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공에 정신력이 가장 중요
감사하는 자세가 정신력 키워줘
남가주 지역에 있는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몸을 담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 교회 옆에는 큰 기름밭이 있었고 그 기름밭 한쪽 구석에는 몇명 안 되는 집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추수감사절은 신천지를 찾아 바다를 건너온 청교도들과 원주민들과의 이웃 사이에 서로 감사하며 지낸 절기이기에 그 정신을 살려 그 기름밭 저쪽의 이웃에게 추수감사절 만찬을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었고 그들을 초대했었다. 그랬더니 같이 먹는 것이 쑥스럽고 번거로운지 그렇게 달가워하지를 않아서 그 날 음식만 그들에게 가져다주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막상 추수감사절이 되었을 때 교인들은 그 입맛에 안 맞은 칠면조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자고 해서 완전히 한식으로 준비를 했고 그들은 특별히 생각을 해서 전통적인 stuffing and all the trimmings을 사다 주되 단지 칠면조 대신 더 맛있는 통닭구이를 잔뜩 준비해서 갖다 준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실수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인간 분뇨가 여기저기 깔려 있는 오솔길을 지나 그 맛있는 음식을 날라다주었을 때 그들의 태도는 얼마나 못 마땅해 했는지! 얼굴색이 잔뜩 굳어져서 말도 안하는 것을 꿩 대신 닭이 아니냐며 겨우 안겨주고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서야만 했던 우리 사절단의 마음 또한 얼마나 처량했는지!
이런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그 해 성탄절에는 무엇을 원하는가 미리 확인을 하기로 했다. 몇 번을 물어 보았는데 그냥 장보러 가는데 너무 불편하다고 자전거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성탄절 날 바로 근처 K-마트에서 산 100여달러짜리 3-스피드 자전거를 잘 포장해서 가져다주었는데 아니 그 안에는 이미 서너대의 자전거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하나 같이 다 10스피드이고 아주 고급 자전거들 말이다. 그리고 그 주위를 살펴보니 사람 수마다 쳐 있는 천막도 전부 고급이고 방마다 웬만한 가전도구는 물론 풀깎기 기계 엔진과 대형 트럭용 축전지로 만든 자가 발전기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길거리 걸인들을 돕다 보면 발견하는 사실은 그들 중에 의외로 똑똑한 사람도 많고 배울 것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엉뚱한 무엇인가에 구속되어 있는 것을 본다. 한 예로 식성도 성격도 아주 까다로운 경우를 많이 본다.
한번은 KFC 앞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에게 돈은 그렇고 저녁을 사주겠다고 어느 것을 원하느냐고 했더니 이것도 안 먹고 저것도 안 먹고 꼭 가슴살에다가 무엇 무엇만 먹는다고 하는 것이다. 사주기는 사주었지만 씁쓸한 마음은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 살펴보면 그들의 문제는 대부분이 신체적이나 환경적이기 전에 우선 정신적인 문제인 것을 알게 된다. 전에 얘기한 기름밭의 사람들도 얘기를 해보니까 한 사람은 미시간 대학에서 라인백을 했던 축구선수였고 직업도 보험업에 종사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바디샵에서 마지막으로 일을 했었고 또 다른 사람은 오랫동안 양탄자 까는 회사에서 일했다고 했다. 그런데 세 사람 다 이구동성으로 전처에게 줘야 하는 위자료와 자녀 양육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는 절대로 정규 직장을 안 가질 것이라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통쾌한 복수라도 하고 있는 듯.
흔히 말하기를 정신은 육을 다스리고 사상은 우리의 행동을 다스린다고 한다. 정신이 해이하면 병도 생길 수 있고 사고도 일으킬 수 있지만 정신을 집중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하다못해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사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일류 대학들은 학생을 뽑을 때 얼마나 튼튼하고 얼마나 똑똑한가도 보지만 그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 그들의 정신상태가 어떤지 그들의 사상은 어떤지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본다. 그래서 과외활동을 보는 것이고 에세이를 쓰게 하는 것이고 내신을 보는 것이다. 환경을 보면 그 환경 자체보다는 그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었는가를 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정신적인 힘을 키워 주고 올바른 사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랑과 정성을 쏟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이것만은 꼭 오해가 없도록 조심했다. 부모로서 모자라는 점도 많았고 아이들도 야단을 맞아야 할 짓을 할 때도 많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전혀 의심되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러나 사랑과 정성만 가지고도 부족한 경우를 많이 본다. 너무나 지대한 보호와 관심도 그 반대의 무관심만큼이나 아이를 탈선시키는 것을 본다. 여기서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정신력이 물리적인 힘을 이길 수 있듯이 정신력보다 더 고차원적인 힘, 즉 영적인 힘이 있는데 아이들의 영적 상태를 올바로 잡아줄 때에 이 영적인 힘이 발동이 되고 이 영적인 힘은 부모들의 힘의 영역을 벗어나서 더 큰 힘으로 아이들의 모든 것을 올바르게 붙잡아 주는 것이다.
이런 영적이 다스리는 삶은 한 가지 큰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늘 모든 일에 감사하고 때로는 억지로라도 감사를 하도록 나를 낮추는 것이다. 사춘기까지 아이들에게 부모는 말할 수 없이 큰 존재이다. 그런데 그 때부터 아이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곁에 같이 서서 내일을 아이들에게 맡기며 그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줄 때 그들 또한 모든 것을 자기 공로로 자랑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의 모습이 날로 작아질 때 반항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의 참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직 풍성하지 못할 때에 오히려 역경 속에서 감사하며 그나마 있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이웃과 나눌 때 이 나라는 창대해질 수 있었고 이렇게 국경일로 함께 감사할 때 그 힘이 우리의 앞날을 기약해 주는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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