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CEF는 올해를 1954년 유엔(UN)이 제정한 어린이날의 권리장전에서 어린이들의 ‘놀 권리’(right to play)를 재천명하는 해로 선포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생각과 기분을 나타내면서 사회생활 기능을 익힌다. 그 중에는 불편하거나 불안하거나 무섭거나 창피한 기분을 견뎌내고 올바르게 처리하는 정서 및 인간관계 기술이 포함된다. 학교 공부가 좌반구 뇌를 논리, 이성적, 계산적으로 발전시킨다면 놀이는 우반구 뇌의 창의력, 상상력, 공간감각, 체감각 등을 발전시키는 교육이다. 아이와 놀아주기 위해서는 엄마, 아빠가 잘 놀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보드게임이나 퍼즐로 놀기를 원한다면 그 시간에 덧셈, 뺄셈 하라고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리고 함께 놀아줄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기억해 둘 것은 ‘놀 권리’는 아이들에게 있다는 것과 놀이를 통하여서 사회생활 기능 중에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 속의 다양한 정서를 처리하는 기능을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보드게임이나 장난감을 이용하여 집안에서 놀 때 부모가 함께 하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보드 게임이나 퍼즐 같은 것은 비싸고 규칙이 복잡한 것보다는 게임 자체가 약간의 사고행위를 요구하는 적당한 것들을 몇 가지 준비한다. 놀이는 ‘parallel play’를 원칙으로 해서 부모가 앞서가지 않고 평행을 유지하거나 약간 뒤에서 따라 간다. 놀이할 소재를 아이가 고르게 하고 놀이의 rule을 아이들이 설명하도록 기다리며 아이들이 몰라서 설명을 요구하면 그때 설명을 해준다. 서로 생각이 다를 때는 타협한다. 가령 아빠는 체스를 하고 싶은데 아이가 Memory Game을 하고 싶다면 Memory Game을 한 다음에 체스를 하자고 제안한다. 놀이 중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엄마, 아빠는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인다. 그러나 “Tell me if you need help.” 해서 도와줄 용의가 있음을 알려준다. 일단 놀이가 시작되면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준수하여야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부모가 상상력과 지혜를 동원해 아이의 노는 모습, 행동, 기분을 거울에 비추듯이 묘사해 준다. 승부가 나는 체스, 메모리게임, 모노폴리, 클루 같은 게임에서 아이가 이기거나 잘 할 때는 다소 과장된 연기가 필요하다. “정말 잘 하네!” “너무 좋겠다!” “How did you do that?” 약간의 익살을 가미하여 아이의 기쁨을 함께 하고, 아이가 이기면 기분을 물어본다. “You won. How do you like it?” 이렇게 물어보고 그 기분을 공감하여 주고 진 사람의 기분은 어떨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엄마, 아빠가 이겨도 아이의 기분을 물어준다. “졌는데 어떤 느낌이니?” 그리고 어떻게 이기고 졌는지 원인을 분석해 보도록 한다. 놀이 도중에 아이가 져서 또는 지루해 하면서 중간에 그만 두고자 할 때는 또 다른 중요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일단 게임을 멈추고 왜 그만 두고 싶은지 물어본다. 지기 때문에 그만둔다고 말하면 이기고 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물어본다. 그리고 중간에 그만두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How do you feel about not finishing the game?” 물어보아 준다. 괜찮다거나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면 왜 그런지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네가 이기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그만두겠다면 어떤 기분일지 물어보고 그것은 불공평한 것임을 상기시켜 주고 다음 게임에서는 마무리를 하겠다는 언질을 받아낸다.
필자가 만나는 많은 어린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함께 잘 놀아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와의 놀이시간은 자녀들 뇌리 깊이 중요한 추억으로 자리하게 만든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두고두고 꺼내어 보면서 부모를 생각하게 만든다. 부모존중, 정서능력, 인간관계 기술, 창의력, 상상력, 공간, 시간감각 등의 우반구 뇌 기능은 이렇게 발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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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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