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8개 매장 설립 그랜드마트 강민식 회장
컵푸드사의 매장 8개를 인수해 시카고에 대대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그랜드마트의 강민식 회장이 그 야심찬 계획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12월 중순을 목표로 오픈을 준비 중인 그랜드마트 시카고 오픈 1호점인 베드포드 매장에서 24일 강민식 회장은 청바지에 재킷을 입은 채로 현장 지휘를 총감독 하고 있었다. 24세의 나이로 미국 땅을 밟아 25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 오픈하는 시카고 매장 8개를 포함해, 대형 마트만 15개를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의 대표라기에는 참으로 소박한 모습, 그 자체였다.
그랜드마트의 시카고를 기점으로 한 중서부 상륙 작전을 이해하려면 기업 자체의 성장 배경을 알아야 한다고 강 회장은 설명한다. 한국의 가락시장이라 할 수 있는 워싱턴의 플로리다 마켓에서 1986년 ‘강식품’이라는 2천 스퀘어피트 넓이의 야채 도매상을 시작으로 식품유통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지금은 워싱턴 식품유통업의 80%정도를 한인들이 장악하고 있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야채를 필두로 정육, 수산물, 그로서리 등 4년 동안 식품 도매업으로 기반을 닦은 강민식 회장은 2002년 9월 메릴랜드 저먼타운에 첫번째 소매점의 문을 열면서 소매업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매 10년 마다 달성하고픈 목표를 적어놓고 이를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한다. 부모로부터 한푼 사업자금 받은 것 없이 시작해 월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주 최고의 유통기업을 이룩하는 것. 강 회장은 이를 위해 미 전역에 그랜드마트의 깃발을 꼽기 위해 주력해왔고 이제 시카고 진출을 통해 동부로 부터 시작한 기업의 활동 영역을 중서부로 뻗어나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타주 대형 마트들의 시카고 러시가 현지인들에게는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강 회장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랜드마트는 항상 진출 지역내 한인, 아시안, 주류 사회 등에 꾸준한 도네이션과 봉사활동을 지속해 오는 등 수익 환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것도 어차피 우리 2세들에게 자랑스런 한인 기업의 표상을 보여주는 것인만큼 지역 사회와 같이 호흡하며 더불어 번창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타주의 대기업들이 시카고에 진출하면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은 좋아지지만 기업에 거둬들이는 이윤이 다시 지역 경제로 빠져나와 순환하기 힘들어서 궁극적인 지역 경제 발전에는 저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강민식 회장은 시카고 한인은행인 포스터은행에 현재 13개의 계좌를 열었다며 그랜드마트가 시카고에서 얻는 수익금은 현지 한인은행으로 들어가고 이 돈이 다시 비즈니스를 시작하거나 확장하려는 한인들에게 대출되는 한, 그런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8개 각 매장 별로 1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는데 간부직을 중심으로 이중 상당 수를 한인으로 채용해 엄청난 고용 창출 효과를 낸다는 것도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랜드마트가 시카고 일원에 오픈하는 8개 매장 중에서 한인이 주요 고객이 되는 지점은 나일스점과 네이퍼빌점 두 곳인데 특히 나일스에는 H마트와 아씨플라자 등이 2~3마일 간격으로 밀집된 격전지다. 하지만 강 회장은 의연했다. H마트와 아씨가 다 같이 잘돼야 한인 마켓이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워싱턴에도 대형 한인마트가 25개나 있지만 다 잘됩니다. 서로 거리가 가까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체 마켓이 크게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지요.
대형 마트들은 가까운 거리에서도 다 잘 될 수는 있지만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소형 수퍼마켓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냉정한 현실에 대해서도 그는 기업 윤리와 상도덕은 철저히 지켜서 소규모 식품점들이 부당하게 문을 닫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가 워낙 대형화인 만큼 시카고 한인사회도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맞춰가야 더욱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강 회장의 지론이다. 저도 조그만 야채가게에서 빗자루로 바닥을 쓸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형마트들의 경쟁 속에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는 것에는 정말 가슴이 아프고 남들도 저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쪽으로 기업을 끌고 가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하지만 옛날에만 해도 구워진 김이 봉지에 담아져 판매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지만 지금 김을 직접 구워 먹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변화입니다. 그 발전의 단계에 맞춰가지 못하면 퇴보합니다.
사립 중학교를 운영하던 선친의 가르침을 받아 무료 영어, 미술 강좌를 비롯해 봉사센터도 운영하며 지역 사회에 수익을 환원하고 있고, 앞으로 주식 상장을 통해 더욱 투명한 기업으로 그랜드마트를 거듭나게 하려하고 있는 강민식 회장. 그는 20년 뒤면 한인 커뮤니티가 유태인 커뮤니티 보다 힘이 커질 것이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며 한인들이 저렇게 잘 할 수도 있다는 것을 2세들과 주류사회에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뛸 생각이라며 또 다른 10년을 향한 목표를 분명히 설정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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