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일 마실 일 많은 송년회 시즌‘건강법’
본격적인 연말 모임이 잦은 때다. 동창회, 직장 연말 회식, 가족 모임 등 과식하기 좋은 부페 식사, 폭탄주를 권하는 술자리,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와인을 곁들인 만찬 등등 먹을 일도, 마실 일도 많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 연말 모임도 많아지는 요즘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다. 최근 기온도 급강하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도 건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석태영 내과 전문의로부터 만성질환자들의 연말 모임 시 주의할 점과 추운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건강 정보를 알아보았다.
<연말연시는 술 권하는 계절이다. 건강한 사람도 조심해야 하지만 당뇨, 심장질환, 간과 위장 질환자들은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 당뇨병 환자 - 공복엔 술 마시지 말고 기름기 많은 음식 피해야
■ 심장병 환자 - 음주후 찜질방 위험, 가슴에 통증땐 즉각 병원으로
■ 고혈압 환자 - 급격한 온도변화 조심, 감기약 먹은후엔 운동말아야
면역력 약한 노인들, 따뜻한 음식과 따뜻한 물 선택을
■ 당뇨병 환자=연말 술자리나 부페 자리는 당뇨병환자에게는 의지를 테스트하는 시험장과도 같다. 당뇨환자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췌장에서 인슐린 생성이 떨어져 췌장염, 췌장암, 소화효소가 잘 분비되지 않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췌장은 인슐린이 분비되는 곳으로 혈당조절을 돕는다).
하지만 당뇨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지나친 음주가 계속되면 췌장에 만성 염증을 일으켜 인슐린 분비에 손상을 가져와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빈 속에 술을 마시면 간에서 혈당생성을 막아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당뇨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술은 중추신경 억제작용이 있어 저혈당 증상을 쉽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공복 시에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말고, 두잔 이상 마셔도 안 된다. 또한 천천히 마시고, 알콜 함량이 낮은 술을 마시도록 한다. 특히 당뇨환자는 음주 전과 후에 혈당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석태영 전문의는 “당뇨 환자들은 평소에 음식섭취 관리를 잘 유지하다가도 과식 가능성 높은 연말시즌에는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절제하는 습관을 들이도록하며 음식에 대한 자제와 함께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식사량을 조절하며 연말 부페 모임에 가서도 대체음식을 잘 골라 먹어 혈당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외식은 당뇨병환자에게 매우 좋지 않다. 열량과 염분이 높고 영양소는 불균형을 이루기 쉽기 때문. 되도록 계획된 식사량만큼만 먹고 다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름기 많은 설렁탕 같은 국물은 조금만 먹고, 설탕이나 기름이 많이 사용된 음식 또는 밀가루, 튀긴 음식은 피한다. 밥보다는 나물이나 채소에 주력하고 천천히 먹는다.
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보다
이따금의 폭주가 더‘독약’
외식이나 송년 회식자리
되도록 소식하도록 자제
당·혈압·간 상태 염두를
■ 심장질환=술을 마신 후에 사우나나 찜질방에 가면 탈수증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주의하는 게 좋다. 특히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 환자는 연말 술자리 후에 밀폐된 고온의 찜질방 등에서 잠자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또한 겨울철 가슴통증을 느끼면 무조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갑작스럽게 가슴에 통증을 느끼거나 심장 발작이 일어나는 심근경색은 당뇨병, 고혈압, 흡연 등 여러 위험 요소들이 결합돼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다가 한순간 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할 수 있다. 비만, 당뇨병, 고혈압등 만성 질환자들은 평소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 고혈압=혈압 환자는 수시로 혈압을 체크하고 평소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혈압 환자가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갈 수 있으며 중풍(뇌졸중), 심근경색, 심장마비, 돌연사 등 위험성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겨울철은 고혈압환자가 가장 조심해야할 때이다. 추운 기간에는 갑작스런 기온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이 체온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이 급격이 수축될 수 있으며 심장박동수가 증가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감기약에는 혈압을 높이는 아드레날린 성분이 함유돼 있으므로 이를 복용하고 운동했다가는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고혈압환자 역시 비만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함유 음식, 동물성 지방, 칼로리 높은 음식, 혈압을 높이는 소금 등은 모두 피해야 하며 연말 모임에서 과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최종적으로 연말 회식자라에서 술을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마셔야 하는 경우라면 아주 조금만 마신다. 갑작스런 기온변화를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며 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생기는 것에도 주의한다.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때는 외출하지 않는게 좋다.
■ 노인건강=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아침저녁, 안팎으로 기온차가 심할 때는 독감, 폐렴 등 필요한 예방주사는 주치의와 상의에 꼭 맞도록 한다. 면역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며 따뜻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술을 마시게 되면 바깥 온도는 추워도 사람의 몸은 술 때문에 후끈 달아올라 온도에 둔해질 수 있으므로 체감온도 능력이 떨어져 감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이 굳어져 노인의 경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걸을 때나, 어둑어둑해졌을 때 낙상이나 골절 등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운동은 새벽보다 낮 시간에 하도록 하며 집에서는 카펫이나 무언가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등을 예방하고 만성질환관리에 각별히 신경 쓴다.
■ 위장, 간 질환자=불규칙한 술자리, 연말 모임의 과식 등은 소화불량 또는 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위장병이 있는 경우 위스키 등 증류주를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면 탄산가스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분비를 촉진, 위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맥주의 탄산개스는 알콜을 체내에 훨씬 빨리 흡수시킨다. 그만큼 간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석 전문의는 “술은 조금씩 계속 자주 마시는 것보다는 폭주가 더 몸에 해롭다”며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연말이 지난 후에는 간 기능 검사 또는 간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음식은 반찬 3~5가지가 이상적이다. 음식이 종류가 너무 많이 섞이면 종류에 따라 소화시간이 서로 다르고, 음식 재료가 위에서 섞일 때 음식 간 상호작용으로 개스가 생겨 부페 등 여러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섞어 먹으면 위가 불편할 수 있다. 따라서 연말 모임이 잦은 때는 소화불량이나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일도 많다. 석 전문의는 “되도록 외식을 안 하는 것이 좋지만 외식이나 연말 모임에서는 되도록 소식하면서 자제하도록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과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덧붙였다.
연말 회식 술자리 수칙
’물 많이 마셔라’
-평소 먹는 양을 줄여 둔다.
-과음했을 때 숙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 수분은 탈수를 막고 알코올 처리를 빠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음주 후 간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최소 3일(72시간) 정도 걸린다. 매일 술자리를 갖기보다는 스케줄을 조정해 3일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현명하다.
-자신의 적정한 주량을 미리 알아두고 선을 넘지 않도록 한다.
-술은 식사 후 또는 안주와 함께 마신다. 빈속에 마시면 위나 간도 상하고 흡수도 빠르므로 과일 등 안주를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고기나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낫다.
-술이든 밥이든 모두 천천히 먹는다.
-연말 모임으로 과식한 날 다음날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도록 한다. 과식했다고 다음날 아침식사를 거르면 그날 오후 또 다른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파티와 평소 식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되도록 야채와 과일 중심으로 먹도록 한다. 설탕과 지방 함유가 많은 음식은 되도록 줄인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술 권장량이 남성은 2잔, 여성은 한잔 정도. 당뇨병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술을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일주일에 1~2회, 1회는 1~2잔 이하로 가볍게 마신다.
-흡연도 자제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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