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맞는 한인들은 경제적으로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한 해 전망을 가지고 있으며 이민생활에 대해서도 매우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지난 해 12월10~20일 10일 동안 한인 289명과 한인1.5세, 2세 23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2007년 한인 경제전망 및 정치의식 조사’와 ‘2007년 한인 1.5, 2세 정체성 의식조사’에서 나왔다.
한인들은 ‘2007년 한인 경제 전망 및 정치의식 조사’에서 올 한해 자신들의 개별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만이 ‘지난해보다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대답한 반면, 49.2%가 ‘경제와 생활수준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미국 이민에 대한 질문에서는 66.5%의 응답자가 ‘대체로 성공’(57.8%) 또는 ‘매우 성공’(8.7%)적이라고 응답, 이민생활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다.
올 12월에 있을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71.5%의 한인 응답자들이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을 점쳤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당선 가능성(47.3%)을 가장 높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세들의 민족적 자긍심
▲건강한 정체성
한인 1.5세, 2세들은 비교적 탄탄하고 건강한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거리가 아주 먼 국가로 인식하는 등 민족 동질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지난 12월15~20일 초·중·고 및 대학 재학생 한인 1.5세, 2세 230명(한국 태생 84명, 미국 태생 138명, 기타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7 한인 1.5세, 2세 민족 정체성 인식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의 학생들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응답,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인임을 부끄럽게 생각한 경험이 있다’는 학생들도 소수이긴 하지만 19.2%로 나타났다.
출생지에 따른 정체성 인식의 차이도 보였다.
한국 출생 학생들은 61.9%가, 미국 출생 학생들은 그보다 적은 50.3%가 한인임이 자랑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한국 출생자가 미국보다 높은 민족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경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출생 학생들은 22.6%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미국 태생 2세 한인 학생들은 15.4%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에서 온 2세들은 자신들이 미국 출생자들보다 한국인임을 더 강하게 느껴 수치스런 경험에 접하면 한국인으로써 더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산 제품·한류는 자랑, 범죄 한인은 수치심
한인임이 자랑스러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뛰어난 한국 상품’(32.0%)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27.1%) 그리고 한국의 스포츠 분야(20.4%)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어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한인 1.5세와 2세들 사이에서도 강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한인임이 부끄러웠던 적이 언제냐는 질문에는 ‘한인과 관련된 범죄소식을 접했을 때’라는 대답이 26.2%로 가장 많았다. ‘타인종이 북한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인임이 부끄럽게 느껴졌다’는 대답도 18.6%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국어 학습
한국어 학습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에서 58.7%의 응답자가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는 당연히 배워야 한다’고 응답해 한국어 학습에 대한 당위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인 1.5세, 2세들이 상당히 건강한 민족 정체성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모나 한국의 친척들과의 원활한 소통(26.4%)과 부모의 강요(20.5%)도 상위 응답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미국을 보는 시각
‘한국과 미국이 축구경기를 하면 어느 국가 대표 팀을 응원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73.6% 학생들이 ‘한국을 응원하겠다’고 답해 한국팀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한국에서 태어난 학생 10명 가운데 8명(79.7%)이 한국팀을 응원하겠다고 밝혔고 미국 출생 학생은 70.4%가 한국을 응원하겠다고 대답했다.
반면 ‘북한과 미국이 축구경기를 하면 어느 팀을 응원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에는 65.7%가 미국을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대답은 9.9%에 불과해 한인 1.5세, 2세들이 북한에 대한 동족의식보다는 거리감 또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전망
한인들은 새해 자신들의 경제 여건이 올해보다 향상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지난 10~20일 성인 2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49.2%가 ‘새해 생활수준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매우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6.4%에 불과해 큰 기대는 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6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41.8%)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취업, 유학 등 장·단기 체류자의 경우 51%가 신년 경제상황의 향상에 기대감을 나타내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가 밝힌 47.2%보다 다소 높았다.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경우는 각각 8.1%와 9.6%로 비슷했다.
▲2007년 부동산 경기
‘당장 부동산 구매에 나서겠다’는 응답이 15.2%였으며, ‘부동산 가격변동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응답은 40.9%로 전체 56.1%가 구입의 적기라고 판단될 경우 매입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아직 부동산 구입의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힌 한인은 20.6%였으며 ‘모르겠다’는 응답은 23.2%였다.
미국 내 체류신분에 따른 부동산 전망 차이는 없었다. 장·단기 체류자의 14.3%가 주택 구입 의사를 밝혔고, 영주권 및 시민권자 역시 15.5%로 나타났다. 관망도 각각 43.5%와 39.4%였다. 2007년 한인들이 부동산 구매에 다소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데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
■ 한국정치
미주 한인들은 2007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야의 모든 대선후보 주자들 중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당선 가능성을 제일로 꼽았다.
또 한인들은 부동산, 양극화 등 경제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 등을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 높다”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지난 12월10~20일 한인 성인 남녀 2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한국 대통령 선거와 정치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71.5%(194명)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반면 범여권세력(고건신당, 통합신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한인은 19.1%(52명)에 불과했으며, 현재의 열린우리당이 통합신당을 추진하지 않고 독자적인 친노세력화했을 때의 집권 가능성은 2.9%(8명)에 불과해 무소속이 집권할 가능성 5.1%(14명)보다 더 낮았다.
또 독자 친노세력과 범여권의 당선 가능성을 합쳐도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22%여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현 여권세력이 집권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한인들의 판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은 1.1%(3명)로 가장 낮았다.
▲누가 대통령 될까.
여야를 합쳐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인 47.3%(133명)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꼽아 이 전시장에 대한 높은 인기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3.7%(67명)로 뒤를 이었다. 특이한 점은 지난 2003년 정계은퇴 선언 후 공식적인 정계복귀 또는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8.9%(25명)로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전 총재의 잠재적인 폭발력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여권 차기 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는 23명의 응답자가 선택해 8.1%에 머물렀다. 정동영, 김근태 등 현 열린우리당의 후보군과 추미애, 강금실 등 잠재적인 여권의 여성 후보군의 당선 가능성은 각각 0.7%로 나타났고 유시민 현 복지부장관 등 여권의 잠재적인 영남 후보군의 당선 가능성도 0.3%에 불과했다.
반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야 후보를 제외한 보다 ‘참신한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5.3%나 돼 현 범여권의 후보군들에 대해 한인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투표에 참여한다면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는가라고 묻는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후보간 순위는 이명박(33.7%), 박근혜(27.9%), 이회창(10.7%), 고건(10.4%)으로 나타나 당선 가능성 순위가 변동이 없었다.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차기 한국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인들은 39.8%가 부동산 및 빈부격차 등 ‘경제문제’라고 응답해 한인들이 한국의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다음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꼽은 응답자가 22.8%였고, 19.7%의 응답자가 대미외교 개선이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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