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드대 합격 리버티빌고교 이주형군
학원 안다니고 독학, 방학때는 중국방문
최근들어 각 대학들의 조기전형 합격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리버티빌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이주형군이 하바드대 동아시아학과에 합격,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이군은 단 한번도 학원에 다닌 적이 없는데다가 방학마다 중국에 홈스테이를 떠나는 등 활발한 외부 활동을 즐겨온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합격 비결을 궁금해하고 있다.
리버티빌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이주형군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역사 뿐 아니라 수학, 물리, 컴퓨터과학 등에서도 항상 만점을 받으면서도 학원수강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크브룩 중학교 재학때 수학 성적이 좋아 학교에서 특별 ‘월반수업’을 받은 것이 전부다. 이군은 과외수업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로 무언가에 몰입했을 때가 더 많았다. 흥미로운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는 탓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인디안에 흥미가 생겨 무슨 일을 하든 모두 인디안과 연관시켰으며 중학교 이후는 머릿속에 온통 동아시아, 특히 중국 생각만 가득차 지금까지도 그것 하나만 파고 들고 있다. 깊게 몰입한 나머지 고교 진학 이후 매년 여름방학 때마다 중국에서 홈스테이를 했으며 주니어 때는 학교에 동아시아 클럽을 만들어 또래 학생들에게 자신이 직접 중국 관련 문물을 가르치기도 했다는 것. 경험이 없는 일본에 대해서는 레익카운티 칼리지의 일본어 교수를 초빙, 교육을 받을 정도로 ‘동아시아 파고들기’에 열심이었다.
일리노이주내 톱 10안에 드는 명문고인 이군의 모교 리버티빌고교에서는 바로 이런 점에서 그의 하바드 합격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론 이주형군의 학과성적이 뛰어났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같은 학교에서 하바드대를 지원한 비슷한 점수대의 다른 학생들이 모두 낙방하고 말았다는 점은 이는 바로 ‘과외활동’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학교측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군은 지난 여름 하바드대 동아시아 학과에 재직 중인 24명의 교수들에게 모두 이메일을 보내 연구활동을 돕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관심과 지난 활동, 학교 성적 등을 모두 포함한 이력서를 같이 보냈는데 교수들은 단 한사람만 빼고 모두 거부했다고. 인턴십을 승낙한 교수와의 활동 역시 단순한 서류 정리 등 특별한 ‘무엇’은 아니었지만 일단 하바드측에 이군의 동아시아에 대한 열정과 자발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은 충분히 각인됐을 것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동시에 다른 학생들에게 전파하며 알려주고 싶어했던 사실도 리더십 평가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군은 정시모집에서 예일과 스탠포드대 등에도 지원서를 넣은 상태. 하지만 이미 하바드에 합격한 이상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해외여행을 떠날 작정이다. 일단 한국에 있는 조부모님께 손자의 자랑스러운 합격 소식을 알려드린 다음 대학 진학을 잠시 유예하고 중국 현지에 체류할 계획이라고. 1년여간 미대사관 인턴십 등을 통해 중국에서‘선행학습’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는 연구에 전념하기보다는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배울 것이라며 직접 현지에 가서 전공과 연관된 일을 찾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군의 꿈은 지역 전문가로서 미국무부 등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한편 이주형군은 지난 95년 조흥은행 주재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시카고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군의 부모는 1998년 한국의 IMF 사태 때 지점이 철수되면서 한국에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미국에 남았다. 이미 미국 생활에 익숙해진 이군과 동생 형제들이 한국에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 이에 대해 4년전부터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이상호씨는 한국에 돌아가 은행원으로 남았다면 조금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었겠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해 체류하기로 했던 그때의 결정을 지금도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봉윤식 기자
※본보에서는 각고의 노력 끝에 원하던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들의 소식을 싣고 있습니다. 가족은 물론, 주위에 있는 훌륭한 학생들을 아시는 분들은 본보 편집국(전화: 847-626-0370, 팩스: 847-626-0351, 이메일: meldus55@yahoo.com)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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