스미스 애기의 아버지 후보자들이 20명, 아니면 30명이라고 했단다. 말이 모델이지 창녀 수준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에 대한 이 세상의 관심은 너무나도 엄청나다. 야후나 구글에 스미스의 이름을 찍어보면 무려 5천만 개 이상의 글 아니면 사진들이 인터넷 상공에 떠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상당수는 스미스의 이름을 빌려 돈을 벌어보겠다는 음란물 공급업체들이 띄운 것이지만 미국, 아니 전 세계적인 성적 타락의 한 단면이다. 여러 곳에서 지적되었지만 착한 사람이 평범하게 살면서 자기 주변사람들과 사회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죽으면 한 줄도 신문에 나기 어려운 것에 비하면 정말로 한심한 현상이다. 또 청소년들이 그와 같은 음란물에 접속해서 문란한 성생활이 정상인 것처럼 세뇌당하는 현상이 있어 부모세대의 걱정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요즘 미국 중고등학교에서 유행되는 단어 및 현상으로 ‘Hook up’이라는 게 있다. 번역하기가 어렵지만 성관계를 갖자는 초대이며 아무런 감정이나 미련도 없이 될 수 있으면 많은 상대들과 성관계를 갖는 현상을 말한다. 애나 니콜 스미스의 난잡한 성생활의 축소판 같기도 하다. 플레이보이 등 잡지와 영화 등에서 도덕적 책임감 없는 성관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해온 반세기 이상의 부도덕의 심연에서 품어나는 악취는 어른들의 직장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널리 퍼져 희생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성기능이 인간 족속의 계승을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유지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성관계는 부부사이에만의 특권이라는 도덕관을 믿을 뿐 아니라 실천에 옮겨야만 자식들을 올바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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