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일원 10년 넘은 한인식당들 이구동성
국제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입맛을 요구하는 손님들에게 한결같은 맛을 지키며 외길 식당 사업을 펼치기란 쉽지 않다.
104년이란 그리 길지 않은 미주 한인이민역사 속에 강산이 한번 두번 혹은 세번이 변하도록 늘 변치 않는 입맛으로 손님들이 사랑을 받는 식당을 운영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특히 1~2년 안에 식당의 간판을 바꿔달거나 주인이 바뀌는 시카고 식당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10년 넘게 같은 이름으로 한우물만 파며 가족이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여 시카고 한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식당들은 가히 시카고의 명물이라 할 만하다.
시카고 한인식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기구이 전문 한식당은 조선옥. 올해로 2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옥은 이제는 한인들만을 위한 식당이 아닌 시카고를 대표하는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뒤를 잇는 고기구이 전문 한식당으로는 시카고 갈비(18년), 산수갑산(15년), 우래옥(13년), 강남 갈비(10년) 등이 있다. 한식당으로는 버드나무 집(21년, 창업주 조카운영), 미나리(20년), 씨알 삼계탕(14)에 이어 장중동 왕족발 식당이 12년째 한 주인이 운영하고 있다. 중식당으로는 아서원이 25년째 운영중이 국빈반점(22년), 대북경(19년, 창업주 조카운영), 일품향(15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한 일식당으로는 도모 77(27년), 미도리(18년), 파라다이스(10년)가 10년 넘게 한인뿐만 아니라 타 인종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업소들의 대표들은 늘 한결같은 맛을 선보이기 위해 값이 비싸더라도 신선한 재료 사용과 반찬 하나하나에도 주인의 손길과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이 아닌 사랑을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로인해 전체 손님의 80% 이상을 단골로 끌어올릴 정도로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한 것이 10년 이상 시카고에서 한 업소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조선옥의 박소양 매니저는“다소 비싸더라도 최고 품질의 재료만 사용한다. 이로 인해 29년 동안 한결같은 입맛으로 손님을 맞은 것이 업소의 장수비결”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갈비 김지연 대표는“최고의 서비스와 품질로 자연친화 상품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고 강남 갈비의 김옥선 대표는“예전 한국의 시골에서 먹던 맛을 살리기 위해 직접 된장을 담는 등 업소의 장수비결은 손맛에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우래옥의 이흥규 대표는“우래옥이란 이름에 맞게 상질의 고기와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산수갑산의 김영권 대표는“업소의 넉넉한 인심과 새로운 매뉴 개발”을 자랑으로 꼽았다. 창업주의 조카로서 업소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버드나무집의 박희경 대표는“가정에서 먹는 듯한 구수한 맛”을, 미나리의 박순덕 대표는“재료마다 요리할 때 최고의 맛을 내는 온도가 있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온도에서 요리하는 것이 미나리 식당에서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씨알삼계탕의 조주경 대표는“사랑이 담긴 음식을 통해 손님들과 감정교류를 하고 있는 것”을, 장충동 왕족발의 김태훈 대표는“10년 넘게 함께 일한 주방장의 한결같은 손 맛”을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아서원(대표 고흥운)은 “당일 쓸 재료는 당일 구입하는 것을 업소의 원칙”으로, 국빈반점(대표 진사영)은“22년 동안 모든 요리를 업소 대표가 직접 해 음식의 맛이 일정한 것”을, 대북경(대표 고월균)은“음식을 만들 때에도 정직과 신용으로 늘 상급의 재료만 사용한 것”을, 일품향의 이청묵 대표는 “정성”을 오랫동안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은 비결로 꼽았다. 파라다이스의 김한수 대표는“생선을 통채로 구입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을 업소 장수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우촌과 해운대 갈비를 창업한 바 있고 현재는 고바우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등 20년 동안 시카고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희 대표는“음식은 무엇보다 손맛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라며 “손님들은 그 정성을 금방 맛으로 느낀다. 한 업소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비결은 업소 대표의 사랑이 담긴 음식이 첫째”라고 손꼽았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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