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가족 3명 구조, 도움 요청나간 남편은 생사몰라
제임스 김씨 일가, 오리건 산악서 자동차 고장 사투
‘생사의 갈림길을 뚫고 온 기적적인 생존이었다.’
생후 7개월 아이를 포함한 실종 한인 일가족 3명이 눈보라가 몰아치고 야생동물이 득실거리는 오리건주의 산악지대에서 실종 9일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산악지대에서 고장난 차량의 개스가 떨어질 때까지 히터를 틀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개스가 떨어지자 체온유지를 위해 타이어를 불태우는 기지를 발휘해 건진 목숨이었다.
주방위군과 고속도로순찰대 등 5개 기관들이 합동으로 조직한 구조대는 실종된 김씨 가족 중 부인과 두 딸을 4일 오리건주 남서부 5번 프리웨이 서쪽 베어캠프 뷰포인트 지역 내 로그강 주변에서 발견했다. 실종된 지 무려 9일만의 극적 구출이었다.
그러나 가장인 제임스 김(35)씨는 이틀 전인 지난 2일 구조를 요청한다며 가족들을 차안에 남겨두고 떠났다가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유명 전자제품 전문 온라인 웹진 ‘CNET’의 수석편집자인 제임스 김(35·샌프란시스코)씨가 부인 케이티 김(30)씨와 큰 딸 피널롭(4), 작은딸 사빈(7개월)양과 함께 워싱턴주 시애틀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연락이 두절된 것은 지난달 25일.
김씨의 가족과 친지들은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 타는 가슴으로 발을 동동 굴러야 했고 김씨의 부친인 스펜서 김씨는 직접 구조용 헬리콥터까지 고용해 아들 가족을 찾아 나섰다.
구조대원들은 김씨 일가족이 사용했던 셀룰러폰 시그널 추적을 통해 수색 지점을 베이캠프 뷰포인트로 옮겼고, 사브 9-2 스테이션 왜건 근처에서 우산을 흔들고 있던 케이티 김씨를 발견했다.
이들 3명은 곧바로 그랜츠 패스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건강이 양호한 상태이며 곧 병원에서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인 제임스 김씨는 토요일인 지난 2일 아침 7시45분께 낮에 돌아오겠다고 말하고선 가족들을 차안에 남겨두고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소식이 끊겼으며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가족들이 고용한 수색요원들은 4일 밤까지 눈 속에 남겨진 김씨의 발자국들을 추적하며 소재지 파악에 나서고 있다. 김씨는 청바지와 재킷을 입고 있었으며 테니스화를 신고 있다.
김씨 일가족은 지난달 25일 포틀랜드에서 남쪽으로 160마일 떨어진 오리건주 로즈버그에 있는 데니스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밤 9시께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 식당에서 약 135마일 정도 운전해야 하는 해안도시 골드비치를 향해 떠났다가 연락이 두절됐었다.
<구성훈 기자>
▲극적으로 구조돼 헬기에 오른 제임스 김씨의 부인 캐티씨가 막내딸 사빈을 끌어안고 울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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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가족, 어떻게 9일 버텼나
개스 바닥나자 타이어 태워 추위 견뎌
땡스기빙 연휴 보내고 귀가하던 길
악천후 속 야간 산악 통과하다‘차 고장’
나무열매와 비상식량으로 허기 달래
제임스 김씨 가족이 9일간 버틴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지난 4일 오리건주 남서부 5번 프리웨이 서쪽 베어캠프 뷰포인트 지역에서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된 오디오·전자제품 판매 웹진‘CNET’의 수석편집자인 한인 제임스 김(35)씨의 부인 캐티 김(30)씨와 큰딸 피널롭(4), 작은딸 사빈(7개월)양 등 3명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차안에서 비상식량을 먹으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타이어까지 태워가며 끝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부족한 식량을 메우기 위해 김씨는 산속을 헤매며 야생 나무열매를 따와 가족의 허기진 배를 달랬다.
김씨 가족 3명이 발견된 장소는 산사자 등 맹수가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에는 주변도로가 눈으로 얼어붙어 차량의 통행이 뜸한 지역이다.
경찰과 구조대는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생후 7개월된 유아를 비롯한 3명이 차 안에서 9일이나 버티고 생존했다는 사실에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고지대 추위속에서도 남아 있는 자동차 개스를 최대한 아끼며 히터를 수없이 켰다 껐다를 반복하며 실내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했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따스한 다독거림으로 아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전문가들은 영하의 기온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체온저하로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돼 사망으로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씨 부부가 땡스기빙 연휴를 시애틀에 사는 친척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장도에 오른 것은 지난달 11월17일. 열흘 뒤인 27일 샌프란시스코의 집에 도착하는 일정의 자동차 여행이었다.
지난 28일 김씨 부부는 약속장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이들의 실종소식은 곧바로 ‘CNET’동료 및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이들 일가족이 실종 전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은 지난달 25일. 장소는 포틀랜드에서 남쪽으로 160마일 떨어진 로즈버그에 있는 데니스 식당.
오붓하게 식당에서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고 크레딧카드로 식대를 계산한 김씨 가족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밤 9시께 식당에서 꼬불꼬불한 산길로 남서쪽으로 135마일 가량 내려가야 하는 해안도시 골드비치로 떠난 뒤 가족·친지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 가족을 식당에서 목격한 한 미국인 고객은“김씨 가족이 식사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며“날씨 때문에 밤길 운전은 위험하니 날이 밝으면 떠나라고 붙잡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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