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우리는 미주이민 104 주년을 맞는다. 이전에 비해 이민의 어려움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민생활에 잘 적응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역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미주 한인 이민역사는 이민의 연륜과 햇수의 관점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어려움을 견디며 생활터전을 이루어온 한인들의 경험의 집적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특히 미국에 이민 온 처음 몇 년을 어떻게 적응 하느냐가 중요하다.
왜 사람들은 미국에 이민 오기를 원하는 것일까. 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민을 받는 나라에는 잡아끄는 효과(Pulling Effect)가 있고 이민을 내 보내는 나라에는 밀어내는 효과(Push Effect)가 있다. 양쪽의 두 힘이 합쳐서 이민이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인구조사 통계자료에서 이민을 받는 나라의 소득 수준에서 이민자의 소득을 뺀 수치를 Pulling Effect로 하고, 이민자의 소득에서 이민자의 본국 소득수준을 뺀 액수를 Pushing Effect로 간주 한다. 이 숫자를 이민자 소득으로 나눈 비율 수치를 가지고 나라별, 직업별 또는 지역별 Pulling Effect 와 Pushing Effect를 산출 한다. 그리고 이렇게 산출된 수치는 미국 이민의 현실을 알려 주게 되는 것이다.
쉬운 말로 하면 이민가고 싶은 나라의 돈 벌이가 좋으면 잡아당기는 힘이 되고, 자기 나라에서 돈 벌이가 나쁘면 이민을 가도록 밀어내는 영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개인의 입장으로 볼 때 소득의 차이만이 이민의 이유는 아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 들은 이민수속을 한 사람, 공부하는 학생들, 정부와 회사 주재원들, 그리고 불법 이민을 하는 사람들 등 다양하다. 이들 모두가 자기들이 생각하는 Pulling Effect와 Pushing Effect를 계산하고 미국에 이주하여 영구 이민을 생각하는 것일게다.
이들 중에는 한국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 웅지를 펴겠다는 사람도 있겠고, 한국으로 부터 도망해서 미국에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민이란 자기의 생존기반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다. 가족과 친구를 떠나고, 몸에 익은 풍습과 환경을 버려야 하고, 모든 경제적 조건도 달리하고 언어도 음식도 다른 나라로 가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자기뿐 아니라 온 가족과 후손들에게도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살게 하는 터전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러니 이민 계획을 빈틈없이 짜야겠다.
이민에는 법적 이민 장벽과 미국과 한국의 여러 차이 등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민을 계획하는 본인의 사람됨이다. 본인의 건강과 개성은 새로운 환경에 대처 해가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성공 없이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삶의 전투를 하는 일이다. 성공적 이민생활을 위해서는 첫째 이민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둘째는 미국에 온 다음에 살아갈 길을(Pulling Effect) 충분히 알아야할 것이고, 셋째는 한국을 떠남으로써 잃어버리는 모든 것을(Pushing Effect)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다행이 요즘은 미국생활을 경험한 사람도 많고, 미국의 친인척과 친구들이 이끌어 주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대개는 이민정착 후 2년을 잘 버티면 좀 눈이 뜨이고 이제는 살 수 있구나 하는 자신이 붙는다고 한다.
미국 이민법과 제도의 이해도 필요하고 경제적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할뿐 아니라 생각하는 의식구조가 미국사람 같이 바꾸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제는 미국에서 한인사회가 많이 발전했다. 웬만한 대도시에는 한국식품점, 한국 음식점과 한인교회가 있다. 한국 신문도 있고, 한국 TV나 라디오도 시청할 수 있고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한류를 접할 수 있다. 한인 2세들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했다.
한인사회의 기반이 튼튼해졌다. 한인이민 104년의 결실이다.
<권대원> KAFT.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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