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뿔도 단김에 뺀다는 철통같은 명언 때문에 한인타운은 늘 뜨겁다.
사업체의 매매나 주택 그리고 커머셜 프라퍼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에스크로가 오픈도 되기 전에 가장 먼저 문의가 들어오는 질문은 항상 클로징 날짜가 언제 인가? 하는 것이다.
맘에 쏙 드는 사업체를 찾은 바이어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이어를 만난 셀러나 관심이 가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계약서를 우선 작성하여야 하고, 그에 따른 에스크로 서류들에 양측이 필요한 내용을 기입하는 데에 보통 하루나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거리가 먼 곳의 바이어나 셀러일 경우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건만 사인한 날로부터 클로징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회사 업무를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요즘 손님들로부터 시간 단축에 놀라움과 찬사를 듣고 있다. 사실 이는 이메일을 사용하는 고객의 증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전화나 팩스 대신 이메일로 대화하고 서류를 스캔하지 않고 바로 보냄으로써 우편 메일이나 메신저로 배달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분실 염려가 없다. 그래도 원본이 반드시 필요한 서류가 대부분이므로 등기 서류나 은행의 서류 등은 원시적(?)인 방법으로의 배달이 필수이다.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바이어와 셀러가 생각하는 클로징 날짜가 드디어 문제이다. 이자가 발생하는 은행 융자에 사인하고 다운 페이먼트를 디파짓한 바이어는 이미 에스크로가 클로징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등기까지 무사히 마무리되었어도 체크를 손에 쥐지 못한 셀러는 클로징이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프라퍼티의 ‘키’를 넘기는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데 참으로 난감할 때가 있다.
아무리 타이틀 회사에서 송금이 들어오는 시간이 걸flam로 때론 등기 다음 날에 셀러의 펀드가 지불된다고 설명을 하여도 체크를 받기 전까지는 클로징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셀러로 인해서이다. 더구나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이나 연휴인 경우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래도 부동산의 경우엔 계약서에 클로징 날짜에 대한 조항이 명백하게 기입되어 있지만, 사업체 매매에선 최소한 신문의 공고일로 클로징 날짜가 정해지므로 신경전이 치열하다. 밸런타인스 데이를 앞둔 꽃집의 매매는 하루라도 빨리 끝내기를 바라는 바이어의 안타까운 마음과 대목을 앞둔 셀러의 상반된 마음이 극을 이루고, 주말 장사가 중요한 푸드 코트나 코인 런드리는 금요일이냐 월요일이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지난 월드컵 때에는 장사가 너무 잘되는 덕으로 셀러가 바이어의 속을 태우면서 클로징을 지연시킴으로써 큰 소리가 나기도 하였다. 결국 욕심을 부린 셀러가 ABC의 단속에 걸림으로써 KO패로 끝이 나버렸다.
부동산의 클로징은 집문서의 등기 날짜이고 사업체의 클로징은 인벤토리를 하는 날 혹은 라이선스의 이전 일이 된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 셀러와 바이어의 합의하에 진행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계약서에 의거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모든 에스크로에 있어 클로징 3일 전까지는 필요한 펀드가 반드시 입금이 되어야 하는 데, 이는 개인 체크가 아닌 송금이나 은행 보증 수표이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펀드가 확인될 때까지 클로징은 지연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고객들이 입금은 개인 수표를 쓰기를 고집하고 클로징 후 찾아가는 잔금은 은행보증 수표(cashier’s check)를 원한다. 에스크로 어카운트는 트러스트 어카운트로 에스크로 거래은행의 지불 유예(hold)가 없다. 손님 구좌의 평균 밸런스에 의해 발생하는 지불 유예로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오늘도 은행에서 전화가 울린다.
체크 번호 XX번 뒤에 사인과 수취인의 이름이 맞지 않습니다 곧이어 손님의 볼멘 목소리로 전화가 또 들어온다. 내 체크가 되돌아왔는데 무슨 일입니까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