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제43회 무역의 날을 맞아 12월5일에 한국이 처음으로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하고 연말까지 3,26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한국보다 먼저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10개국에 불과하여 11번째이나 중계무역 국가인 네덜란드ㆍ벨기에를 제외할 경우 세계 9번째 기록이다. 이중 중국을 제외한 9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는 고도의 선진국들이다.
특이한 것은 한국의 수출 신장속도가 해가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출이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의 2,200만달러에서 1964년 그 4.5배인 1억달러를 달성까지 16년이 걸렸으나 그 100배인 1977년의 100억달러 달성까지는 13년이 걸렸다. 수출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1995년의 1,000억달러 달성까지 18년, 2004년의 2,000억달러 달성까지 9년 그리고 2006년의 3,000억달러 달성까지는 겨우 2년이 걸렸다. 수출 100억달러에서 3,000억달러 달성까지 걸린 시간은 29년으로 10대 주요 수출국 중 4번째로 짧은 기록이다.
참고로 수출 3,000억달러는 소나타 약 1,400만대(대당 2만1,400달러) 또는 핸드폰 약 17억개(개당 175달러)를 수출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며, 한국 국민이 연간 내는 세금 총액(163.4조원)의 약 1.7배이다
올해의 한국 경제는 5.6% 성장했으나 수출은 8.4% 증가하였다. 이 숫자는 수출의 한국 경제 기여도가 158%가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국내 소비의 둔화와 국내 투자저조가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악조건 하에서도 한국 경제의 성장을 수출이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괄목할 수출신장이 주로 반도체. 자동차, 무선 통신기기, 선박, 석유제품 등 대기업 제품의 수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제품은 상대적으로 사람으로 쓰지 않고 자동화 기계로 생산을 함으로써 ‘고용 없는 성장’을 낳고 있다. 또 대기업이 생산기지를 국내에서 해외로 이주함으로써 한국 산업의 공동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직장 구하기를 아주 어렵게 한다. 대학 졸업자 중 회사 취직이 안 되어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라고 들은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중소기업이 2,100개나 줄었다고 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절대 다수의 직장인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소위 브릭스(BRICs) 제품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타일랜드 등 기타 개발도상국들의 제품과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한다. 한국 젊은이들의 직장 창출을 위해서도 중소기업의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
이처럼 많은 수출 중소기업이 폐업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수출품 값이 비싸 가격경쟁에서 지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수출품은 밀수품이 아닌 이상 수입국의 수입관세를 내고 수입국에서 판매되니까 수입관세를 안내면 그 만큼 관세를 내야하는 다른 나라들의 수출품에 비하여 수입국에서 경쟁력이 강해진다. 한국 수출품 중 저가품은 중국을 위시한 개발도상국 수출품과 고가품은 일본과 구라파의 선진국 수출품과 미국시장에서 경쟁한다. 한국 수출품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여 관세가 철폐되면 그 만큼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여 진다. 한 예로 인조섬유로 짠 스웨터의 미국 관세가 아주 높은 32%나 된다.
미국은 이미 14개국과 무역협정을 맺어 실행하고 있고 5개국과는 협정체결이 되어서 의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거나 상대국의 국내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고 또 6개국과는 현재 협상 중에 있다. 이번에 한미 FTA를 체결하지 못하면 한국 상품은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들의 수출품과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한국 정부는 2012년 6,00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삼고 있고 앞으로 10년 후 세계무역의 70~80%가 FTA 국가간의 역내무역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FTA 체결이‘선택’이 아니라‘필수’라고 본다.
4일부터 몬태나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FTA 제5차 협상 그리고 2007년 1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6차 협상에 미주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지 참여를 부탁한다.
drccr2@hotmail.com
<이청광> 칼스테이트 LA 마케팅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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