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게다가 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한인학생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는 어퍼머티브 액션(소수계 보호정책)까지 역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진학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하버드대, 예일대 등 최고 명문대로의 진학을 꿈꾼다. 학교에서 잘 한다고만 하면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들을 한다. 꿈을 높이 가지고 공부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다. 최고 명문대로 진학을 원한다면 그냥 잘 하는 정도가 아닌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성적과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필요가 있다. SAT 2,200점을 받고 학교에서 10% 안에 드는 정도라고 어느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는 큰 오산이다.
SAT를 주관하는 College Board는 매년 학생들의 SAT 내역을 발표한다. 최근 보고서에서 나온 SAT I 점수 분포를 살펴보자. 800점 만점인 SAT I Critical Reading 점수 분포를 보면 750점 이상을 받은 학생수가 2만5,944명, 700~749점은 4만3,049명, 650~699점은 9만469명, 그리고 600~649점은 15만4,916명이었다. 예를 들어 600점 받은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보다 점수가 높은 학생 수가 무려 31만4,000여명이 있다는 것이다. 700점 이상을 받는 학생 수도 약 8만명에 가깝다. SAT I Reading 점수 700점 받았다고 자만할 수 없다는 얘기다. 참고로 매년 하버드나 예일대에 합격하는 학생수는 각각 2,000여명에 불과하다. 한인 학생들이 강한 SAT I Math의 경우 평균점수는 더 높다. SAT I Math의 경우 750점 이상을 받는 학생수는 3만2,800명 700~749점은 6만2,959명 650~699점은 11만3,658명 그리고 600~649점은 16만9,215명이었다. 600점 이상 학생수가 37만9,000명 정도이고 700점 이상 학생수도 9만6,000여명이나 된다. SAT I 과목 중 평균 점수가 가장 낮은 시험은 Writing 과목으로 나타났다. Writing 점수 분포를 보면 750점 이상이 1만7,510명 700~749점은 3만7,848명 650~699점은 7만6,722명 600~649점은 12만7,903명이었다.
SAT 성적 하나만으로 학생의 우수함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치열한 입시 경쟁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아시아계 학생 중 SAT를 만점 가까이 받고 성적도 완벽에 가까운데 아이비리그 대학에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한 중국계 학생이 전 과목 A를 받고 SAT I 2,400점을 받고도 모든 아이비리그 대학에 불합격해 대학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명문대학으로 입학이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중 하나로 알려진 스탠포드 대학을 살펴보자.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고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은 한번쯤 스탠포드 대학 지원을 고려해볼 것이다. 작년에 스탠포드 대학에 지원한 학생수는 약 2만2,000여명이었고 이중 10.9%만이 합격했다. SAT I 점수별로 합격률을 살펴보면 Reading 점수 70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합격률은 17.4%, 그리고 Math 점수 70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합격률은 겨우 14%에 불과했다. Reading이나 Math 중 700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학생은 합격률이 10% 미만이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전교 석차가 2% 안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합격률 역시 18%밖에 되지 않았다. 쉽게 말하자면 전교 10등 안에 들어도 스탠포드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5분의1도 안 된다는 뜻이다. 아시아계 학생들이 입시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그 확률은 훨씬 더 낮아진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 할지라도 자만하면 안 된다. 자신의 위치를 한번 생각해 봄으로써 내가 어느 정도에 있으며 어떤 점이 부족한지 한번 판단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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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아이비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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