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이 벌써 반쯤 지났다. ‘체중을 줄이겠다.’ ‘담배를 끊겠다.’ ‘운동을 시작하겠다.’ ‘책을 더 많이 읽겠다.’ 등등 새해 바라고 또 하고싶은 일이 ‘작심삼일’이 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새해 결심을 지키고 강한 의지로 용맹정진 하는 분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나는 올해 레절루션(결심)으로 ‘성경을 한 줄이라도 매일 읽겠다.’ ‘일기를 매일 쓰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이 시점에 이 결심은 이미 무너져버린 서글픔을 안고 있다.
결심을 못 지킨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생활의 리듬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읽고’, ‘매일 쓰겠다’는 것을 ‘자주 읽고’, ‘자주 쓰겠다‘는 것으로 타협을 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이지만, 이 ‘자주‘를 실천하려해도 남 다른 노력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과년한 딸이 올해는 좋은 짝을 찾아 시집을 갔으면, 하는 바람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바람이듯이, 올해 우리들의 실물경제가 호전되었으면 하는 희망사항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새해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경제가 좀 풀려 풍요롭게 잘 살았으면 하는 점일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옛날에는 ‘의미 있는 인생 철학 정립’을 삶의 최고선으로 꼽았는데, 요즈음 젊은 세대는 ‘경제적 풍요’가 삶의 목적으로 변했다.
그 바람이 한국에서는 청계천을 뚫은 이명박씨를 대통령으로 뽑자는 압도적 여론을 몰고 왔고, 미국에서는 ‘부자’ 되기 위한 현명한 투자에 대한 대책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어둡고 미국 밝아
우선 한국과 미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난 해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은 올해 경제가 더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을 드리우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10%로(작년 14.6%) 하락 할 것이며, 경상 수지 흑자규모는 10억 달러로(작년 60억 달러) 대폭 준다. 심각한 것은 취업난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면서 일자리 창출 능력이 현저하게 퇴화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연간 50만 명에 이르렀던 새 일자리가 고작 30만 명 선으로 줄어 들었다. 여기에 만약 부동산 투기의 버블이 꺼진다면 IMF 위기 보다 더한 시련이 닥칠 거라는 불길한 예언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생존 돌파구는 미국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지금 한국은 외화가 너무 많아 내년부터는 해외투자한도를 300만 달러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이렇게되면 한국 투자가들의 미국부동산 매입 열풍이 몰아칠 것이 뻔하다. 이는 미주동포 사회 경제력에 큰 변수로 등장 할 것임에 틀림없다.
미국 경기는 작년에 부동산 매매 냉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성장했다(성장률 3.1%). 올해도 부동산 침체와 자동차 업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유가가 안정되면, 미국 경제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주택경기도 되살아 날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 아직도 기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다 실업률이 매우 낮고 임금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우려는 상존하지만, 2007년 경제의 키워드는 “성장은 느리지만 침체는 없을 것이다.”라는 전망이다. 올 중반부터 경제가 비상 할 것이라는 신나는 소식도 들린다.
경기 전망이라는 것이 마치 ‘일기예보’와 같아서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따라서 보는 각도에 따라 명암이 교차된다. 예보는 ‘흐림’인데 비가 오고, ‘비’인데 ‘개임’ 일 수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비를 대비해 우산을, 춥기 전에 따뜻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투자는 장기적 안목으로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 생활 경제와 가장 밀접한 증시 동향이 낙관적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증시는 세계적으로 청신호였다.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다우지수’를 비롯해 미 증시의 ‘글로벌 효과’는 한국도 동반 강세로 이어졌다.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으나,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힘입어 올해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우리들은 단기적으로 올랐다 내렸다 하는데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기다리면 주식가격은 반드시 오른다는 믿음을 갖고 기다리면 된다. 비 오고 추운 날을 대비해 우산과 옷을 준비하듯 말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의하면 투자는 대비(對備)다. 투기가 아니다. 전문적 지식도 없으면서 누가 좋다니까 덩달아 주식을 산다든지, 누구는 얼마를 벌었다더라, 라는 말만 듣고 함부로 뛰어 들었다가는 낭패보기 일수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활용이 바람직하다. 재테크는 은행이자 보다 높은 이익(배당)을 보장받는다. 이들은 안전을 위해 항상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를 권하고 있다.
우리 동포사회에도 학자금 마련이나 부의 축척, 은퇴준비를 위한 재테크에 실력 있고 경험 많은 재정 전문가들이 있다. 이런 한인사회의 인력 풀을 우리가 충분히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니 ‘새해 결심’처럼 바람과 욕심만으로는 안 된다.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요구된다. 본보가 독자들의 유익한 경제 정보 제공을 위해 신설한 ‘경제 섹션란’은 시의 적절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자! 부의 상징인 돼지띠의 해를 맞아 실현 불가능한 벼락부자의 허망한 꿈은 버리고, 착실한 재테크로 지난해보다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바람을 구체적으로 행동화했으면 한다.
육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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