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은 시절 한국에서 교육계에 잠시 머무른 적이 있는데 교사에게는 교권(敎權)이란 것이 있습니다. 교사로서의 권위를 인정해야 학생들을 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 무시무시하던 군사정권도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교사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실에까지 와서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사들 중에는 학생을 때리는 교사도 있고 성추행하는 교사도 있어요. 현실이 이러하므로 우리는 폭력과 성추행이 교권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고 교권추방운동을 일으켜야 합니까? 아니지요. 우리 사회가 교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교사들은 항상 ??내가 권위 있는 좋은 교사인가??? 하는, 자기성찰의 자세가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하리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교사가 사회가 인정하는 교권에 걸 맞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성찰 한다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폭행이나 성추행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지요. 결국 교권과 성추행등은 DNA 가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정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왜 그렇게 가부장 의식을 못 잡아먹어서 야단법석입니까?
남편이 아내를 자동차 접촉사고 일으켰다고 화내며 야단치고 윽박지르는 것은 남편이 약자를 배려할 줄 모르고 옹졸하기 때문이지 가부장 의식이 강해서가 아닙니다.
가정폭력이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하여 가부장 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참으로 천부당만부당 한 이야깁니다. 가정폭력과 가부장 의식은 서로 DNA 가 완전히 다릅니다.
가정폭력은 많은 경우 토론할 줄 몰라서 일어나는 것 같아요. 특히 우리 동포들 정말 토론할 줄 몰라요. 어떤 동포는 무슨 일로 논쟁하다가 상대편이 자기 의견과 틀리는 의견을 말한다고 하여 주먹을 휘두르기도 해요.
남편에게 가부장 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남녀평등 개념에는 어긋나지만 교사에게 교육을 위해 교권(敎權)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정을 이끌고 나가는 데에 있어서 꼭 필요합니다. 교사에게 교권이 없으면 교육은 그 순간에서 끝장입니다. 남편에게 가부장 의식이 없으면 그 가정은 깨어지기 쉽습니다. 왜야하면 가정도 하나의 조직체로서 조직 구성원이 갖고 있는 각자의 독특한 역할이 필요하거든요.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낯선 도시에 가면 비행장에서 차를 빌려서 운전은 아내에게 맡기고 나는 옆에서 지도를 들고 Navigator 역할을 하면서 아내에게 이리가라 저리가라 하며 지시를 내립니다. 아내는 운전은 잘 하지만 지도는 잘 못 보고 나는 지도는 잘 보지만 운전은 개떡같이 거칠게 하거든요. 남자나 여자나 완전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아내가 남녀평등 의식이 강하여 ??내가 왜 당신 지시를 받아야합니까??? 하며 대들고 나온다면 어떻게 됩니까?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겠습니까?
남편들은 항상 ??내가 과연 아이들의 아버지다우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부장다운가???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한다고 봐요.
어느 시인이 이렇게 말했지요. 아버지는 뒷동산에 박혀 있는 바위와 같고, 동네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느티나무 같다고요. 여성들이 가부장 때려잡겠다고 설치는 바람에 이제 아버지는 뒷동산에 박혀있는 바위가 아니라 길가에서 발길에 차이며 굴러다니는 조약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정에도 다만 수컷이 있을 뿐입니다. 이 수컷마저 잘라 버리면 남녀평등에는 많이 근접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서 과연 여성들은 행복할까요?
여자는 직장에서 퇴근해 돌아와서 이런저런 가정 일을 힘들게 하는데 남편은 TV 앞에서 스포츠나 구경하고 있다면 그것은 남편의 가부장 의식 때문이 아니라 남편이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포들은 약자를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약자를 기회만 있으면 이용하려 하는 듯합니다.
여성권인 옹호자들은 대부분 여성권익 신장을 위해서는 남녀평등이 관철되어야 하고 남녀평등이 관철되기 위해서는 가부장을 때려잡고 박살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이것은 크게 잘 못 된 생각입니다. 여성들의 적(敵)은 남녀 불평등이 아니라 약자를 배려할 줄 모르는 사대주의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육체적으로나 생리적으로 다른데 그것을 무시한 평등은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행복을 주지 않습니다.
인류 역사의 흐름은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성은 징집도 면제되어야하고 직장에서도 생리휴가, 출산휴가 등, 남성과는 차벽적인 대접을 받아야합니다. 여성의 연약한 몸으로 남성들과 똑 같은 힘든 군사훈련을 받는다거나 무거운 무기와 탄약통을 운반하게 되면 인대가 늘어져서 갱년기 이후에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들의 권익운동은 남녀평등이 아니라 약자배려운동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황종규 스프링필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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