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배우는 삶의 지혜
최 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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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who you walk with,
and I will tell you who you are.
당신이 누구와 걷는지를 말해달라.
그럼 난 그대가 누군지 말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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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해주오. Tell me. 당신이 누구와 함께 걷는지. Who you walk with.
그럼 난 그대에게 말할테요. And I will tell you. 당신이 누구인지. Who you are. ‘후 유 워~크 위드’는 같이 걷는 사람들, 즉 삶의 동반자나 친구들을 말합니다.
’후 유아~’는 당신의 됨됨이, 즉 당신의 사람됨[인격 人格]을 말합니다. 희랍인 아리스토텔레스의 ‘ethos’[에토쓰]가 바로 ‘who you are’입니다.
’who you are’는 ‘what you are’와 다릅니다. 내가 누구인가는 내가 무엇인가와 아주 다릅니다. 내가 아버지요 남편이요 선생인건 내가 어떤 인간이라는 전존재적 됨됨이와는 많이 다릅니다. ‘Who are you?는 What are you? 보다 훨씬 심오한 질문입니다. Who are you?에 잘 대답할 수 있다면 영혼의 내공이 무척 깊은 경지라 말할 수 있습니다. What are you?란 질문에는 그때 그때의 사회적 가면을 앞세워 쉽게 빠져 나갈 수 있지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은 나이 50 지천명을 훌쩍 넘긴 뒤에도 여전히 난감한 질문입니다.
내 인격을 가늠하는 여러 잣대 중 내가 어울리는 사람들의 됨됨이가 있습니다. 내가 어울려 일하고 놀고 같이 살고 하는 여러 일상 속의 사람들 - 그 삶들을 뭉뚱 그려보면 내 인격의 거울이 나타난다는 말씀입니다. 지혜로운 친구가 많은 이는 곧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이기적인 동료가 많은 이는 스스로 이기적일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는 거울이란 말이 있죠. All relationships are a mirror of oneself. 모든 인간관계는 바로 내 삶의 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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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who you walk with,
and I will tell you who you are.
당신이 누구와 걷는지를 말해달라.
그럼 난 그대가 누군지 말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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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여정입니다. 토마스 머튼 신부의
말씀처럼 우린 섬들이 아닙니다. 틱낫한 스님의 말씀처럼 우린 ‘사이존재’
[inter-being]입니다. ‘human being’이면서 ‘human becoming’이기도 한
우리, 잘 보면 우리의 관계가 곧 우리라는 존재를 규정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 알 수 있어. 마누라 보니 그 사람 어떤 사람인지 대략
알겠두먼. 서방 보니 그 여인 인품이 짐작이 가네. 그 에미에 그 딸이지. 그 애비에 그 자식 아닌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지. 그 사람 요새 왜 그런 인간들하고 나돌아 다닌데? 그분 제자들 보니 선생 인격을 알겠더군...
사람과 사람 사이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렇습니다. ‘사이존재’로서의
인간인 우리는 바로 인간[人間]이란 한자말 그대로 사람 사이에 있다는 뜻입니다. 사이에 있음으로 사이를 알고, 사이를 앎으로 사람을 아는 삶의 지혜. 지도자의 필수요 원만한 인생의 시금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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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 me who you walk with,
and I will tell you who you are.
당신이 누구와 걷는지를 말해달라.
그럼 난 그대가 누군지 말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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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둘러봅니다, 내 주위를. 같이 사는 식구들로부터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 놀이터에서 어울리는 사람들, 간간이 교류하는 영혼의 도반과 친구들, 멀리 있으나 가까운 사람, 가까이 있으나 먼 사람, 늘 생각나는 사람, 나의 존재를 의미있게 하는 사람, 그 사람이 있음으로 내 가슴이 벅찬 사람, 오랜 만남이 껄끄러운 사람, 만나고 있으면서도 그리운 사람...
이 모든 사람들이 바로 나의 됨됨이를 가늠케 해 주는 거울입니다. 내 거울이 투명하지 않으면 그건 바로 내 관계의 불투명 때문입니다. 내 관계의 허물은 결국 모두 내 허물입니다. Mea Culpa! 메아 꿀파!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로소이다. 내가 같이 걷는 사람들의 됨됨이가 바로 나의 ‘에토쓰’를 결정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 새해를 맞으며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반성을 해 봅니다. 텔~미 후유 워~크 위드, 앤아을텔~유 후유아~.
곰곰이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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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다른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로 배우는 삶의 지혜]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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