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모아 문장으로 해석하는 과정
말을 배울때 같이 시작해야 좋아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 야구선수 마쯔자카에게 꼬마 야구선수가 물었다. 150km나 되는 광속구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그는 늘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 조금도 주저 없이 대답해 주었는데 그것은 검도에서 나온다고 했다. 지금도 무거운 방망이를 검도의 검처럼 휘두르는데 그 훈련으로 팔의 힘을 얻었고 하체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했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작문력도 마찬가지로 그 기본이 필요한데 그 기본은 독서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독서에 취미를 갖게 할 수 있을까?
어린 딸을 가진 한 엄마가 목사님에게 물었다고 한다. “우리 딸은 좋은 신랑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언제부터 기도하면 될까요”라고. 그랬더니 그 목사는 “따님이 몇 살인가요?”라고 물었고 “열네 살입니다”라는 대답에 “14년 늦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얘기이지만 이 말은 독서에도 해당된다고 본다.
엄마가 아들에게 “공부해라, 공부해서 남주냐!”하고 닦달을 하는 것처럼 봐주기 어려운 장면은 없고 유명한 교육가에게 물어서 좋다는 책은 다 사서 산처럼 쌓아놓고 매일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는 것처럼 딱한 것도 없다고 본다. 말을 물가로 데리고는 가도 말이 목이 마르지 않으면 절대로 마시게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책이 읽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가를 가르쳐주는 것이 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또 독서에 필요한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는 간단한 것 같아도 꼭 배워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작가가 생각을 문장화하고 그 문장을 일일이 단어로 바꾸고 더 세부적으로는 단어를 각 문자로 바꾸어 기록하는데 독자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 그 시각적인 문자를 모아 단어로 바꾸고 이렇게 처리한 단어를 문장의 구조로 모아 그 때야 비로소 작가의 의도한 생각을 전해 받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보통 아이들이 두 살이면 말을 하기 시작하지만 본격적인 독서는 한참 후에나 시작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독서의 과정에 한 과정을 더 추가하게 되는데 그것은 시각적으로 본 단어를 일단 음성화하는 과정을 거쳐서야 단어의 뜻을 해독하는 단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가 생활화되지 않은 옛날에는 도서관에 들어가면 수염을 길게 기른 어른들이 책상에 앉아서 소리를 내서 읽는 바람에 도서실이 항상 시끄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독서를 남보다 즐기던 케네디 대통령은 1분에 1,000단어를 읽었다고 전해지는데 재임 시 빽빽이 적힌 보고서를 수분 내에 독파하고 즉석에서 그 내용에 대해서 토론을 해서 주위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이런 속도가 가능하려면 이미 알파벳 하나하나를 읽는 수준이 아니고 단어를 한눈에 인식하는 수준에 달해야 하며 물론 소리로 바꾸는 과정은 생략하고도 단어를 단어로 한 눈에 해독해야 하며 자주 나오는 구절은 여러 단어를 한눈에 읽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하려면 이 수준을 넘어서 문단별로 뜻을 해독하는 훈련도 필수가 되는 것이다. 독서를 생활화하려면 독서의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우선 내용에 대한 관심이 필수이고 아무리 내용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부족해서 너무 속도가 느려도 독서에 깊이 빠지기는 힘든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일찍부터, 즉 가능하며 말을 배우면서 같이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지식과 관심이 깊어가면서 그 기술도 함께 향상되어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즐거운 시간 중 하나는 애들을 재우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 준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이 시간을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어느 날 잘 시간이 되니까 아주 어렸을 때인데도 늘 읽어주던 책 중 한권을 뽑아 들고 “아빠 오늘은 내가 읽어 줄께!” 하는 것이었다. 설마하며 해보라고 하니까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읽어나가는 것이었다. 아니 우리 집에 천재가 나왔나 보다하고 소란을 피웠었지만 알고 보니 이놈이 아주 그 시간이 좋다 못해 낮에 놀면서도 그 책의 내용을 아주 외워 버렸던 것이다. 그러니까 알파벳을 배워 단어 하나하나를 읽기도 전에 아주 책 전체를 읽는 것을 배워버린 것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아이들에게 “Sesame Street”과 “Mr. Roger’s Neighborhood”는 너무나도 좋은 선생님이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차를 타고 갈 때 뒷자리에서 저희들끼리 길거리 간판을 읽기 시작했고 장보러 가면 진열된 물건들의 표지를 읽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마침 애들 막내고모가 “Highlights for Children”이라는 어린이용 잡지를 보내주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아이들의 독서력을 향상시키는데 너무나도 좋은 훈련재료가 된 것이다. http://www.highlights.com에 들어가면 어린이들의 독서력을 향상시키는데 좋은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세짜리들을 위한 잡지도 발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애들이 독서를 좋아할 때 근처 도서관은 아주 좋은 “물가”가 되고 말았다. 도서관에 데려간다고만 하면 얼마나 좋아들 했는지! 몇 달 전 딸이 집에 다녀가면서 아주 어렸을 때 자주 데리고 간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 들린 적이 있는데 그 조그만 도서관을 보며 감회에 잠겨 해주는 말이 “아빠, 이 책들을 보니까 생각이 나는데 그 때 ‘이 책을 다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런데 아빠 내가 이쪽에 있는 책을 진짜로 다 읽은 것 알아?”라고.
정말 읽고서 읽었다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 아이는 그 후 조금 더 멀리 떨어진 본도서관에 가면서도 이 조그만 동네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학교에서는 독서클럽을 창단했으며 초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학교에 독서 붐을 일으키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서는 기술이고 일찍 시작할수록 좋은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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