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컬릿·꽃다발 대신
‘로제 와인’으로
핑크빛 사랑 고백을
사랑을 속삭여 볼까. 100송이 장미꽃 한다발에 가슴 깊이 간직했던 연민의 정을 가득 담아내는 그런 로맨틱한 사랑 말이다. 밸런타인 언저리면 속절없이 치솟는 꽃값 감당이 걱정이긴 한데… 카사노바가 미약으로 썼다는 초컬릿으로 바꿔 볼까. 너무 흔해빠진 선물이라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나 있을까.
전설의 순교자 성 밸런티누스가 순교한 날, 겨울잠에서 깨어난 암·수컷의 짝짓기 하는 날… 14세기 연인들의 축제일로 기념되어 600여년을 이어오는 2월14일 밸런타인스 데이를 코앞에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답을 주고 싶다. 캔디도 아니고 꽃다발도 아니다. 와인을 선물해라. 붉은 빛 짙게 깔린 와인 잔 속에 마음을 담아 보라. 색다른 즐거움에 사랑의 씨앗이 새록새록 숨을 쉴 것이다. 무슨 와인이 좋을까. 올해는 25달러 미만의 핑크빛 감도는 로제 와인(rose wine)과 미국산 레드와인 진팔델(zinfandel)을 추천한다.
인터넷 와인 마케팅 전문회사가 최근 수년간 밸런타인스 데이 선물 선호도를 조사해 오고 있다. 결과는 매번 와인의 완승이다. 와인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해 주는 것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남녀의 59%는 와인을, 나머지 41%는 초컬릿을 받는다면 아주 행복할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3명당 2명꼴로 와인을 선호했다.
응답자들은 화이트 와인보다는 역시 밸런타인을 상징하는 붉은빛의 레드와인을 받고 싶은 선물로 꼽았고 그중에서도 풀바디에 가까운 멀롯(Merlot)과 카버네 샤비뇽(Carbernet Sauvignon)이 가장 많았다(37%).
화이트 와인도 물론 선호대열에 올라 있다. 와인을 원하는 응답자의 32%는 시고 드라이한 풀바디 샤도네(Chardonnay)를 택했고 사랑의 고백과도 같은 핑크빛 로제(Rose)와인을 기대한다(31%)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와인의 맛은 역시 프레시하고 과일맛 풍부한 산뜻한 것들이 인기였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프레시’하고 ‘프루티’한 와인을 원했다. 또 28%는 ‘부드럽고’ ‘독창적인’ 와인, 20%는 ‘신맛이 좋고 드라이한 것’을 선호했고 7%만이 단단한 느낌의 와인을 기대했다.
<카페 ‘코코’의 바텐더가 와인을 따르며 밸런타인 준비를하고 있다>
받고싶은 선물 1위 와인
사랑하는 그녀와 감미로운‘한 잔’
■외식보다는 집에서
와인을 어디서 마시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외식보다는 대다수가 ‘집’을 택했다.
“집 벽난로 앞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 편안한 기분으로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가 37%로 제일 많았고 “집에서 와인을 마시며 로맨틱한 요리를 함께 준비하고 싶다”고 말한 사람들도 24%를 차지했다. 또 “버블 배스를 함께 하며 분위기를 잡고 싶다”가 17%였다. 반면 “근사한 식당을 찾겠다”는 응답자는 고작 14%에 그쳐 10명중 8명은 집에서 밸런타인스 데이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은 받고 싶다는 사람들의 기대일뿐, 정작 선물을 준비해야 할 사람들은 꿈도 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와인을 선물 받고 싶어하는 응답자중 고작 14%만이 남편이, 아내가 또는 연인이 이번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와인을 선물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와인을 받고는 싶은데 눈치 없는 그이가 알아채질 못할 것”이라며 일찌감치 단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은 아마도 꽃(26%)이나 캔디(23%)를 들고 들어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서글픈 일은 21%의 응답자가 이번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아무 것도 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밸런타인에는 색다른 ‘로제 와인’(rose wine)을 선물해보자. 핑크빛 색깔이 분위기를 압도할 테고 가격도 저렴해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산을 시작으로 프랑스, 호주, 사우스아프리카, 이탈리아 등 외국산까지 20달러 미만이면 맛있고 분위기 있는 밸런타인스 데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산 진판델도 좋은 추억 거리가 될 것이다. 가격은 비싼 것 보다는 25달러 미만의 것이 맛도 좋고 부담도 없다.
■와인과 초컬릿의 궁합
밸런타인에 초컬릿이 빠질 수 없다. 와인을 마시며 초컬릿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우선 스위트한 와인을 골라라. 초컬릿보다 달지 않으면 와인의 신맛만 두드러진다. 또 부드럽고 우아한 맛의 초컬릿을 골랐다면 와인 역시 라이트 보디에 가까운 와인을 선택할 것이고 맛이 강하면 풀바디 와인, 쌉싸래한 초컬릿을 원한다면 캘리포니아 진판델을 고르는 것이 좋다.
▲화이트 초컬릿 - 달콤 부드럽고 버터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므로 크리미한 맛을 없애주는 스페인산 디저트 와인 셰리(Sherry)를 추천한다.
▲밀크 초컬릿- 피노 누아(Pinot Noir) 또는 라이트 바디 멀롯이 좋다. 크리미한 무스 또는 초컬릿 맛이 강한 치즈케익에도 어울린다. 또 리슬링, 머스캐츠, 또는 디저트 와인도 좋다.
▲다크 초컬릿 - 다소 강한 맛의 와인이 어울린다. 카버네 종류와 진판델이 어울린다.
■ 로제 와인
가볍고 프레시한 맛 연인들이 즐겨 찾아
로제(rose)는 프랑스어로 ‘핑크빛’(pinkish)이라는 뜻이다. 로제 와인은 가볍고 프레시한 느낌을 주므로 봄철부터 여름까지 차게 해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핑크빛 색깔이 밸런타인스 데이에 어우러져 많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와인이기도 하다.
로제 와인은 음식과도 잘 맞는다. 가벼운 샐러드부터 파스타, 불에 구운 생선, 야채, 치킨까지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동양 음식과도 궁합이 맞으며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 향과 색깔에 취해 반하곤 한다.
로제 와인은 피노 누아에서 카버네 프랑까지 모든 종류의 적포도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
포도 껍질째 분쇄한 뒤 잠시 놓아두면 껍질 속의 붉은 색소가 나온다. 오래두면 색소가 모두 빠져나와 적포도주가 되므로 짧은 시간 기다렸다가 핑크빛이 감돌면 포도 즙만 뽑아낸다. 또다른 방법은 화이트 와인에 레드와인을 섞어 핑크빛을 내는 것이다. 프랑스 샴페인의 원산지 샹파뉴 지방에서 사용한다.
로제 와인은 신맛이 강하고, 당도가 떨어져 드라이하다. 또 가볍게 마실 수 있으며 향기가 강하다. 요즘은 단맛이 강한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진판델(white zinfandel)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산지는 프랑스로 되어 있는데 최근 수년 사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양질의 로제 와인이 생산되며 이탈리아, 호주, 스페인 등에서도 생산, 로제 와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글 김정섭·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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