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절반은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는 메리 코너 여사. 한국 사람보다 한국을 더 잘 알고 더 많이 사랑하는 미국인이다. <진천규 기자>
메리 코너 여사가 3년 동안 한국의 이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데는 자원봉사자들 도움이 컸다. 왼쪽부터 LA한국문화원의 조혜영씨, 코행가 초등학교 교사 성 김씨, 오른쪽은 작가 이혜리씨. <진천규 기자>
‘한국문화 소개 앞장’메리 코너
파란 눈에 금발. 100% 미국 여자 메리 코너. 아일랜드계 ‘라스트 네임’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나는 절반은 한국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서너차례 미국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오는 동안 “나의 몸에는 한국 사람의 피가 흐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웬만한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한국 전문가이다.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한국을 가르칠 때 사용할 수 있는 교과서(The Koreas:A Global Studies Handbook)도 직접 만들었으며 각종 교육 관련 웍샵에서는 한국 주제 발표자로 단골로 초청받기도 한다. 그녀는 또 우리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미국인이다. 한국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중국·일본 관련 세미나보다 더 많은 교사들이 와야 한다며 ‘열을 올릴 때’는 누가 한국 사람이고 누가 미국 사람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매년 미국교사 대상 한국관련 웍샵 서너차례 열어
“참가자는 느는데 재원부족… 한인들 도움 기대
최근 한국정부서 감사패 받아 너무 뿌듯해요”
서양사 전공의 그녀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신이 가르치던 학교(패사디나 웨스트리지 스쿨)에 한인 학생들이 많아지면서부터다. 한인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게 위해 한국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전문가의 길로 나가게 된 것.
그런 그녀가 지난 23일 LA 총영사관으로부터 십장생이 예쁘게 그려져 있는 ‘감사패’(Award of Appreciation)를 받았다. 그녀의 공로에 비하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그녀가 한국을 위해 어떤 노력과 봉사를 해왔는지 한국 정부가 인정해준 것이다.
소감을 묻자 “너무 고마워요. LA 포러너즈 라이온스클럽, 로타리 클럽 등 한인 커뮤니티도 많이 도와줬어요. 한국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 왔는데 한국 정부에서 알아준 것 같아 기뻐요”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한다.
특히 ‘요코 이야기’ 같은 한국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는 책들이 버젓이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는 요즘 같은 때 그녀의 존재는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사실 3년 전쯤에 스펜서 김(지난해 추수감사절 직후 폭설에 갇혀 실종돼 숨진 채로 발견된 제임스 김의 아버지)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요코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고요. 책을 읽어보니 엉터리였어요. 그래서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지요.”
코너 여사는 올해부터는 더욱 바빠진다. 그녀는 지난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교육자들을 위한 코리아 아카데미’(KAFE)라는 재단을 설립했다. 지금까지는 세미나가 몇몇 개인의 노력과 문화원의 지원으로 진행돼 왔지만 이제부터는 모양새를 갖추고 제대로 활동할 계획이다.
회를 거듭하면서 더 많은 교사들이 세미나 참가를 희망하고 있지만 재원 부족으로 이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가주 이외 지역에서도 참가를 희망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항공요금과 호텔 숙박비만이라도 지원해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안타까움이 있다. 중국과 일본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참가만 하면 500달러의 보조금이 주어지는데 교사들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런 모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 것이 KAFE다. “60여명의 교사들을 초청해 5일 동안 세미나를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강사비 등을 포함해서 3만~4만달러가 들어가요. 일부 강사들은 교통비만 받고 자원봉사하고 있는데 제대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상근 직원도 필요하고 충분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지금처럼 활동하면 2년 뒤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수줍은 표정으로 “한인 커뮤니티와 기업들의 후원을 기대한다”고 얘기하는 코너 여사를 보고 있노라니 우리가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건 아닌가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문의 (323)936-7141 조혜영씨, www.koreaacademy.org
메리 코너는 누구
메리 코너는 여사는 35년을 교직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 왔다. 대학(클레어몬트 스크립스 칼리지)에서 영문학과 인문학을 공부했고 칼스테이트LA에서 미합중국사 및 근대 유럽역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7월 1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LA지역 5개 사립학교와 6개 공립학교 교사 35명을 모집해 4일간의 세미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218명의 타인종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이해’라는 주제로 웍샵을 가져왔다. 재정적인 문제로 참가자들은 다시 세미나에 등록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 교사 한 사람이 학생 30명을, 중학교 이상 교사가 150명의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볼 때 2만명의 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은퇴 후 샌마리노에 거주하며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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