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수퍼바이저와 통화하고 싶습니다”
“수퍼바이저를 바꿔줘요.” 고객 전화 센터에 전화 걸었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이 한마디를 던지면 일이 예상밖으로 쉽게 풀어졌다. 환불이나 오작동 신고, 크레딧 카드 청구서 요금 문의, 셀폰 플랜 변경 등 고객 콜 센터에 전화 걸어 따질 때는 가끔 화내고 소리 지르면 청구한 요금을 안 받거나 가격을 깎아주기도 했다. 그런 방식이 통하던 때가 분명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고객 콜 센터의 고객 대응방식과 철학이 달라져 이런 구식 해법으로는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무조건 압박하기보다 상담원 협조 받는 형식으로
음성 인식 자동 시스템 따라가는 편이 시간 절약
상담 전화보다 웹 채팅이나 이메일도 좋은 방법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고객 센터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기업 철학이 고객만족제일주의로 흐름에 따라 고객 센터도 변하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고객전화에 응대한다. 만족한 고객이야말로 다시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말로 선전해 주는 귀중한 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소비자로서는 유리해진 셈이다. 그러나 더 나은 해결을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첫 번째 전화 자동 시스템에 대한 대응법. 고객센터에 전화 걸면 제일 먼저 음성 인식 시스템을 접하게 된다. 일련의 질문을 받게 되는데 지루하게 따라 가다보면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데… ”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화를 끊어 버릴까 하는 충동이 든다.
<애플 스토어에서는 일대일로 대면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상담원과 직접 연결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고 있다. 하지만 잘 디자인 된 시스템에서는 고객이 해결을 원하는 서비스나 문제를 잘 아는 담당자에게로 연결시켜준다. 자동시스템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0번이나 다른 번호를 누르면 대개 일반적인 것만 안내하는 직원에 연결돼 문제를 다시 설명하고 진단하는데 시간만 더 소모하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자동시스템을 좇아가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현명하다. 물론 구좌번호나 제품 모델 번호, 일련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앞에 준비해두고 전화해야 한다.
성급히 전화를 끊지 말고 차분하게 도움을 받는 편이 이롭다. 예전의 고객 센터에서는 상담원이 몇 통화을 받았고 또 얼마나 빠른 시간에 처리했는가로 상담원을 평가했다. 문제를 해결해 줬는가는 상담원 입장에서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니었고 따라서 고객 전화를 가능한 빨리 처리해 버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요즘 현명한 콜센터 매니저들은 처리 시간으로 평가하는 잘못된 정책을 버렸다. 첫 통화에서 문제를 해결해 줬느냐로 직원들을 평가를 한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을 위해 압박을 받는 쪽은 상담원이다. 고객 못지 않게 상담원들도 문제해결에 적극적이다.
수퍼바이저를 바꿔 달라는 방법에도 변화가 와야 한다. 예전에는 수퍼바이저가 권한이 더 많기 때문에 더 후하게 처리해줄 수 있기 때문에 수퍼바이저 바꾸라는 압박이 통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T모빌 고객관리책임자는 말한다. “상급자로 올라가면 문제가 더 잘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일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콜 센터에서는 상담원들이 문제해결을 위한 권한을 더 많이 부여받았다. T 모빌 상담원들은 전화기 교체나 할인 플랜을 제시할 때 수퍼바이저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이 본인이 직접 평가하여 결정한다.
<텍사스 오스틴 소재 싱귤라 와이어리스의 고객상담센터. 상담원들은 수퍼바이저의 허락 없이도 가격할인 등 많은 고객 불만을 처리할 수 있다>
떠난다고 협박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못된다. 충성도 없는, 불만인 고객은 떠나도록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으로 기업들의 정책이 바뀌었다. AOL이 가입자들의 해약을 어렵게 했다가 인터넷상에서 혼이 나고 신문 방송에서 비싼 댓가를 치렀던 것이 계기였다. 고객은 떠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인정했으며 또 떠나려는 고객 억지로 붙잡아도 큰 이익이 안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떠난다고 협박에 대한 반응도 달라졌다.
압박을 가하는 목적으로 위협하는 방식으로는 오히려 문제해결을 망치는 수가 있다. 해나든 남든 선택할 권리가 있다. 어 신문 고객 접촉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위협하기보다, 일이 제대로 해결 되도록 협조를 구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화내는 것도 좋지 않다. 누구든 소리 지르면 불쾌해진다. 콜센터 상담원들도 소리지르는 것은 문제해결에 효율적인 방법이 못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압박을 받는 것은 사실. 따라서 정중하게 압박을 가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사람에게 말하는 것보다 회사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기업들도 비용이 적게 들어 웹사이트 채팅이나 이메일로 먼저 해결을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특히 기술적 문제 해결에는 이 방법이 가장 좋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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