쭦한국영화관 ‘엠파크4’개관 한달
영화는 가장 폭넓은 인기를 확보하고 있는 문화 영역이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동일한 시간에 여러 장소에서 동시 상연할 수 있다는 공간적 우월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주 한인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바로 언어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인물들의 대사 내용이 들리지 않으면 ‘꿰지 않은 구슬’에 불과했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해도 쉽게 극장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게 한인들의 솔직한 형편이었다. 이런 이유로 비디오나 DVD를 통해 할리웃 영화를 보는 한인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요즘에는 ‘왕의 남자’나 ‘괴물’ 같은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한국영화와 미국영화 양쪽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젊은 연인도
노부부도
느긋하게 즐기는
모국어의 여유…
쾌적한 시설도 자랑
‘타운의 명소’될런가
이런 LA 한인사회에 한국 영화 상영관의 등장은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내일이면 한인타운 한복판 윌셔 갤러리아 백화점 3층(윌셔와 뉴햄프셔)에 문을 연 한국영화관 ‘엠파크4’(Mpark4)가 문을 연 지 꼭 한달이다. 지난 8일 오후 엠파크4를 차근차근 둘러봤다.
우선 상영관이 4개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꺼번에 4개 영화를 동시 상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제일 큰 1관은 250석, 2관은 170석, 3관은 160석 그리고 4관은 180석이다. 스크린 사이즈는 1관 8,500×3,660mm, 2관 8,300×4,540mm, 3관 6,900×3,780mm, 4관 7,800×4,220mm이다. 낮 시간인데도 객석에는 10여명의 한인들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중년 부부가 다정하게 앉아 ‘007 로열 카지노’를 보고 있었다.
상영 영화는 한국 영화 2개, 미국 영화 2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16일 현재 한국영화 ‘타짜’와 ‘해바라기’, 미국영화 ‘007 로열 카지노’와 ‘네티비티 스토리’가 상영되고 있다.
좌석은 반원 형태의 스테디엄 방식으로 어느 곳에서 봐도 정면에서 보는 것처럼 시선이 편안하다. 의자는 어윈 시팅 체어사 제품으로 편안하며 의자 사이의 받침대를 들어 올리면 단숨에 커플석이 된다. 최신식의 영사 시설과 최신 돌비사운드 시스템도 미국 유명 극장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엠파크4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한글 자막 덕분이다. 한국영화가 아닌 경우 번역 자막이 나온다. 번역은 한국에서 개봉된 외국 영화의 경우 한국 번역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번역한다.
자막은 영화 화면과 자막을 동시에 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한국에서는 영화 필름 위에 자막을 입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 이런 이유로 자막이 약간 흐릿하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대신 자막이 가로로 처리돼 시각적으로 편안하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기다리는 휴게실에는 안락한 소파를 중심으로 테이블이 여럿 놓여있고 상영 영화 예고편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흘러나온다.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휴게실은 모두 두 군데로 넉넉한 편이다.
대기실 밖에는 스낵바가 마련돼 있다. 팝콘과 커피, 소다나 허기를 면할 수 있는 핫도그, 나초칩 등이 갖춰져 있다. 가격은 3~10달러.
주차는 평일 오후 6시 이후나 토·일요일, 공휴일은 시간제한 없이 무료며 6시 이전에는 3시간까지 무료 주차할 수 있다.
주차장은 윌셔은행 건물(3200 Wilshire Bl.)을 이용할 수도 있어 극장측의 관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주차장 입구는 영화관과 윌셔은행 건물 사이다.
티켓 가격은 ‘조조’라고 하는 1회 상영은 6달러, 오후 5시 이전 시작 영화는 8달러, 그리고 5시 이후는 10달러다. 영화마다 다르지만 1회 상영은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 티켓은 전화(213-384-7080)나 인터넷(www.Mpark4.com)으로 예매 가능하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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