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성악가들이 합창단 수준을 높여주고 있죠”
“어느새 6번째 시즌
현존 작곡가 작품소개 주력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할 것”
LA 매스터코랄은 세계적인 수준의 합창단이다. 지난 1964년 창단된 이래 4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LA 매스터코랄을 이끄는 사람은 40대 중반의 지휘자 그랜트 거손. 사람 좋게 생긴, 시원시원한 외모가 눈에 띄는 4대 지휘자 그랜트 거손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거손은 지난 2001년 7월 폴 살라무노비치에 이어 지휘자로 선임돼 올해가 6번째 시즌이다. 그 동안 필립 글래스, 스티브 라이크, 크리스토퍼 라우즈 등 현존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거손은 이를 두고 쉽지 않은 ‘도전’(challenge)라고 표현했다. “전임자가 정통 합창곡을 통해 LA 매스터코랄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저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전공이 피아노이다 보니 ‘절대 음감’이 발달될 수 있었고 그래서 현대 음악을 하는 데는 유리한 편이지요.”
특히 오는 28일에는 ‘현존하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불리는 스티브 라이크의 70세 축하 콘서트로 대작 변주곡 ‘당신은’(You Are)을 재현하고 2002년 이슬람 무장단체 취재 중 납치, 살해된 월스트릿 저널 기자 대니얼 펄을 위한 작품 ‘대니엘 변주곡’(Daniel Variations)도 초연한다.
거손은 한인 성악가를 좋아한다. 현재 LA 매스터코랄 소속 한인 성악가는 모두 6명. 전체 단원이 120명인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거의 ‘편애’ 수준에 가깝다.
단원들은 “서양 음악이 아닌 다른 나라 음악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단원을 새로 뽑을 때도 미국인이 아닌 지원자를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 이에 대해 거손은 “한인 성악가들은 음악적으로 아주 훈련이 잘 돼 있고 아주 강한 뮤지션들”이라며 “사실 LA 매스터코랄의 수준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외국인 성악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거손을 좋아하는 한인 팬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초 LA 다운타운 천사들의 모후 대성당에 있은 메시야 싱어롱 연주회에도 많은 한인들이 참석했다. 교회 합창단원 50여명과 함께 공연에 참석한 한인 데이빗 손씨는 “LA 매스터코랄은 합창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특히 지휘자 거손의 지휘 모습을 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LA 매스터코랄의 공연을 한번이라도 현장에서 본 사람이라면 ‘지휘가 살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손의 지휘는 동작이 크다. 실제 키는 5피트8인치이지만 지휘하는 거손은 6피트가 넘어 보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표정이 살아있다.
싱어롱 시간에 그가 객석을 바라보며 지휘하면 관객들도 거손의 지휘대로 자신의 목소리가 조절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지휘란 저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지휘를 잘 하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닐까?
“지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지휘자가 느끼는 감정을 단원들에게 잘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휘를 연습하기보다 음악과 악보를 공부합니다. 거울을 보며 지휘를 연습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음악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합니다.”
거손은 “이달에도 단원 모집 오디션이 있는데 많은 한인들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희망자는 12일까지 이력서를 팩스(213-687-8238)나 이메일(lamc@lamc.org)로 보내면 된다.
한인단원 6명… 미국 최정상급 합창단
●LA매스터코랄은
올해로 43번째 시즌을 갖고 있는 LA 매스터코랄은 1964년 LA 필하모닉, 마크 테이퍼 포럼과 함께 LA 뮤직센터가 운영하는 합창단으로 창립됐다.
로저 바그너(1964~86), 존 커리(1986~91), 폴 살라무노비치(1991~2001)에 이어 40대의 지휘자 그랜트 거손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3년 6월에는 ‘모험적인 프로그램 편성부문’(Adventurous Programming)에서 ‘우수 코러스 아메리카 어워드’를 수상했고 혁신적인 레퍼터리 선정 및 현대 작곡가들의 신작 무대로 유명한 미 최상의 합창단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을 주공연장으로 사용하며 영화 ‘A.I.’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등에도 LA 매스터코랄의 합창이 사용됐다.
한인 단원이 많아 친근감이 드는 LA 매스터코랄의 2006~07시즌 남은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티켓 19∼79달러.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LAMC.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213)972-7282, (800)787-5262
▲1월28일 오후 7시: 스티브 라이크 70세 축하 변주곡 ‘당신은’(You Are)’
과 ‘대니엘 변주곡’ 초연
▲3월4일 오후 7시: 재즈 피아니스트 메리 루의 ‘매스’(Mary Lou’s Mass)
▲3월25일 오후 7시: 크리스토퍼 라우즈 ‘레퀴엠’ 세계 초연
▲4월22일 오후 7시: ‘하이든에 경의를’ 2부: 하이든 ‘넬슨 미사’(Lord
Nelson Mass)와 아르헨티나 작곡가 라미레즈 ‘미사 크리올라’(Misa Criolla)
▲6월3일 오후 7시: ‘LA라는 세계’(LA Is the World) 초연: 아르메니아
출신 작곡가 이브 비그래리언, 이란 출신 음악가 페지만 하다디 등.
●거손은 누구
피아노도 수준급에 음감 뛰어나
그랜트 거손은 1960년 캘리포니아 알함브라에서 태어나 USC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전형적인 남가주 출신의 음악가다. 지휘를 하기 전에는 수준급의 피아니스트로 이름이 꽤 알려졌고 음반도 제작했다. LA 매스터코랄 지휘자로 오기 전에는 LA 필하모닉과 LA 오페라에서 부지휘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안정적으로 이끈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성악이 아닌 피아노를 전공해서인지 음감은 뛰어나지만 사람의 목소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목소리를 이용해서 기쁨을 나타내거나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성악 전공 지휘자에 비해 약하다는 것이다. 소프라노인 아내 엘리사 존스톤 사이에 아들과 딸을 한명씩 두고 있으며 현재 이글락에서 살고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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