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 만 62세를 일기로 암 때문에 사망한 몰리 아이빈스 여사의 이름은 일반 대중에게 비교적 생소한 이름이다. 한때는 뉴욕 타임스에서도 기자생활을 했지만 주로 텍사스에 살면서 텍사스 옵서버, 그리고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에서 칼럼니스트로 활약했기 때문에 필자도 워싱턴 포스트 논평 난에서 몇 번 그의 글을 읽은 기억밖에 없다. 죽기 전 약 5년 동안은 그의 칼럼이 400여 신문에 실리곤 했었다는 것은 나중에서나 안 일이다.
최근 며칠 여기저기서 그의 칼럼 중 특히 기억에 남을만한 내용을 읽어보았는데 사회와 정치의 부정에 대한 아이빈스 여사의 정확한 혜안(慧眼)과 독특한 필치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필자도 항상 탄식하여 마지않는 미국의 총기 만연 현상과 총기 단속법의 부재 상황에 대해 아이빈스 여사는 이렇게 썼다. “나는 총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칼을 선호한다. 칼의 장점을 한번 생각해보라. 우선 당신이 누구를 찌르기 위해서는 그를 따라잡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총 대신 칼을 쓰게 되면 육체적 건강이 증진된다. 우리 모두가 뜀박질을 잘 하는 나라가 될 터니까. 그에 더해 칼은 (총알처럼) 튕겨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 칼을 청소할 때 (사고로) 죽는 일이 거의 없다.”
미국 시민들, 특히 공화당계의 시민들이 사랑해마지않던 레이건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아이빈스는 그가 머리에 든 것이 많지 않은 사람임을 비꼬면서 “(대통령의)두뇌를 벌에게 집어넣는다면 벌은 거꾸로 날 것이다”라고 했다. 역시 레이건에 대해 “만약 그가 더 차분해진다면 우리가 1주일에 두 번씩 그에게 물을 주어야할 판이다”라고 꼬집었다.
아이빈스는 어떤 동료의 말마따나 점잖은 논평의 규범을 모두 깨버린 사람이었지만 신랄한 논평을 통해 정치와 사회를 바로잡아보려는 사회개조론자의 기질이 있었고, 무력한 소시민들의 대변자로 자타가 공인했던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아이빈스가 조지 W. 부시에 대해 그의 주지사 시절부터 대통령이 된 이래 어찌 대했을까는 짐작이 된다. 특히 2006년 5월17일자 칼럼은 그 제목 자체부터 도전적이다. “부시는 정신병자인가?”라는 질문 아래 칼럼 내용의 요약은 이렇다. “정신 나간 이민정책, 부자들을 위한 700억불의 감세, 그리고 이라크에서 점증하는 무능력은 현 행정부가 제 정신상태가 아니라고 시사한다.”
아이빈스는 그 칼럼의 첫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나도 그같은 추악한 가능성을 제기하기는 싫지만 여러분들은 정신이상 상태를 하나의 설명으로 고려해보았는가? 정신병이란 설명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러면서 아이빈스는 부시 대통령이 당시에 멕시코와의 국경에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멕시코 대통령에게는 안 한다고 했다가 주병대를 파견한다고 고치더니 주병대가 (이라크 전쟁 때문에) 부족하다니까 잠시만 그러겠다고 우왕좌왕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편 (공화당) 당 전체가 미쳤다는 또 하나의 증거는 부자들을 위한 새로운 700억불의 감세법안의 통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 우선순위센터에 의하면 평균 중산층은 약 20불의 감세를 받게 되는 한편 1년에 100만불 이상 버는 사람들은 거의 4만2,000불의 세금 감소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세금을 감하면 세수가 는다고 주장하면서 다닌다. 아니 그럴 수가 없다. 우리는 정신병원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에 대한 미몽(迷夢)과 내키지 않아하는 나라(미국)를 거짓말, 그릇된 정보 및 억지로 뜯어 맞춘 정보로 그것에 끌고 간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할) 법이 없는 것인가?”라고 아이빈스는 결론지었다. 그의 죽음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반응 또한 돋보인다. “나는 그의 확신과 말의 힘에 대한 그의 열정적 신념, 그리고 탁월한 문장력을 존경해왔습니다. 그는 그의 질병과도 동일한 열정으로 싸웠습니다. 그의 순발력과 그의 신념에 대한 열정을 다시 볼 수 없어 섭섭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평논객들에 대한 태도와 얼마나 대조가 되는가.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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