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세상에! 머릿니가 아직도 있어?”
놀랍게도 아직 머릿니가 존재한다. 참깨 씨 사이즈만한 이(lice)는 사람 머리털 사이에 기생하면서 알도 낳고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 한국에서는 1960~70년대 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릿니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983년 매서추세츠에 설립된 비영리기관 NPA(National Pediculosis Association·기생충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600~1,200만명이 머릿니에 감염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의 감염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안티-머릿니 샴푸의 연간 매상도 1억6,000만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곤충학자 리처드 폴락 박사는 “머릿니는 아무런 해도 없고 머리카락의 위생과도 연관성이 없다. 머릿니는 머리카락이 청결한 것과 더러운 것과는 상관없이 머리카락에 기생한다”고 설명한다.
참깨 씨 만한 크기 머리털 사이에 피 빨아먹는 기생충
한국서 ‘옛적’ 흔했던게 요즘 아이들에 널리 퍼져
참을 수 없이 가렵고 빨갛게 부어… 너무 긁으면 염증
치료용 샴푸 써도 효과 없으면 의사 찾는게 ‘상책’
▲ 머릿니, 건강에 큰 해는 없다.
머릿니는 특별히 어떤 질병을 전염시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염성이 너무 강하고 가족 중 누군가 감염이 되면 온 가족에게 머릿니가 생겨 무척 성가신 일이 되고 만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특별한 해결책이 없어 독한 살충제를 머릿니가 생긴 자녀에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거주 3,0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머릿니 5마리 중 4마리는 기존 살충제에 저항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버-더-카운터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닉스(Nix)의 치료제에 들어있는 퍼메트린(permethrin) 살충성분에도 기존 머릿니들이 내성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것.
▲ 증상
머릿니는 두피에서 자란다. 또한 목덜미나 귀 뒤쪽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3 mm 정도의 사이즈로 매우 작아 발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서캐는 비듬과 달리 머리를 빗을 때 잘 떨어지지 않는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밤에 더 심할 수도 있다. 때로는 두피에서 빨갛게 부어 오른 자국을 발견하기도 한다.
머릿니가 의심될 때는 머릿니를 죽이는 샴푸를 써도 되지만 샴푸를 써도 머릿니가 죽지 않는다면 피부과 의사나 자녀의 경우 소아과 의사를 찾아야 한다.
임신부는 절대로 의사의 처방 없이 이를 죽이는 샴푸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머릿니가 생기면 충분히 혼자서 해결할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머리 두피를 긁다가 상처가 생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의사를 찾는다. 한편 항간에는 올리브 오일이나 바셀린, 마요네즈 등을 바르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무 근거가 없다.
▲ 최근 연구되고 있는 치료법들
지난 10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 3회 국제 기생충학회가 열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3,000 종의 기생충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이중 머릿니에 대한 여러 최신 연구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대처요령과 치료법
‘이 제거 로션’ 바른 후 아침에 린스
70%가 2회치료로 완치
말이나 양의 기생충을 없애는 약을 사람에게 쓸 수 있는지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며 여러 제약회사들이 경구용 등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미끄러운 실리콘 중합물로 모발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디메티콘(dimeticone)이란 성분이 들어간 로션이 오버-더-카운터로 판매되고 있다. 이 로션은 머리카락을 코팅해 머릿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디메티콘 로션을 저녁에 바르고 아침에 린스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127명 중 70%가 2회 치료로 머릿니를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로션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협의 중에 있으며 빠르면 2007년에는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이뤄진 연구에 다르면 실험 참가자들 126명을 대상으로 린스를 바른 후 빗질을 하는 방법을 사용했더니 57%나 머릿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었으며 린스만 발랐어도 50%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머릿니는 미국에서 매년 600만~1,200만 명에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머릿니가 생기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어린이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있다>
초고온 바람 이용 박멸법 실험중
‘10분내 질식제’도 FDA 승인 임박
또한 뜨거운 바람을 이용해 이를 제거하는 방법도 주목된다. 머리를 빨리 마르게 해서 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라우스버스터’(LouseBuster)란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기계를 이용하는데, 보통 헤어드라이어보다 2배나 바람이 나오는 것으로 140도의 뜨거운 바람을 이용해 머릿니를 말려 죽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유타 거주 169명의 이가 생긴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용해본 결과 머릿니는 80%, 서캐는 98%를 제거할 수 있었다. 한편 전문가에 따르면 집에 있는 헤어드라이어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으며 오히려 두피를 상하게 할 수 있다.
현재 머릿니를 제거하는 여러 치료제와 방법들이 FDA에서 검토 중이며 머릿니 질식제가 최근 개발돼 10분만에 머릿니와 서캐를 죽이는 것도 역시 FDA의 승인을 위해 마지막 임상실험 단계에 와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머리카락을 적신 상태에서 빗질을 권유하기도 한다.
‘LiceMeister 빗’이나 치료용 샴푸 써볼만
▲ 이가 발생했다면
-자녀에게 이가 발생했다고 생각되면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체크한다. 실타래 매듭처럼 머리카락에 붙어있는 희고 노란색의 타원형 모양의 서캐가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목덜미나 귀 뒤쪽으로 물린 자국은 없는지도 주의한다.
-비듬이나 먼지와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
-이가 생겼다면 일단 촘촘한 빗으로 머리를 빗는다. NPA에서 판매되는 라이스마이스터(LiceMeister) 같은 빗을 이용해 살아있는 이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2주정도 시험해 본다. 그 후에도 머릿니가 아직도 살아있으면 안티 머릿니 샴푸(Nix, Rid 등 제품)나 로션을 7~10일 정도 이용해 본다. 샴푸 후에는 식초로 린스 한다. 한편 안티 머릿니 샴푸는 2세 이하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2가지 모두 해보고도 계속 머릿니가 발견된다면 소아과 의사와 상의해 안전한 머릿니 살충제를 처방 받는다.
-머릿니가 발견됐다고 너무 심하게 집안에서 머릿니를 잡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머릿니는 머릿속이 너무 따뜻하면 죽는다. 모자나 브러시, 빗, 카시트 등도 마찬가지. 청소는 하되 너무 지나치게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녀의 침구나 옷은 뜨거운 물에 깨끗이 빨아둔다.
-빗이나 브러시는 적어도 130도의 뜨거운 물에 씻고 알콜로 소독해 둔다.
-더 자세한 정보는 NPA의 웹사이트인 www.headlice.org를 참조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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