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슬프디 슬픈 장례식과 하관식에서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운 경험을 했다. 필자가 다니는 실버스프링 여호와의 증인 회중에 속한 어떤 자매님의 손자가 만 20세도 채 못 된 나이에 교통사고로 비명횡사를 당했기 때문이다. 장례식 치고 슬프지 않은 장례식이 없겠지만 특히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나 어린아이들의 죽음은 가족 성원들에게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앤드류란 그 청년은 1월12일 새벽 12시30분경 같은 동네의 18세짜리 친구가 운전하던 차에 동승했다가 66 고속도로가 495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던지 또는 과속 때문이었던지 차가 두 번이나 큰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나 참변을 당한 것이다. 그의 장례식에서는 흔히 기독교인들이 잘 쓰는 소천이라는 표현이라든지 어린아이가 죽게 되는 경우 하느님께서 천사가 하나 필요해서 데려가셨다든지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증인들이 성경을 믿는 대로 사람이 죽으면 아무런 의식도 없이 무덤 속에서 잠자는 상태이며 예수께서 왕으로 임재하시게 될 때 부활로 다시 살게 된다는 소망에 대한 설명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려는 장례사가 있었다. 그러나 너무 뜻밖의 일을 당해 넋을 잃다시피 한 앤드류 군의 어머니가 관 앞을 떠나지 못하고 그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는 광경은 모든 문상객들을 울리기에 족한 것이었다.
어떻게 그 같은 불행이 생기는 걸까. 성경의 설명대로 시기와 우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도서 9:11) 공교롭게 9장 11절이다. 2001년 9월 11일에 트윈 타워에 있는 비즈니스에 약속이 있어 그곳에 가있던 사람들이 시기와 우연 때문에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우리도 어느 시점에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문명의 이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음주운전 같은 범죄행위가 아니더라도 요즘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블랙 아이스(얇은 얼음이 길에 깔린 상태) 때문에 6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동차가 순식간에 달리는 흉기로 둔갑할 수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면허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경험이 부족하면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모험심이 강해 두서너 대에 분승하여 누가 빨리 갈 수 있는지 등의 내기를 걸다가 무참하게 죽거나 다치는 것은 주로 20대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버지니아에서는 18세 미만으로 면허를 받으려면 운전교육과정 이수는 물론 40시간의 실제 운전경험 중 10시간은 일몰 후에 한 경험이 있어야 된다. 40시간 운전경험자가 4,000 아니면 4만 시간 이상의 경험자들에 비해 위기대비능력이 뒤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정말 미국에서는 윤화가 심각하다. 1년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 수가 4만4,000명 정도니까 매일 120명이 희생된다는 통계다. 어느 칼럼에서 읽은 것처럼 그 숫자의 심각성을 다음처럼 생각해볼 수 있다.
-이라크에서 미군이 전쟁 3년 반 동안 3,000명 이상 전사했다. 미국에서의 1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육박하기 위해서는 미군이 이라크에 50년은 주둔해야 된다는 계산이다.
-전국안전협의회에 의하면 우리가 일생동안 교통사고로 사망할 수 있는 확률은 84대 1이란다. 메가 로토에 당선될 확률인 175만 대 1과 비교할 수 있다.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5년 동안 합산하면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에서의 쓰나미 때문에 죽은 피해자들 수가 된다.
교통사고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실상 교통사고는 어린이들만 아니라 3세로부터 33세 사이의 연령층에 있어서 가장 큰 사망원인이다. 운전할 때 조심하자. 불요불급하면 밤늦게 운전하는 일을 피하자.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이고 과속운전이나 운전 중 셀폰 이용도 삼가도록 하자. 그리고 안전벨트 착용도 잊지 말자. (지난 주 칼럼에서 ‘연방 법규 때문에’가 ‘연방 범죄 때문에’라고 오식되었기에 바로잡습니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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