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베풂의 계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년회와 파티로 분주한 시기이지만 미주 밀알선교단에서 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역자들은 특수교육에 대해 더 배우고 노하우를 교환하기 위해 지난 13~16일 나흘 동안 부에나팍 감사한인교회에 모였다. 자폐증, 신체장애, 정신지체, 발달장애 등 종류부터 정도까지 다양하기 짝이 없는 특수교육은 지금도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125만명에 이르는 미주 한인 가운데 7.5%가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인구의 15%가 장애인으로 분류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가주 밀알선교단(단장 이영선) 주최로 캐나다, 애틀랜타 등 전국 10여개 지부에서 50명 이상의 특수교육 사역자들이 참석한 제1회 사랑의 교실 사역자 컨퍼런스를 계기로 특수교육의 현황과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소개한다.
“한인 특수교육 활용 저조 장애 인식부족 탓”
미국의 특수교육 프로그램과 장애진단 및 지도
■특수교육 현황
<매주 토요일에 특수교육을 제공하는 밀알 선교단 사역자들이 감사한인교회에서 열린 제1회 사랑의 교회 사역자 컨퍼런스에서 특수교육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다>
연방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아시안은 미국 인구의 4%를 차지하지만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은 비율이 2%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아시안 가운데 장애 비율이 적다기 보다는 진단을 덜 받아 필요한 특수교육을 받지 못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1998년 자료에 따르면, 맹인이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6~21세 특수 학생 가운데 아시안이 전체에서 11.3%를 차지했으나 학습장애 특수학생 중에는 아시안이 1.4%에 불과했다. 장애가 바깥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특수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은데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장애로 판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2002년 자료에 따르면, 아시안 가운데 특수교육을 받는 비율이 타인종에 비해 무려 62%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종류별로 보면 한인들 사이에 비교적 잘 알려지고 진단하기 쉬운 자폐증의 경우에는 타인종에 비해 특수교육을 받는 비율이 20% 더 많았지만 정서불안의 경우 타인종에 비해 72%가 더 적었다.
에스더 김 156가 초등학교 교장은 지금은 한인 학부모들이 특수교육에 대해 많이 계몽됐지만 여전히 일부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저능아라는 얘기냐”며 먼저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며 자녀에게 가장 알맞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숙 남가주 밀알 사랑의 교실 교장이 특수교육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장애 종류와 지도 방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에 활용 권유하면
“우리 아이가 저능아냐”역정부터
■특수교육 프로그램
미국에서는 장애인교육법(IDEA)아래 장애인을 위해 태어났을 때부터 평생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고 의심이 가면 우선 의사 등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지역 리저널 센터(regional center)나 교육구를 통해서도 평가를 신청할 수 있다. LA교육구의 경우 (213)241-4713에 문의하면 된다.
자녀에게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정이 되면 3세 미만인 경우 캘리포니아 발달서비스국(DDS)의 ‘얼리 스타트’(Early Start) 프로그램을 통해 물리치료, 상담, 영양서비스, 언어치료, 재정보조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년에 2번씩 개별 가족서비스플랜(IFSP)팀이 부모와 상담해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하게 된다. 3세 이상인 어린이들은 리저널 센터나 지역 교육구의 특수교육 프로그램에 의뢰된다.
3세 미만땐 주정부서 치료 및 재정보조
엄마와 눈 맞추기 피하고 혼자놀면 의심
▶IEP 프로그램
학교에서 제공하는 특수교육은 연령이 대체로 3~18세나 19세 생일 전에 특수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해 규정된 교육과정을 다 마치지 못한 학생은 21세까지 계속 받을 수 있다.
학교 특수교육은 대체로 학부모들이 신청하지만 교사 등 학교에서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연방법 아래 교육구는 장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학생을 가려낼 의무와 장애학생에 적합한 특수교육 및 서비스가 적합한 지를 결정할 책임 및 권리가 있다.
학교에서는 장애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춰 교과과정을 개발하는 개별교육 프로그램(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을 제공하는데 학부모, 특수교육교사, 교육구 대표 또는 교장 등 학교 대표, 심리학자 등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1년에 한 번씩 학생의 교과과정을 결정하게 된다. 장애 학생은 가능한 한 제약이 없는 환경(Least Restrictive Environment)에서 일반 학생들과 같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학교도 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옵션이 있다.
에스더 김 교장은 무조건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여러 정보를 토대로 자녀에 적합한 교육을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또 항상 이루어지지는 않더라도 부모의 권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LA동양선교교회에서 자폐증 아동을 지도하는 전도사 이용주씨의 경우, 자폐증 아들이 영어를 못해서 한국어를 하는 이중언어 교사를 붙여달라고 부탁했더니 한인 보조교사를 붙여줘 갓 이민 온 자녀가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은 일반 클래스에서 정상 학생들과 함께 배웠지만 보조교사가 항상 동행했고 언어 치료사(speech therapist)도 붙어 지도해주었다.
또 리저널 센터에서 한달에 15시간씩 봉사자가 나와서 마켓에 같이 가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등 사회적응 교육을 시켜주고 직업훈련 차원에서 미술 과외교육를 위해 일부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발달서비스국(DDS)이 운영하는 리저널센터는 특수아동의 사회적응, 직업훈련을 보조하는 기관으로 21개 센터가 가주 전역을 커버하고 있는데 한인타운 지역은 프랭크 랜터먼 리저널 센터가 관할하고 있다. (213)383-1300
장애인 서비스‘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 진단 및 지도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는 2세까지는 발달장애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자폐증의 경우 3세가 넘으면 늦은 감이 있다며 2세, 2세반 무렵이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자녀가 자폐증을 앓아 심리학을 연구한 손 박사에 따르면, 이때 아이가 부모와 눈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지, 엄마와 신체접촉이 있을 때 이를 피하려고 하는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반복적인 행동을 좋아하는지 등을 관찰해야 한다.
한편 학습장애는 읽기, 쓰기, 수학계산, 운동신경 등에서 문제가 드러나는데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진도가 느린지, 아니면 뇌기능 등에 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관찰하고 의사 등 전문가들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자폐증의 경우 로바스 연구소(Lovaas Institute)의 행동수정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모들도 이를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폐증 자녀에게 화장실 훈련을 시키려 한다면 10분마다 화장실에 데려가 우연히 볼 일을 보게 되었을 때 칭찬과 격려로 그 순간의 행동을 강화시켜줘야 한다. 자폐증 어린이는 인과관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므로 이같은 강화요법이 반복적으로 계속되어야 한다.
또 자녀에게 말을 가르쳐주려고 한다면 아이가 괴성을 내뱉어도 이를 격려해 자녀가 소리를 내는 것과 칭찬을 연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아이가 소리를 내다가 알파벳과 비슷한 소리를 내면 이를 강화시켜주고 괴성은 무시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1970년대에 개발된 로바스 연구소의 행동수정 치료는 발달장애가 심한 어린이들도 40%가 치료 후에 정상아동과 같은 반에 합류할 정도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전문적인 행동수정 치료의 강도가 너무 높아 특수아동에 지나치게 힘들다는 논란도 있다.
이용주씨는 특수아동을 너무 엄격하게 훈련시키면 정서적으로 상처받을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 그는 또 특수아동 학부모들도 학습에 너무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잠재력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 아들의 경우 6세가 되서도 말을 못했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미술 과외를 시키며 이를 격려했다. 아들은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미술 클래스를 모두 마치고 지난해 신체장애인 2명과 함께 전시회를 가졌으며 칼아츠 교수의 격려를 받아 현재 개인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칼스테이트 LA에서 특수유아교육 석사학위를 받은 밀알선교단 교사 이은하씨는 특수교육 교사와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부모가 생활 속에서 가르치는 것이 자녀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히 반복해주는 부모의 인내심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자녀가 장애가 있는 부모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우울증을 겪기 쉬운데 “자녀를 뽀뽀해주고 아주 많이 귀여워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밀알 선교단 사역자들이 특수교육 컨퍼런스에서 자원봉사자 관리에 대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역자들은 특수교육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 주목해야 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안기려 하지 않고 접촉을 싫어한다; 시선을 마주치려 하려하지 않는다.
▶생후 3개월-미소를 짓거나 꾸꾸 하며 좋아하지 않는다.
▶생후 6개월-옹알이를 하지 않는다.
▶1세-혼자 일어서 앉지 못하고 기어다니지 못한다;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지 못한다;‘나잇 나잇’이나‘볼’과 같이 소리가 다른 단어에 다르게 반응하지 않는다.
▶2세-설거지, 양치질 등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일을 흉내내지 않는다; 두 단어로 구성된 말을 할 줄 모른다; 혼자 걷지 못하고 크레용을 잘 못 집는다.
▶3세-다른 아이들과 놀지 않는다; 달릴 때 자주 넘어지거나 균형을 잘 잡지 못 한다; 간단한 지시를 따르지 못 한다; ‘하나’‘더’ 등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4세-잠깐 한발로 서는 것을 잘 못한다; 이야기나 질문을 잘 안 한다;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5세-한발로 뛰지 못 한다; 간단한 모양을 잘 그리지 못 한다;‘오늘’ ‘어제’ 등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기타-눈을 자주 비빈다. 귀가 자주 아프다.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 매우 크게 말하거나 작게 말한다. 움직이는 물건을 따라 보지 못한다; 책이나 물건을 얼굴에 가까이 대고 보거나 TV를 가까이서 본다; 눈동자가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특수아동 보조 기관
▶Department of Education-www.cde. ca.gov/sp/se
▶Department of Rehabilitation-www. rehab.cahwnet.gov, (800)952-5544
▶Regional Center-www.dds.ca.gov, (916)654-1954 (리저널센터, 얼리 스타트)
▶California Foundation for Independent Living Center-www.atnet.org
(800)390-2699
▶Social Security-www.ssa.gov, (800)772-1213 (저소득층 장애 가정 재정보조)
<글 우정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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