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평판있는 워싱턴 포스트의 의견 논평 페이지는 보통사람들의 글이 실리기 어려운 곳이다.
나의 예를 들자면 몇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노무현 대통려의 임기초의 조중동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 정책에 대한 글을 실어 주겠다고 해서 고쳐 보내는 등 가벼운 흥분까지 했다가 그마저 불발탄이 된 경험이 있다.
헨리 키신저 등 저명인사들의 글이 포스트의 청탁 아니면 본인들의 기고로 쇄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같이 어려운 지면에 일주일전 12월 초 오레곤에서 길을 잃어 가족은 차에 남겨 두고 눈덮인 광야에서 방황하다가 죽음을 당한 제임스 김의 아버지 스펜서 H. 김씨의 글이 실렸다.
‘나의 아들 죽음의 교훈들’ 이라는 제목의 그 글은 제임스 김과 그 부인 그리고 두 딸의 실종사건으로 미국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사건이었다는 시사성의 이유로만 선정된 것이 아니고 김씨의 탁월한 문장력과 문제 제기 능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펜서라는 미국 이름을 가진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60대의 김씨는 경기 고등학교 재학중 미국에 와서 교육 받고 계속 이곳에 거주하면서 사업에도 크게 성공한 자선가라니까 영어 구사가 완벽한 사람일 것이다. 자기 가정의 비극이 남에게 되풀이 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아버지의 결심이 잘 드러나 있는 글이었다.
김씨는 우선 오레곤 산간 지방의 벌목 현장에 이르는 사설 도로들에 대한 진입이 어렵도록 벌목회사들이 보기 쉬운 경고판들을 잘 붙여 놓고 관리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또 정부는 그 같은 사설 도로들에 대한 진입 차단 상황을 점검해야 하고 경고판이나 차단 시설을 제거하는 행위를 연방범죄 정도로 다스려야 된다고 김씨는 주장한다.
맵 퀘스트 같이 이 컴퓨터에서 뽑을 수 있는 길 안내서만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교훈도 있다. 아마 제임스 김이 사용한 운전 안내서는 산길을 주요 도로로 잘못 표기했던 모양이다.
둘째로 아버지 김씨는 연방의회가 긴급 상황 아래서는 크레딧 카드와 전화 사용 기록이 가족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질 수 있게 프라이버시 관계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선 김씨는 아들 가족이 실종되었음을 사흘 동안이나 모르고 있다가 알게된 다음에도 크레디트 카드와 전화 사용 기록을 며칠 동안 확인할 도리가 없어서 제임스 김과 그 가족에 대한 탐색이 그만큼 늦어졌다는 것이다. 제임스 김 일행이 마지막에 묵었던 호텔과 마지막으로 식사를 한 식당에서 연방 범죄 때문에 며칠 동안 그것을 확인해 주지 않았기에 분초를 다투는 구조작업에 탐색 지역의 축소화가 불가능했다는 애기다.
제임스 김이 길을 잃고 헤매다 보낸 셀폰의 송신 조차 실종 사실이 경찰에 신고된지 삼일 후에야 확인되었는데 그것 조차 당국자가 아니라 셀폰회사의 엔지니어들이 자원했기 때문이며 그 결과 탐색 지역의 범위가 축소될 수 있어 김씨의 며느리와 두 손녀딸은 이틀 후에 구제될 수 있었다.
셀폰 송신에 대한 사실이 하루만 일찍 확인되었어도 제임스 김이 16 마일 눈길을 헤매다가 체온 급강하로 죽는 대신 가족과 함께 구조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아버지의 안타까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셋째로 당국자들이 탐색 구조 작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훈련과 실제 작업 기간 중 (지방 경찰, 주 경찰, 연방 기관간의) 원활한 통신과 지휘 체계가 있어야 된다고 김씨는 강조한다.
김씨가 안타까워하는 사실 중 하나는 체온을 검출해 낼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오레곤 주 방위군의 헬리콥터들이 셀폰 정보가 알려진 다음에도 며칠 동안 뜨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그로부터 이틀 후 민간인 헬리콥터들이 제임스 김의 부인과 두 딸들을 구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연방항공청(CFAA)에서 생사가 달린 구조 작업의 경우 신문 방송사들의 비행기들이 사고 현장 부근에 근접하지 못하도록 임시비행금지 명령을 절저히 집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불행히도 FAA가 미디어 기관의 요청에 굴복하여 그들의 비행기들이 구조 지역을 날게 했기 때문에 위험해서 구조 비행기가 한나절 뜨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지적한다. 김씨의 노력으로 제임스의 비극이 다른 가정에 생기는 일을 방지할 수 있는 결과가 이루어져 그가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