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고 과용하면
‘약’이 아니라‘독’
비타민과 미네랄은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하지만 비타민의 효능에 대해 많은 뉴스들이 나오면서 칼슘이 함유된 주스라든지, 각종 비타민 함유 파워바 스낵, 식빵, 우유 등 우리가 먹는 음식에 비타민이 넘쳐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의도했던 하지 않았든 간에 하루 권장 섭취량(RDA)를 훌쩍 넘게 섭취할 수 있다. 사실 비타민과 미네랄의 효능에 대해 명확하게 아는 전문가는 없다. 또한 특정 비타민에 대한 효과나 또는 효과가 없다고 하는 연구들은 매주 쏟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합비타민제와 영양제가 넘쳐나지만 전문가들은 몸에 좋다고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CDC(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40% 가량이 규칙적으로 보조 비타민제나 미네랄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초 NIH(국립보건원)이 주관한 비타민 전문가 패널회의에서는 비타민의 과잉섭취 위험 및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종합 비타민제의 효능 등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으며 미국인의 경우 오히려 영양이 양호한 사람들이 비타민을 더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비타민 섭취가 여러 암 및 심장질환 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건강한 사람들이 비타민 함유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종합 비타민까지 복용하고 있어 비타민 과다 섭취가 우려되고 있는 것. 패널회의의 의장을 맡았던 의학연구소의 마이클 맥기니스 박사는 “필요요소지만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고 있지 않다면 먹기 시작할 필요는 없다”며“먹고 있다면 중단할만한 증거가 있는 것 역시 아니다”고 말한다.
또한 종합 비타민제를 강조하다보니, 사람들이 일반 음식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비타민제를 먹으면 실제 음식은 먹지 않아도 된다고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기초적인 종합 비타민을 먹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람들은 어떤 비타민이 뭐에 좋다고 하면 그것만 복용해 과다 복용으로 이어져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비타민은 다른 약물과 섞이면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최근 LA 타임스 건강 섹션에 실린 비타민에 관한 정보를 총정리해 보았다.
종합비타민·보조식품 등 넘쳐나지만 효능 확신 못해
국립보건원 ‘비타민 패널회의’선 과잉섭취 문제점 제기
전문가들 “복용 시작할 필요도, 끊어야 할 증거도 없다”
■ 비타민 A
레티놀과 베타 카로틴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레티놀은 계란 노른자, 유제품과 고기에서 섭취해 체내에서 바로 흡수된다. 베타 카로틴은 노란색, 오렌지색, 녹색 채소에서 섭취되며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한다. 비타민 A는 시력에 도움이 되며 뼈를 튼튼하게 하고 치아와 피부 건강에도 좋다. 일일 권장량은 여성은 하루 700 마이크로그램(micrograms, mcg), 남성은 900 mcg. 또는 3,000 IU(international units)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하루 1만 IU 정도로 지나치게 복용하면 신경과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손톱이 갈라지고 입술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머리카락도 빠지며 골절 위험을 높인다.
■ B6, B12, 엽산(folic acid)
여러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B는 심장 질환과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3개 비타민 모두 우리 몸에서 DNA 합성을 돕는 새로운 단백질과 엽산 생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임기의 여성은 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엽산은 기형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임신 전부터 먹는게 좋다.
술을 마시는 여성에게는 엽산이 유방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한 엽산은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올 초 발표된 바 있다. 이들 B군 비타민의 경우 적정한 복용량은 아직 연구중이지만 현재의 권장량은 B6는1.3mg, B12는 2.4 마이크로그램, 엽산은 400 mcg 이다.
■ B1(thiamin), 리보플라빈(riboflavin, B2), 니아신(niacin, B3)
이들 B군 비타민들은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신경 시스템, 피부 및 소화기관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E 과다복용땐 출혈 조심”
비타민 A 시력에 도움 지나치면 신경·간 손상
비타민 C 감기등 면역 증진… 넘치면 소변으로
칼 슘 뼈 튼튼하게… 보조제 섭취해도 좋아
아 연 상처회복 도움, 채식주의자는 보충을
B1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근육이 약해질 수도 있다. 또한 항산화제로도 알려진 리보플라빈이 부족하면 편두통, 백내장, 관절염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니아신은 혈액 순환 및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B1의 권장량은 1.2 mg, 리보플라빈 역시 1.2mg, 니아신은 15mg.
■ 비타민 C
장수 비타민 중의 하나. 면역 시스템에 도움이 되며 감기 예방에 특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산화제로 콜라겐 생성을 돕는다. 콜라겐은 뼈를 튼튼하게 하며 치아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가 심장질환, 암, 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연구되고 있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분야다. 특히 비타민 C는 수용성이므로 우리 몸에서 사용될 수 있는 양 외에는 모두 소변으로 배출될 수 있다. 일일 권장량은 여성은 75mg, 남성은 90. 다만 흡연하는 경우는 좀 더 섭취해도 좋다.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토마토, 브로콜리, 시금치 등이 비타민 C를 섭취하기에 좋은 음식들이다.
■ 비타민 D
뼈 건강에 대표적인 비타민이지만 최근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일 권장량은 5mcg(200 IU).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현 권장량의 2배는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 비타민 E
아직까지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과다복용하면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일일 권장량은 15mg(22.5 IU)이다. 1,000 mg(1,500 IU) 이상 섭취는 해가 될 수도 있다.
■ 비타민 K
혈전을 예방하고 뼈 생성에 도움된다. 혈액이 응고되는 경우나 폐경기의 여성에게 권장된다. 비타민 알약으로 복용하기보다는 녹색 채소와 쿠킹 오일에 풍부하므로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 일일 권장량은 90mcg(여성), 120 mcg(남성).
■ 칼슘
뼈를 건강하게 하고 혈전 및 신경계에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D와 마그네슘은 칼슘 섭취를 돕는다. 하루 1,000mg을 유제품, 브로콜리 및 녹색채소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그 정도 먹지 못하면 비타민 보조제로 더 섭취해도 된다. 50세 이상 노년층은 1,200mg을 섭취한다. 한편 칼슘은 철분의 섭취를 방해하므로 따로 따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폐경기 여성에게는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면 골다공증 위험을 막는다.
■ 셀레늄(Selenium)
항산화제 미네랄로 알려져 있으며 고기, 생선 등에 함유돼있다. 암, 심 장질환과 관절염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이즈환자가 셀레늄 수치가 낮은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권장량은 55mcg.
■ 아연(Zinc)
노인 실명 원인인 노인성 황반변성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면역력을 증진시키며 상처회복에 도움을 준다. 고기나 해산물, 특히 굴을 많이 먹는 사람은 따로 보조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콩, 견과류, 홀 그레인 등에도 함유돼 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는 아연 보조제를 고려할 만하다. 철분을 많이 섭취하면 아연의 섭취를 방해할 수도 있다. 권장량은 여성은 8mg, 남성은 11mg.
■ 철(Iron)
세포에 산소 공급을 돕는다. 철분이 부족하면 피로 및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빈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철분은 붉은 고기 및 내장, 조개류, 오트밀, 콩, 호박, 해바라기 씨, 시금치 등에 풍부하다. 월경을 하는 여성은 하루 18mg이 필요하며 임신부는 하루 27mg이 필요하다. 남성과 폐경기 여성은 8mg이면 된다. 빈혈위험이 없는 사람이 철분을 과다 복용하면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하루 45mg 이상은 과다 복용하지 않는다.
<노인이나 채식주의자들은 칼슘이나 비타민 D, 아연 등의 보조제를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정보>
■ 종합 비타민을 고를 때는?
브랜드 네임의 비타민이나 그렇지 않은 상표의 비타민이나 성분에서 별 차이는 없다. 어떤 제품의 경우 몸에 더 잘 흡수되는 비타민일 수는 있지만 평생 복용하는 것을 감안할 때 가격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종합 비타민을 고를 때 일일 권장량보다 더 많은 양이 함유돼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핀다. 철(Iron), 비타민 A, 아연(Zinc) 등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돼 있다면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종합 비타민 외 또 다른 비타민을 먹으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경우라면 철, 비타민 C, E 를 더 먹어도 된다. 출산이 가능한 나이의 여성은 엽산(folic acid)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월경을 하는 여성은 다른 사람보다 철분이 더 필요하다. 노년기의 여성은 위 기능이 떨어짐으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남녀 모두 노년층은 심장 건강을 위해 B12를 충분히 섭취해도 괜찮다. 또한 비타민 D는 모든 연령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추가로 더 먹어도 좋다.
■ 비타민을 보관할 때에는
서늘한 부엌 창고나 선반에 놓아둔다. 냉장고에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생선 오일(fish oil)의 경우 냉장고에 두어야 하는데, 대개 상품의 라벨을 보고 그에 따라 보관하도록 한다. 화장실 캐비넷에 두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 어린이 손에는 절대로 닿지 않게 두어야 한다. 또한 유효기간이 지난 건 먹지 않는다. 유효기간 표시가 없는 것도 구매하지 않는다.
■ 비타민을 먹을 때는
비타민 알약이 삼키기에 너무 크거나 아껴 먹겠다는 생각으로 절대로 반으로 쪼개 먹지 말아야 한다. 삼키기에 너무 크다면 용량이 적고 작은 알약을 선택해 먹는다. 또한 씹어 먹을 수 있는 비타민이나 파우더 가루 약, 물약 등 다양하게 나와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 모든 사람이 종합 비타민을 먹어야 할까?
과일과 야채, 우유, 치즈나 요거트, 홀 그레인, 육류 및 생선, 콩 등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정크 푸드만 먹는다면 비타민 섭취는 보험을 드는 것과도 같다. 한편 채식주의자는 종종 비타민 B 계통이 부족하기 쉽다. 또한 65세 이상은 입맛도 없어지고 음식 섭취가 줄게 될 수도 있으므로 종합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비타민을 먹든지 간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주치의와 꼭 상의하도록 한다.
■ 더 자세한 정보는
-www.nlm.nih.gov/medlineplus/vitamins.html (국립보건원)
-www.feinberg.northwestern.edu/nutrition/ fact-sheets.html (노스웨스턴 대학 영양학)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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