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대학문을 나서는 젊은이들은 어른의 당당함과 신출내기의 도도함을 잃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미 지난 가을부터 캠퍼스에 몰려든 기업체들의 신규 직원채용 담당자들의 분위기를 봐서 눈치를 채고 있겠지만 사회 초년병들을 향한 취직 문이 10여년 만에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대졸 취직문호가 절절 끓던 닷컴시대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대학 커리어센터들은 1998~1999년 이후 졸업생들이 이렇게 잡 오퍼를 많이, 쉽게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고 희색이 만연하다. 황금돼지해인 2007년, 대학 졸업생들의 취직문호 상황은 다음과 같다.
기업들 “작년보다 채용 17% 늘리고, 봉급도 인상”
잡 페어에 업체 몰려… 뉴욕대생 40%가 잡 오퍼
경영 컨설팅·투자 뱅킹·회계법인 등 특히 강세
뉴욕대학 졸업반은 이미 40%가 잡 오퍼를 손에 쥐고 있다. 학교 당국은 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함박웃음인데 잡 오퍼만 많은 것이 아니라 봉급도 작년보다 5~10% 오른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업들이 우수 졸업생을 유치하기 위해 보너스 서명까지 하고 있는데 최고 1만달러 선에 가깝다고 커리어 개발센터 직원은 말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지난 가을 캠퍼스 인터뷰에는 119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이는 작년의 93개 업체에서 26개 업체가 늘어난 것이며 이들이 벽보에 부친 직원을 찾는 포지션은 180개로 작년의 135개에 비해 많이 늘어난 숫자이다.
지난 11월 보스턴에서 열린 잡 페어에서는 12개 학교가 스폰서를 섰는데 이들 학교들은 적어도 장소부족 관계로 밀려드는 업체의 5개 정도는 사양해야 할 정도로 기업들이 몰려들었고 신년 1월 중순 UCLA에서 개최된 잡 페어에는 원래 100개 업체만 참여하기로 했으나 몰려드는 업체로 인해 10개를 추가로 넣어줘야만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미 전국 대학과 기업연합체(National Association of College and Employers)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대학 졸업반 학생들을 17%나 더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작년보다 신규채용을 더 늘릴 예정이며 작년보다 줄이겠다고 밝힌 기업은 5%에 불과했다. 같은 그룹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들은 초봉도 작년보다 4.6% 인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들이 이처럼 신규직원 채용을 늘리고 있는 데는 경기호조, 비즈니스 성장, 기업 순익 증대 등의 경제적인 요소가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 들이 은퇴연령으로 접어듦에 따라 그 공백을 메우고자 하는 기업들의 시도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지난해에도 1,8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봉급인상도 4.5%에 달했는데 2005년의 봉급인상인 3.2%에 비해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 졸업생들을 향한 직업시장이 이렇게 강세를 보이자 기업들의 신규직원 채용 담당자들의 행보도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기 시작했다.
타코 벨과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등의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염 브랜드사의 신규직원 채용담당자들은 가을 캠퍼스가 문을 열자마자 작년 8월부터 캠퍼스 인터뷰를 시작하는가 하면 크래프트 식품사는 채용하고 싶은 대학 졸업반생을 본사로 초대해 오피스를 구경시켜 주고 장차 동료가 될 젊은 직원들로 하여금 젊은이들이 잘 가는 회사근처 인근의 주점과 상가도 구경시켜 주는 등 호의를 베풀고 있다.
대학 졸업반을 위한 직업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매니지먼트 컨설팅 회사, 인베스트먼트 뱅킹, 회계법인 등이 문호가 넓은 편이며 기술, 소비자 제품, 정부, 비영리단체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풀타임 신규직원의 경우 작년보다 봉급도 평균 5% 인상되어 어떤 마켓은 대략 6만달러 선에서 시작하며 작년에는 보너스 지급이 4,000~8,000달러면 신규직원 채용이 가능했으나 올해는 6,000~1만달러 선을 오퍼하고 있다. 회계 및 컨설팅 그룹의 하나인 딜로잇 & 투시는 지난해에는 미 전국에서 3,100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3,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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