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이클 성당 유안나씨. 멕시코 무료 의료 진료 및 선교 체험기
----------------------------------------------------
400여명 진료. 좋은 것 내어주는 현지인통해 주님의 사랑 체험
한국 순교복자회 수녀 큰 도움줘. 동화책과 장난감,의류도 전달
샌프란시스코 성 마이클 한국인 천주교회(주임 박정배 신부)의 2007년도 멕시코 무료의료 진료 및 선교 단이 지난 1월 21일부터 28일까지 멕시코 현지에서 의료진료를 실시하고 돌아왔다. 현지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공중 보건에 대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이번 무료의료 진료활동을 위해 의료 팀과 함께 멕시코 현지를 다녀온 동성당 사회복지 분과 유안나 씨의 체험기를 싣는다.
샌프란시스코 성 마이클 한국인 천주교회는 2007년도 멕시코 무료진료를 위해 마지막 주일 주일헌금을 통한 선교 후원금과 지난 1년 동안 성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식품권 판매와 바자회 등으로 모아진 선교 후원 금으로 선교지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 동화책과 교리 교육 자료들을 구입하고 진료에 필요한 약과 비타민도 구입했다. 또 신자들이 정성껏 모아준 의류, 장난감, 돋보기 안경, 분유, 치약, 칫솔과 2007년도 달력 등 준비한 물품을 열 개의 대형박스에 담아 지난 1월21일 이토마스 치과의 등 의료팀과 함께 멕시코 행 비행기에 올랐다.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하니 지난해와는 달리 모든 짐들이 검사 대상에 올라있어 가져간 약품들이 무사히 통과 될 수 있을지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 탈없이 통과되어 모두가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마중 나온 한국 순교 복자회 실비아 수녀님의 따듯한 미소와 포옹에 긴장감이 사르르 녹았다. 이번 의료봉사 역시 멕시코 선교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순교 복자회 소속 수녀님들의 도움이 컸다. 멕시코시티에 있는 수녀원에 여장을 풀고 선교지로 가져가기 위한 약품 분류작업을 했다. 뉴욕에서 온 산부인과 닥터 이요한 형제도 합류했다. 이번 의료진료 대상지역은 지난해와 같이 생활 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짜여졌다.
다음날 선교 지를 향해 출발한 의료 팀은 10시간 이상 차를 달려 비가 오는 가운데 현지에 도착, 본격적인 진료활동에 들어갔다. 의료 팀은 진료기간동안 약400여명의 환자들을 진료 했다. 먼저 진료를 받으러 온 현지인들의 키와 몸무게 등 간단한 신체 검사부터 실시했다. 키, 몸무게, 시력 체크 등 비록 검사는 간단했지만 신체검사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 많아 일일이 방법을 알려주며 검사를 하다 보니 통역을 맡은 수녀님은 정신없이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다. 특히 이번 진료에는 지난해와는 달리 많은 어린이들이 검사를 받으러 왔다. 다행히 가벼운 감기 증상말고는 크게 아픈 어린이들이 없어 감사기도가 절로 나왔다. 치아 관리 잘한 학생들은 칭찬을 받으면서 치약 칫솔을 선물로 받고 장난감도 선물로 받아 들고 신나 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도 좋았다. 인근 마을에서도 소문을 듣고 환자들이 찾아왔다. 진료지역을 이동할 때는 트럭을 이용했는데 트럭 뒤쪽 짐칸에 타신 분들은 먼지 바람 탓에 어느새 새하얀 머리로 변해버린 것을 보았다.
진료는 대부분 현지 공소 성당 건물에서 실시했다. 의료 팀은 아침에 공소성당에 도착하면 성당 안에 의료실을 차리고 진료를 실시했다. 환자들이 기다리는 곳, 그리고 간호사가 간단한 신체검사와 함께 혈압을 재고 질문을 하는 곳, 내과 진료를 받는 곳, 치과 진료를 받는 곳, 그리고 수지침을 맞을 수 있는 곳 등이 마련되었다. 저녁에 진료가 끝나면 의료 장비를 철수하고 성당 안을 정리한 다음 수녀님 숙소가 있는 따블라스로 돌아와 하루의 일과를 평가했다. 미처 준비해오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아쉬웠던 것이 무엇인지를 메모하고 다음날을 위한 휴식을 취했다.
Los Angeles, La Morita, Tablas, Antejos, El Duro, Divisadro등 의료진료가 실시된 지역 중에는 수녀님들이 선교하기에 어려운 곳도 많았다. 많게는 100여 가구부터 작게는 10여가구로 이뤄진 마을들은 서로 종교가 다르면 바로 이웃이라도 전혀 관계를 맺지 않고 살고있었다. 또 멕시코 혁명이후 갈 곳 없는 군인들이 이룬 마을로 범죄행위가 빈번한곳도 있었다. 보건소조차 없는 마을, 한달에 한번 정도 의사가 방문을 하는 곳은 그래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미국의 생활 환경이 얼마나 좋은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벽돌집에 키우는 말도 있고 염소도 있고 닭도 있다면 마을 유지에 속한다고 한다.
선교 지에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들고 흔들던 빨마 나무가 많았다. 빨마 나무 꼭대기에는 하얀 빨마 꽃이 마치 촛불처럼 우뚝우뚝 피어있었다. 우뚝 서 있는 빨마 꽃은 먹을 수가 없지만 옆으로 고개 숙인 빨마 꽃은 따서 먹을 수가 있다고 했다. 수녀님들은 다음날 아침상에 빨마 꽃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었는데 그 맛이 삽싸름 하여 우리의 도라지 맛과 비슷했다.
만나는 환자 한분 한분의 눈을 맞춰 가면서 서두르지 않고 마음을 다해 진료하는 의료봉사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쯤 일주일의 진료기간이 끝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진료활동을 통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위대한 것을 나누려 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소박함을 나누면 된다는 모습을 선교지에 살고있는 수녀님과 현지인의 마음을 통해 배우게 된다. 나눌 때는 비록 소박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주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가는 선교지 마다 의료 팀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정성스런 그 모습에 감사의 마음이 넘쳐 난다. 좋은 것을 스스럼없이 내어주는 현지 주민들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체험했다. 진료활동을 끝내면서 느낀것은 “우리가 의료진료를 위해 그곳으로 가져간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아온다는 사실이다” 비록 짧은 기간 아쉬움이 많았지만 다음 방문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보며 진료활동을 마무리했다.
수녀님들이 남쪽 지방에서 선교할 때 그곳 마을 주민들의 생활 경제를 위해 시작하신 순 백 퍼센트 유기농 참기름을 내년도 의료진료를 위한 판매용으로 싣고 샌프란시스코에 돌아오니 잠시 내려 놓고 갔던 일상의 삶이 반갑게 나를 맞아준다. 무사히 의료진료를 마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